남숙자가 말했다.“맞아.”그녀는 다시 망설이면서 나엽을 바라보았다.“아무리 친자식이 아니라고 의심되어도 몇 달 기다렸다가 아이가 조금만 더 컸을 때 검사하면 아이한테도 영향이 없을 것 같은데.”“의심하는 것이 아니에요.”나엽은 처음부터 만취된 그 날 저녁, 임설영을 건드리지 않았다고 확신하고 있었다.임설영이 정자를 바꿔치기했다는 사실을 듣고 배 속에 있는 아이가 비정상적인 수단을 통해 임신한 아이가 아닌가, 혹은 정말 자신의 아이일 수도 있다는 생각까지 들었지만, 지금은 임설영이 모든 사실을 털어놓은 상황에 더욱 확신하여 말할 수 있었다.“설영이 배 속에 있는 아이, 백 프로 제 것이 아닙니다! 효연의 아이야말로...”나엽은 하마터면 안효연이 임신했다는 사실을 입 밖에 내올 뻔했지만 그래도 다시 삼키기로 했다.그는 입가에 미소를 짓더니 남숙자를 바라보면서 말했다.“엄마, 다시 한번 말하는데 설영이 절대로 제 아이 임신할 일이 없습니다. 만약 저 아이가 엄마 손자라고 생각되신다면 알아서 챙기시든가요!”말을 끝낸 나엽은 임설영을 뿌리쳤고 임설영은 그대로 중심을 잡지 못하고 바다에 떨어지게 되었다.“설영아!”남숙자는 재빨리 임설영을 바다에서 건져냈다.“어때? 배가 많이 아파?”나엽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대로 이곳을 떠났다.이때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임설영은 남숙자를 째려보더니 힘껏 밀쳐냈다.“이제 와서 손주를 관심하는 거예요? 아까 아드님이 저를 막 대할 때에는 어디서 뭐하셨어요?”임설영은 말하면서도 화가 풀리지 않는지 남숙자를 발로 걷어찼다.고통스러움에 입을 열려고 했을 때 임설영이 괴로워하면서 움츠려 앉는 모습을 보았다.“아파...”임설영은 창백한 얼굴로 너무도 아픈 나머지 남숙자를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사모님, 저 배가 너무 아파요.”이 시각, 나엽은 온몸이 젖은 채로 병원으로 돌아갔고 안효연은 이미 깨어있는 상태였다.“효연아.”나엽은 다가오더니 병실 침대 옆에 앉아 그녀의 창백한 얼굴을 쓰다듬었다. 비를
안효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진지한 표정으로 나엽을 쳐다보았다.나엽은 심장이 멎을 것만 같더니 맹세하면서 말했다.“정말이야, 여보. 난 정말 설영이를 건드린 적이 없어. 배 속에 있는 아이가 그 누구의 아이라고 해도 절대 나랑은 아무런 연관이 없어.”“풉!”안효연은 웃음을 참지 못하고 피식 웃더니 나엽을 바라보면서 말했다.“난 믿어.”그녀는 처음부터 끝까지 늘 나엽을 믿고 있었다.저녁 내내 비가 그치지 않았고, 다음 날 해가 밝아지자 하늘은 거짓말같이 맑아졌다.안효연은 3일 동안 입원한 뒤 나엽과 함께 퇴원하여 안 씨 가문으로 돌아갔다.임설영은 유산할 뻔했지만 그래도 아이를 지켜내고 말았다.남숙자는 병원에서 그녀를 지극정성으로 돌봐주면서 곤란한 상황을 피할 수가 없었다.안효연은 이 모든 사실을 알고 자신을 위해 귤을 까주는 나엽을 바라보았다.“임설영 아이 유산되지 않았대.”“응.”나엽은 담담하게 대답할 뿐 계속해서 귤에 붙은 하얀 실까지 벗겨 안효연에게 한 조각먹여주더니 부드러운 눈빛으로 마치 남 일처럼 말했다.“유산되지 않았든 유산되었든, 낳을지 말지는 알아서 하겠지. 나랑 아무런 상관이 없잖아?”나엽은 또 깨끗이 정리한 귤 한 조각을 안효연에게 먹여주면서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자신 있게 말했다.“나중에 친자확인서 하나로 나의 결백을 증명할 수 있을 거야.”안효연은 피식 웃더니 물었다.“임설영이 임신한 아이가 당신 것이 아닌데 왜 어머니한테 잘 설명하지 않았어?”“설명했는데도 안 믿어.”나엽은 말하면서도 계속 안효연에게 귤을 먹여주었고 온화하게 웃더니 또 말했다.“엄마는 자신이 믿고 싶은 것만 믿어. 자신의 귀한 손주라고 생각되면 임설영을 알아서 돌보든지 말든지 마음대로 하라지 뭐.”“그것도 나쁘지 않겠네. 임설영한테서 고생을 해봐야 이 며느리가 얼마나 좋았는지 아시게 될 거야. 그래야 나를 더 잘 아껴주겠지.”안효연이 또 물었다.“내가 임신한 사실을 어머니한테 알려줄 거야?”나엽은 고개를 흔들었다.“아직
감정하나 없는 대답 끝에 윤성아는 문서를 건네려는 비서인 줄 알고 문 쪽을 바라보지도 않았다.사무실 문이 열리고, 누군가 걸어오는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윤성아는 계속하여 이마를 짚으면서 말했다.“놓고 가세요, 이따 확인할 테니.”“성아야.”한 남자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오자 눈을 떠 확인해보니 양준회였다.“어떻게 오셨어요?”양준회는 마치 친오빠처럼 온화한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밥은 제때 챙겨 먹고 있는지 궁금해서. 딱 보니 제때 안 챙겨 먹었네.”윤성아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상황이 너무 엉망이어서 먹을 시간도 없어요.”“그래, 엉망이긴 하지. 근데 소영아, 이번 일은 한연 그룹뿐만 아니라 태운 그룹에도 책임이 있는 거잖아. 네 능력도 믿어보고, 내가 해결할 수 있을 거라고도 믿어봐. 그러니까 밥은 꼭 챙겨 먹고. 사람은 밥심으로 산다고 하잖아. 밥을 안 먹고 무슨 힘으로 해결하겠어?”양준회는 밖에서 윤성아와 함께 밥을 먹고 싶었지만, 그녀는 피곤했는지 거절을 하고 말았다.“됐어요.”윤성아는 테이블 위에 널브러져있는 처리해야 되는 문서들을 가리키면서 말했다.“이따 비서님께 먹을 것 좀 사 오라고 해서 대충 몇 입 먹으면 돼요.”하지만 양준회는 그래도 대충은 없다면서 윤성아와 밖에서 밥을 먹으려고 고집을 부렸다.“나랑 태운 그룹이 있으니 안심해도 된대도. 이번 사건은 완벽하게 해결될 거야. 아무런 문제도 없을 거야. 지금 해야 될 것은 밥을 꼭꼭 챙겨 먹는 것뿐이야.”양준회는 잘생긴 얼굴에 따뜻한 미소를 짓더니 윙크를 날렸다.“이것 또한 나나가 나한테 부탁한 미션이기도 해!”할 말을 잃은 윤성아는 어쩔 수 없이 양준회와 함께 밖에서 밥을 먹기로 했다.하지만 너무도 피곤한 나머지 자리에 앉자마자 꾸벅 잠들다 앞에 놓여있던 찻잔을 건드려 옷을 적시고 말았다.양준회는 옷을 닦는 윤성아에게 휴지를 건네면서 관심스레 물었다.“괜찮아?”“괜찮아요.”윤성아는 민망해하면서 어색하게 웃었다.“이따 회사로 돌아가서 다른 옷으
문을 열고 방에 들어오는 남자를 보고 그녀가 말을 붙혔다.“언제 돌아왔어요?”“어젯밤에.”강주환은 얼굴이 시커멓고 삐진 듯한 표정으로 씩씩거리며 들어왔지만, 윤성아는 그의 분위기를 알아차리지 못했다.“무슨 일 있어요?”강주환은 대답이 없었다. 사실 그는 윤성아가 자신에게 상황 설명을 해주기를 기다렸다. 문제는 윤성아가 강주환이 화가 났는지조차 모르는데, 무슨 설명을 할 생각이나 하겠는가? 회사에 처리해야 할 일이 산더미인 윤성아는 아침 일찍 일어나 빠르게 씻고 옷만 갈아입고 아침도 거르고 출근했다.오후쯤 되어 윤성아는 양준회를 마주치게 되었고 그가 안부를 물어왔다.“어젯밤, 별일 없었어?”윤성아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어젯밤에 왜요?”양준회는 윤성아에게 어제저녁에 있었던 모든 상황을 설명해줬다.“어젯밤에 성아, 너를 회사로 데려다 주려고 했는데, 되게 피곤했는지 차에 타더니 바로 잠들더라고. 그래서 우리 아파트로 데리고 갔지. 잠에 깊이 들어갔고 강주환 씨가 걸어 온 전화를 못 받았어. 계속 울려서 내가 받아주려했는데, 배터리가 다 되어서 전화기가 꺼지더라고.”그는 어젯밤의 일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었다. 그녀의 옷차림 변화에 대해서도 다 말했다. 양준회는 윤성아의 옷차림으로 자는 게 불편할 것 같아서 이웃집에 찾아가서 도움을 청했고 윤성아가 입고 있던 젖은 옷을 흰 셔츠로 갈아입혔다.“걱정하지 마.”양준회는 일말의 오해라도 생길까 봐 얼른 윤성아에게 설명을 덧붙였다. “입고 있는 셔츠는 내 것이긴 하지만 새것이야. 한 번도 입지 않은 새것.”아침에 강주환의 뾰로통한 표정이 어딘가 이상하다 싶더니 그게 다 오해에서 비롯된 질투심이 발작한 것이었음을 윤성아는 그제야 알아챘다. 양준회가 물어왔다.“그래서 어젯밤엔 별문제 없었지? 강주환 씨랑...”“네, 그럼요.”윤성아는 보조개를 그려 미소를 띠고는 강주환을 지키려는 듯이 답했다.“질투도 많고 가끔 짜긴 해도, 그 사람 저에 대한 믿음이 있어요. 어제 우리 별일 없었잖아
윤성아는 차갑고 매서운 눈빛으로 카메라를 쳐다보고 기자와 사람들에게 말했다. “저에 대한 비방을 게시한 행동에 대해서 저는 법적 책임을 묻도록 하겠습니다!”윤성아가 모든 것을 얘기한 그때, XC 그룹의 이사 에릭이 자리에서 일어나 대표가 선포한 말을 받들었다. “XC 그룹은 인터넷에서 사실 확인 없이 아무렇게나 윤 대표님께 상처가 되는 글을 적은 당사자를 전력을 다해 찾아내고 변호사 선임해서 법적 절차를 밟을 예정입니다.”안진강와 서연우도 딸을 지지했고 둘은 딸이 어릴 때 다른 아이와 바뀌어 인생이 바뀌었고, 어렵게 안씨 가문에 돌아 온 모든 정황을 얘기했다. 나엽과 안효연도 간담회 현장에 나타났고 나엽은 사람들 앞에서 말했다. “윤성아와 안효연은 쌍둥이입니다. 둘은 똑 같이 생겼고, 그래서 처제 윤성아와 알게 되였지만, 결코 그런 말도 안 되는 있어서는 안 될 관계는 전혀 없었습니다. 제가 깊이 사랑하는 사람은 안효연 한 사람입니다!”나엽과 안효연, 둘은 충무로에서 내로라하는 최고 배우인지라 둘의 영향력은 전례 없이 컸다. 그리고 얼마 전에 나엽은 매니저와 스캔들도 있었는데, 지금 둘은 또 동시에 일하지 않고 있었다. 기자들이 금방 나엽과 안효연의 스캔들에 관련된 뉴스를 발굴하려고 관심을 이쪽으로 돌렸다. 하긴 한연 그룹 안 대표의 스캔들은 거의 다 해명되었고 한연 그룹의 위기가 잘 넘어가면 이후 한연 그룹의 주식이 폭증하는 상황이 나타날 것이 뻔했다. 그렇기에 두 최정상 배우의 뉴스가 더욱 중요했다. 근데 이때, 쾅 하는 소리와 함께 기자회견장 문이 누군가에 의해 벌컥 열렸다. 바로 양준회가 오유선을 끌고 기자회견장에 나타났다. 그는 오유선을 윤성아의 앞으로 데려갔다. 그의 잘생긴 얼굴에는 옅은 미소가 띠었고 오유선을 쳐다보고 있었다. 말하는 목소리는 가랑비와 같이 부드러웠다. “말해.”오유선은 바르르 몸을 떨었다. 그녀의 얼굴은 눈물범벅이었고 윤성아를 향해 허리 숙여 90도 경례했다. “죄송합니다...”모두 서로 쳐다보며 이
그는 계속해서 말했다.“며칠 출장 간 사이에 당신이 이렇게 일 때문에 힘들어서 쓰러질 줄 알았다면 그냥 한연 그룹을 우리 회사에서 인수해 올 걸 그랬어. 당신은 집에서 애들을 돌보면서 시간을 보내는 게 낫겠어.”강주환은 자신이 말한 방법이지만 다시 생각해도 그게 제일 좋은 것 같았다. 지금이라도 당장 실행하고 싶었다. 만약 한연 그룹을 인수해 온다면 자신의 여자가 더는 몸을 혹사하며 일을 하지 않아도 되고 그러면 이렇게 쓰러지는 일도 없을 것이다. 게다가 이 여자가 한연 그룹 대표가 아니게 된다면 양준회와 만날 기회도 적어질 것이다. “그러기만 해봐요.”그녀는 나타났다 하면 자신을 화나게 하는 남자를 매섭게 쳐다보며 말했다.“왜 왔어요? 혹시 한연 그룹을 인수하기 위해서 온 거라면 그만 나가요.”윤성아의 냉랭한 태도에 놀란 강주환은 그녀를 보며 생각에 잠겼다. 자신에게 기회를 주겠다고 한 후로 이 여자가 이렇게 냉담한 태도로 자신을 대한 적은 없었다. 그렇다면 그는 한가지 가능성밖에 떠오르지 않았다.“당신, 혹시 마음이 변한 거야?”강주환은 냉수마찰을 한 것처럼 온몸이 부르르 떨리며 순식간에 두려움이 몰려왔다.“설마 당신 정말 양준회에게 마음이 생긴 거야? 그래서 그 자식이랑 같이 있기로 한 거야?”윤성아는 뾰족하게 노려보며 말했다.“당신은 제가 준회 씨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강주환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강주환은 윤성아가 양준회의 침대에서 잠을 자고 그 남자의 셔츠를 입고 있던 일이 생각났다. 그 일은 계속해서 강주환의 마음에 남아 있었고 언젠가 윤성아가 자신에게 해명해 주길 기다렸다. 하지만 호진 그룹에 일이 터지고 급하게 영주시로 돌아가게 되면서 결국 그녀에게서 아무런 말도 듣지 못했다. 이번에 회사에서 생긴 일은 자신이 나서지 않으면 안 될 중요한 일이라 어쩔 수 없이 출국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윤성아에게는 화난 마음이 남아 있어 그녀에게 전화 한 통 남기지 않고 떠났다. 해외에 있는 며칠 동안 그녀에게서 한 통의 전화가
당시의 자신을 회억하며 강주환은 말을 이었다.“그때는 죽어도 좋다고 생각했어.”그는 그때 죽지 않은 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사랑스러운 눈길로 윤성아를 쳐다보며 말했다.“그때쯤에 하성이가 내 곁에 오게 된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 나한테 다시 살아갈 이유가 되어 주었어. 그렇게 살아 있었기에 결국엔 네가 나한테 왔잖아.”윤성아는 가슴 한편이 아려왔다. 이때, 그가 새까만 눈동자로 윤성아를 쳐다보며 말했다.“성아야, 그날 밤에는 왜 양준회의 옷을 입고 그 집 침대에서 잔 거야?”그는 여전히 그날 밤의 일에 마음이 쓰였다. 윤성아는 눈을 흘깃했지만, 자세하게 그날의 일에 관해 설명했다.“그날 야근하고 있는데 준회 씨가 찾아와서 같이 저녁을 먹었어요. 먹고 회사로 돌아가는 길에 저도 모르게 차에서 잠들었어요. 그걸 보고 준회 씨가 힘들어 보인다고 자신의 집으로 데려간 거에요.”“옷은 그날 저녁 음식을 먹다가 옷에 튀었는데 그대로 재울 수가 없어서 옆집에 계시던 여성분에게 도움을 청했다 하더라고요. 옷은 그분이 입혀주신 거예요. 그날 준회 씨 셔츠를 입은 건 맞지만 한 번도 입지 않은 새 옷이었어요.”상황설명을 끝내고 윤성아는 또 한 번 강주환을 째려보았다. “제가 말했잖아요. 준회 씨는 정직하고 바른, 신사 같은 사람이에요.”강주환은 양준회가 신사인지 아닌지 중요하지 않았다. 확실한 건 강주환은 신사가 아니었다. 자신의 여자 앞에만 서면 그는 고집스럽고 소심한 사람이 되었다. 다른 남자들이 이 여자와 눈도 마주치지 못하게 하고 싶었다.하지만 냉정하게 생각하면 강주환은 그저 남자친구에 불과했다. 그것도 아직은 제대로 허락받지 못한 절반 짜리 남자 친구였다. 그는 자신이 윤성아에 대한 요구가 높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잘 달래며 최대한 윤성아가 자신의 말을 들어주기를 바래야 했다.“성아야, 양준회 사장이랑 거리를 두는 게 어때? 나...”강주환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윤성아는 단칼에 거절했다. “안돼요. 강주환 씨, 다시 한
간호사는 병실에서 나와 간호사실로 돌아온 후 바로 동료들에게 얘기했다.“있잖아, 그 옆에 간이침대 하나 더 놓고 있는 그 환자분, 두 사람이 아주 서로 좋아 죽어.”“두 사람 너무 잘 어울려. 근데 잠깐!”어린 간호사가 갑자기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말을 멈췄다.“그 여자 환자분, 얼마 전 기자회견을 한 한연 그룹 대표님인 것 같아. 그럼 그 잘생긴 남자는 아마도 그분 남자 친구인 호진 그룹 대표님이겠네!”간호사실은 온통 두 사람의 얘기로 떠들썩했다. 대화 내용은 대부분 두 사람에 대해 부러움과 동경이 담겨 있었다. 어린 간호사도 인터넷에 떠도는 양준회와 윤성아가 잘 어울리는 한 쌍이라는 뉴스를 보았다. 그녀는 정의감에 불타서 그 밑에 댓글을 달았다. 「실례지만 기자님, 앞으로 기사를 쓰실 때 정확한 사실을 근거로 쓰셨으면 좋겠습니다. 한연 그룹 대표님은 이미 기자회견에서 영주시의 강 대표님과 애인 사이라고 밝힌 거로 알고 있습니다. 두 사람은 서로 너무도 사랑하고 있고 지금도 저의 병원에 두 사람이 같이 계십니다.」어린 간호사가 글을 단지 얼마 되지 않아 그 기사는 빠르게 사라졌다. 그리고 일 분 후, 아까 그 기자가 공개적으로 호진 그룹 대표, 강주환과 한연 그룹 대표, 윤성아에게 사과를 했다. 자신의 기사가 사실과 다른 부분을 인정하고 두 사람에게 용서를 구했다.그리고 얼마 후 강주환의 SNS에 공개 글이 올라왔다. 그는 확실하고 간략하게 전 세계에 선언했다. 「윤성아는 제 여자입니다!」글과 함께 올린 사진은 두 사람이 깍지를 낀 사진이었다. 사진 속 가녀리고 하얀 여자의 손은 피아노를 쳐도 손색없을 정도로 길고 커다란 남자의 손과 대비되어 아름다운 한 쌍을 이뤘다. 이내 윤성아도 글을 올렸다. 사진은 강주환과 같았으나 글은 한 글자로 더욱 간결했다.「네.」두 사람의 행동은 공개 열애를 인정하거나 마찬가지였다. 한동안 인터넷이 떠들썩했다.이틀 후, 두 사람은 나란히 퇴원 절차를 밟았다. 병원을 나서는 강주환의 얼굴에는 아이 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