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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2화 저 여자가 엄마 되는 게 싫어

이때 고은희가 앞질러 말했다.

“하성이가 이 여자가 싫다며 따라가지 않으려 했어!”

“그런데 이 여자가 다짜고짜 아이를 빼앗았어!”

고은희는 울며 보채는 강하성이 안쓰러운 나머지 강주환에게 제구실 못 한다며 잔소리했다.

“잘 봐, 이게 바로 네가 반해서 기어코 결혼하겠다는 여자야!”

“아직 아무것도 안 했는데 벌써 본색을 드러냈어.”

“벌써 내 손자 뜻을 무시하고 이렇게 울리는데 앞으로 집에 바람 잘 날이 있겠어?”

강주환은 미간을 찌푸렸다. 한쪽 말만 들으면 안 된다는 생각에 그는 윤성아에게 다시 물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야?”

윤성아를 바라보는 그의 새까만 눈동자는 마음을 안정시키는 힘이 있는 것 같았다.

“뭘 더 물어볼 게 있어?”

고은희가 또 참견했다.

“너는 하성이 겁에 질려서 서럽게 우는 게 안 보여? 하성이 울음소리가 안 들려?”

윤성아 품에 안겨 있는 강하성은 얼굴이 눈물범벅이 된 채로 윤성아를 향해 마구 발길질하며 버둥거리고 있었다. 물론 강하성의 울음소리도 들렸다.

강주환은 미간이 더욱 찌푸려지고 안색이 어두워지며 말했다.

“그 자식을 나한테 줘!”

“...”

설마 이 남자도 내 아이를 빼앗으려는 건가? 그녀는 눈빛이 더 차가워졌다.

“걱정 마, 빼앗지 않아.”

강주환은 사랑 가득한 눈으로 윤성아를 보며 말했다.

“이 자식 발길질에 당신이 다칠까 봐 그래!”

아들도 중요하지만 그에게는 아내가 더 중요하다.

윤성아는 그제야 강하성을 강주환에게 넘겨주면서 강하성의 이상한 행동과 반드시 병원에 검사 받으러 가야 한다는 것도 얘기했다.

강주환이 알았다고 하자 강하성이 소리 질렀다.

“난 병원에 안 갈 거야.”

강주환은 자기 품에 안겨 있는 꼬맹이를 내려다보며 물었다.

“아빠한테 말해봐, 너 전에는 엄마를 무척 좋아하지 않았어?”

“오늘 왜 그래? 왜 엄마랑 돌아가지 않으려 하는 거야? 그리고 갑자기 엄마한테 쌀쌀맞게 굴고?”

강하성은 미간을 잔뜩 찌푸리고 잠깐의 망설임과 갈등을 보였지만 그건 단지 한순간이었다. 그는 이내 눈빛이 차가워지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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