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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8화 당신 때문에 못 살아

윤성아는 그 소리를 듣지 못했다.

그러나 몽롱한 등불 아래, 그녀는 남자의 어색한 표정을 보았다. 무심한 척 챙겨주는 그의 표정은 화난 것 같으면서도 그 속에서는 흐뭇함도 살짝 곁들여져 있는 것 같았다!

윤성아는 참지 못하고 입꼬리를 치켜세웠다.

이 남자 정말...

그녀는 별장 안으로 들어섰고, 천천히 계단을 올라가 안방 문을 열고는 곧장 베란다에 서 있는 남자에게로 다가갔다.

“밤이 깊었는데 왜 아직 안 자고 있어요?”

강주환은 대답했다.

“화가 나서!”

“...”

윤성아는 아무 말도 못 하다가 다시금 그에게 설명했다.

“저랑 이림 씨는 아무 일도 없었어요! 오늘 밤뿐만 아니라, 이전에도 맺어서는 안 되는 관계를 맺은 적이 없어요! 나와 이림 씨는 결백하다고요!”

윤성아의 눈동자에는 확고함이 묻어났다. 남자의 까만 눈동자를 똑바로 바라보며 물었다.

“나를 믿지 않는 거예요?”

강주환은 비록 아직은 화가 난 상태이고 이 여자 때문에 미치고 팔짝 뛸 지경이지만! 그래도 두 시간 내내 베란다에서 찬 바람을 맞으며 한대, 또 한대 담배를 태운 탓에 호텔에 있을 때보다 훨씬 진정되었다.

“믿어!”

그는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윤성아와 원이림사이에는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믿고 있었다. 그렇지 않다면 4년이란 시간 동안 같이 있으려거든 벌써 같이 있고도 남을 일이었다.

그런데 이 여자가 뜻밖에도 원이림 편을 들다니!

때려죽여도 시원치 않은 빌어먹을 놈을 위해 나를 막아서다니!

생각하면 할수록 화가 나 미칠 것만 같았다.

강주환은 뒤돌아서며 더는 윤성아를 쳐다보지 않았다. 그러고는 야경에 비친 정원을 그윽하게 바라보았다.

“이림 씨가 많이 취해 있었어요, 예전의 그는 절대로 이런 적이 없었어요! 이번에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저도 잘 모르겠어요. 혹시 누군가의 계략에 넘어간 게 아닐까요? 그는 줄곧 온화했고, 본분을 지킬 줄 아는 사람이었어요. 4년 동안 그는 저와 지안이를 무척 잘 돌봐주었고, 저에게는 아주 중요한 친구이자 가족 같은 존재라고요! 그리고 당신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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