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빗 룸의 문은 굳게 닫혀있었다. 마치 안에 아무도 없는 것처럼 말이다.윤지안은 눈을 깜빡이며 애교 섞인 목소리로 물었다.“파파, 엄마가 안에 안 계시는 거 아니에요?”“응.”원이림은 윤지안을 보며 말했다.“엄마가 정말로 이 룸 안에 없나 봐!”정말로 그럴까?윤지안은 작은 미간을 구겼다.“하지만... 아까 여기 이모가 지안이 엄마가 이 안에 있다고 했는데요?”“...”원이림의 표정이 더욱 굳어졌다. 거울 속에 비친 그의 두 눈동자에선 서늘한 한기가 맴돌고 있었다.하지만 그저 그 순간뿐이었다.그는 이미 룸 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고 있었고 저도 모르게 가슴이 아파졌다. 그러나 내색하지 않고 윤지안을 보며 다정한 미소를 지었다.“아마도 여기 이모가 잘못 보셨나 봐. 파파랑 먼저 갈까? 엄마는 이따 돌아오실 거야.”윤지안이 답했다.“네.”원이림은 윤지안을 안고 왔던 길을 다시 돌아가 룸으로 들어갔다.한편, 원이림과 윤지안이 갔다는 것을 알게 된 윤성아는 바로 눈앞에 있는 남자를 밀어내려고 버둥거렸지만 실패했다. 그래서 발을 들어 남자의 발등을 힘껏 밟으려고 했다.이미 그녀의 행동을 눈치채고 있었던 강주환은 바로 발을 들며 피해버렸다.윤성아는 그 기회를 틈타 그를 확 밀어냈다. 그리곤 입술을 벅벅 닦으며 분노에 휩싸인 눈길로 남자를 보았다.“강주환 씨, 제가 저한테 손끝도 대지 말라고 경고하지 않았던가요?”“응, 경고했었어.”그의 칠흑 같은 두 눈동자엔 오로지 화가 난 윤성아로 가득하였다.“내 여자한테, 내가 손을 대겠다는데 뭐가 문제야?”말을 마친 그는 다시 한번 그녀에게 다가가더니 손을 뻗어 윤성아의 가느다란 허리를 감싸며 확 끌어당겼다.그렇게 그의 품에 꽉 안기게 된 윤성아는 있는 힘껏 벗어나려고 애를 썼지만, 강주환은 점점 더 그녀를 꽉 끌어안고 있었다.그는 그녀의 귓가에 대고 말했다.“그리고 너도 내가 너한테 이러는 거 좋아하잖아, 안 그래? 너 같은 여자들은 말로만 항상 싫다고 하는 거잖아.”
하지만...“제발 고집 좀 그만 부려. 나 밀어내지 마, 응? 나도 상처받는다고! 지금 내 마음이 어떤 줄 알아? 피가 흐르고 있어. 네가 밀어낼 때마다 숨이 턱턱 막혀서 죽을 것 같다고. 난 다른 여자랑 결혼하고 싶은 생각 전혀 없어! 하지만 만약 네가 내 곁에 있지 않고 원이림이랑 계속 함께할 거라면 난 어쩌면 하성이한테 새엄마를 찾아주게 될 거야. 그리고 아름 씨가 제격이고.”‘아름 씨?'‘그러니까 사모님 친구 딸 이름이 아름 씨인 거야? 하, 다정하게도 부르네!'“강 대표님, 결혼하고 싶으면 하세요. 하지만 제 아들에겐 새엄마가 필요하지 않아요!”윤성아는 차가운 눈빛으로 강주환을 보며 말을 이었다.“하성이는 제 아들이에요! 대표님이 저한테 빚졌다고 말하는 아이가 아니라고요!”강주환은 미간을 찌푸렸다.“무슨 뜻이야?”그러나 윤성아는 더 말해주지 않았다. “전 하성이를 꼭 데려올 거예요! 아무리 대표님이 허락하지 않는다고 해도 절 막을 수 없어요!”말을 마친 윤성아는 바로 문을 열고 룸을 나가버렸다.한편 불안해하며 윤성아를 찾는 윤지안에 원이림은 하는 수 없이 윤지안을 안고 룸에서 나오려고 했다.그리고 문을 열자마자 마침 나와버린 윤성아를 발견했다. 윤지안은 바로 원이림 품에서 내려오더니 윤서아에게 쪼르르 달려가 작은 얼굴을 갸웃거리며 물었다.“엄마, 아까 어디 갔었어요? 지안이랑 이림 파파랑 계속 엄마 찾고 있었는데 못 찾았어요...”윤성아가 대답하기도 전에 룸의 문이 열리더니 강주환이 걸어 나왔다.“어라? 땅속에 사는 아빠?”윤지안은 자그마한 미간을 찌푸리며 소곤거렸다.“저 아저씨가 왜 옆 방에서 나와요? 방금 엄마가 그 방에 들어가지 않았어요?”윤성아는 윤지안의 목소리를 듣게 되었다. 순간 조금 전 원이림과 윤지안이 밖에서 노크하던 때가 강주환이 그녀에게 키스해버린 때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게다가 눈썰미가 좋은 윤지안은 단번에 그녀의 입술이 살짝 찢어졌다는 것을 발견했다.“엄마, 입술 왜 그래요? 왜 부었어요? 혹
윤성아는 윤지안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갔다.돌아가는 길 내내 윤지안은 각종 신박한 것을 떠올리며 그녀에게 물었고 시도 때도 없이 튀어나오는 귀여운 모습에 윤성아는 웃어버리게 되었다. 기분도 한결 나아졌다.안씨 가문으로 돌아오자 서연우는 바로 윤지안의 작은 손을 꼬옥 잡으며 사랑스러운 손녀를 품에 조심히 안았다.안진강도 옆에서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윤지안을 보며 서연우와 함께 윤지안이 하는 말을 듣고 있었다.“아빠, 엄마.”윤성아는 안진강과 서연우를 보며 말했다.“저 며칠 뒤에 영주시에 한번 갔다 오려고요.”서연우와 안진강은 윤성아와 안효주가 태어나자마자 윤정월이 몰래 바꿔버렸다는 사실을 알고 바로 윤성아를 데리고 왔다. 게다가 그들은 윤성아가 이렇게나 사랑스럽고 귀여운 윤지안을 낳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물론 강주환의 아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안효주는 애초에 아이를 낳은 적도 없고 강주환이 데리고 있는 아이 또한 윤성아의 아이를 훔쳐 강주환에게 데려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안효연이 만삭이 된 윤성아와 함께 지내고 있을 때 안효주가 윤성아를 죽이려 하고 눈밭에서 아이를 낳았다는 사실도 그들에게 말해주었다.그리고 나엽은 그들에게 자신이 윤성아를 데리고 강주환의 곁에서 벗어날 때 하마터면 크루즈에서 불에 타 죽을 뻔한 일도 말해주었다.“그때 불 지른 사람은 아마도 윤정월일 가능성이 아주 커요! 하지만 증거가 없어요. 증거만 있었더라면 윤정월이 저지른 악행 반드시 밝혀 법적 처벌을 받게 할 수 있었을 거예요!”모든 사실을 알게 된 안진강은 분노치가 극에 달했다. 그는 당시 바로 교도소로 쳐들어가 윤정월을 죽여버리고 싶었다. 절대 자신의 딸들에게 악행을 저지른 윤정월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었다!윤정월은 몰래 그들의 딸을 뒤바꾼 것도 모자라 안효주를 이용해 윤성아를 여러 차례 죽이려 했다. 그는 윤성아의 친아빠로서 반드시 갚아줄 생각이었다.그러나 안효연과 윤성아가 그를 말렸다. 그녀들은 안진강에게 윤정월과 안효주는 이미 벌을 받았
윤지안이 앙증맞으면서도 확고한 목소리로 윤성아에게 말했다.“엄마, 지안이는 앞으로도 영원히 엄마와 함께 있을 것이고 오빠에게도 엄마와 함께 살자고 얘기할 거예요. 나중에 오빠를 만나면 아빠랑 말고 우리랑 같이 살자고 꼭 얘기할래요...”하지만...샤워를 마친 후 윤지안은 공주 침대에 누웠다. 커다란 두 눈에 졸음이 마구 쏟아져 거의 잠들 무렵 윤성아를 보며 말했다.“엄마, 아빠랑 다시 함께할 가능성이 있어요? 그러면 오빠와 나에게도 엄마와 아빠가 다 있잖아요.”말을 마친 윤지안은 곧바로 잠이 들었다.그 시각 원이림은 호텔로 돌아왔다.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아 혼자 방에서 술을 마셨다. 눈 깜짝할 사이에 술 한 병을 다 비웠지만 여전히 술기운 없이 정신이 멀쩡했고 마음이 찢어질 듯이 아팠다.‘대체 왜?’그는 도무지 이해가 가질 않았다. 윤성아가 왜 아직도 강주환과...강주환이 윤지안을 끌어안고 룸 문 앞에 서 있었을 때 인기척이 들려왔다. 그때 윤성아와 강주환이 뭔가를 했겠지?원이림의 눈빛이 침울해졌다. 온몸에서 싸늘하고 음산한 살기가 뿜어져 나왔다.그는 계속하여 술을 마셨지만 술로도 이 우울함과 고통스러움을 떨쳐낼 수 없었다.원이림은 휴대 전화를 꺼내 문자를 보냈다.「내 방으로 와.」몇 분 후, 초인종 소리가 울리자 원이림이 다가가 문을 열었다.문밖에 서 있는 여자를 본 순간 원이림은 코웃음을 쳤다. 그러고는 손을 내밀어 그녀의 손목을 덥석 잡고 방안으로 끌어당기더니 문을 닫는 동시에 옴짝달싹 못 하게 그녀를 문 쪽으로 확 눌러버렸다.그의 준수한 얼굴이 싸늘해졌고 얇은 입술로 여자의 입술을 막아버렸다. 아주 강압적이고 조급하게 그녀의 숨을 삼켜버렸다.짙은 술 냄새가 여자의 입안에 순식간에 가득 퍼졌다.“빨리 왔네?”원이림의 목적은 명확했고 술기운이 올라온 두 눈으로 여자를 그윽하게 쳐다보았다.“나랑 자고 싶었던 거 아니었어? 한 번 자고 만족하겠어?”원이림은 그녀의 아래턱을 들어 올리며 자신을 쳐다보라고 강요했다.“잘 들어
두 사람의 천한 자식이 언제까지 별장에 있나 끝까지 두고 볼 심산이었다.“덜컥...”그때 누군가 강씨 본가의 별장 대문을 열었다. 그 소리에 천우혁은 자세를 벌떡 고쳐 앉고 섬뜩한 눈빛으로 쳐다보았다.페라리 한 대가 별장에서 나왔다. 운전석에 송아름이 앉아있었고 강하성이 조수석에 앉아있었다.“하성아, 오늘 네 아빠가 저녁에 집에 와서 식사한다고 하니까 신선한 음식 재료 많이 사 와서 맛있는 거 만들어 먹을까?”강하성이 대답했다.“네.”두 사람은 그 근처의 시장으로 향했다. 천우혁은 그 차에 강하성이 타고 있는 걸 확인하고는 바로 차에 시동을 걸고 따라갔다.시장에 도착하자 송아름은 차를 주차한 후 강하성을 안고 차에서 내렸다. 그녀는 강하성의 손을 잡고 시장으로 들어갔다. 강하성과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며 신선한 음식 재료를 열심히 골랐다.그때 천우혁도 시장으로 들어왔다. 그는 손에 싸늘함이 감도는 비수를 꽉 쥐고 있었는데 기회를 포착한 후 망설임 없이 강하성을 찌르려 했다.“죽어!”송아름이 그를 발견했을 때 비수는 이미 강하성과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었다.“조심해!”그녀는 소리를 지르더니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강하성을 밀쳐내면서 자신의 몸으로 막았다.“푹!”날카로운 비수가 송아름의 몸에 꽂히면서 시뻘건 피가 순식간에 사방으로 튀었다.“세상에나!”“누가 사람을 죽여요!”갑작스러운 상황에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비명을 질렀고 본능적으로 뿔뿔이 도망쳤다.강하성을 죽이지 못한 걸 알아차린 천우혁은 조급한 나머지 송아름의 몸에 꽂혀있던 비수를 다시 뽑았다.그의 눈빛이 무서울 정도로 섬뜩했고 피가 묻은 비수를 높게 든 채 다시 한번 강하성을 찌르려 했다.송아름은 자신이 다친 곳 따위 신경 쓸 겨를도 없이 비수를 높이 든 그의 손목을 덥석 잡았다. 그녀는 있는 힘껏 말리면서 강하성에게 소리를 질렀다.“하성아, 얼른 도망쳐!”강하성의 작은 얼굴도 백지장처럼 하얘졌다. 어찌나 세게 놀랐는지 제자리에 멍하니 얼어붙었다. 강하성은 문득 예전
송아름은 칼에 찔리면서 피를 많이 흘렸다. 방금 수술을 마치고 상처를 꿰맨 후 병실로 돌아와서야 겨우 깨어났다.지금 그녀는 몸이 아주 허약한 상태였고 안색도 백지장처럼 새하얬다. 그런데도 그녀는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하성이가 다치지 않고 무사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하성이만 무사하다면 전 더 심하게 다쳐도 상관없어요.”고은희가 뭐라 하려던 그때 강주환이 병실 문을 열고 들어오면서 송아름이 한 얘기를 마침 다 들었다.“주환 씨...”강주환을 보자마자 송아름의 눈빛이 삽시간에 반짝였다가 이내 다시 어두워졌다. 그녀는 시선을 아래로 늘어뜨리며 자책했다.“미안해요. 하성이 데리고 시장에 가지 말았어야 했는데... 내가 데려가지만 않았어도 오늘 같은 일은 없었을 것이고 하성이도 놀라지 않았을 거예요.”고은희가 말했다.“무슨 그런 말을 해. 오늘 아름이 네가 목숨 걸고 하성이 대신 칼을 맞지 않았더라면 하성이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지 아무도 몰라.”그러면서 강주환을 쳐다보았다.“하성이가 무사한 건 다 아름이 덕이야. 아빠로서 아름이에게 제대로 감사의 인사를 해야지.”강주환이 고개를 끄덕이려는데 고은희가 먼저 결정해버렸다.“그냥 아름이와 결혼하는 게 좋겠어.”강주환이 눈살을 찌푸리자 고은희가 말했다.“왜? 아름이는 네 아들을 지키겠다고 목숨까지 내걸었어. 그런데도 결혼 안 할 거야? 아름이 같은 좋은 여자를 어디 가서 찾아? 너에게 진심이고 하성이도 목숨처럼 아끼는데. 너 그거 알아? 아름이가 하성이를 데리고 시장에 간 건 네가 저녁에 집으로 온다니까 맛있는 거 해주려고 간 거야.”고은희는 계속하여 잔소리를 늘어놓으려 했다.“콜록콜록.”송아름이 힘들게 기침하자 고은희는 다른 걸 신경 쓸 겨를도 없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송아름을 쳐다보았다.“왜 갑자기 기침해? 상처 안 아파?”“저 괜찮아요, 이모.”송아름은 고은희를 보며 말했다.“전에 저와 주환 씨의 일에 대해서 신경 쓰지 않겠다고 약속하셨잖아요. 그런데 왜 또 저와 결혼하라
강주환은 소리 내어 말을 끊고 고은희에게 말했다.“엄마, 앞으로 이 일에 대해 다시는 거론하지 마세요. 저는 그녀와 결혼할 생각이 없어요. 아름 씨는 좋은 사람이지만 나한테는 기껏해야 주혜와 같은 여동생일 뿐이에요. 그러니 그 이상의 감정은 절대로 없을 거예요!”이 말을 한 후 강주환은 고은희더러 먼저 돌아가 쉬게 하였다.그는 여기서 강하성이 깨어날 때까지 지키고 있다가 의사가 다른 문제가 없다고 확인하면 아들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갈 생각이었다.송아름 쪽에도 이미 사람을 배치하여 보살폈다.고은희가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강하성이 경악하며 눈을 뜨고 깨어났다.“아름 이모!”강하성은 강주환을 보자마자 단번에 그의 품에 안겨 그의 옷을 꼭 붙잡고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아빠, 누군가가 비수로 아름 이모를 찔러서 외삼촌처럼 엄청 많은 피를 흘렸어요.”겁에 질려서 작은 얼굴과 입술은 푸른빛이 돌 정도로 창백했고 눈은 새빨갛게 충혈되어 있어 단번에 울음을 터뜨렸다.“아름 이모도 외삼촌처럼 죽지는 않겠죠? 아빠, 이모께서 무사해야 해요.”강주환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강하성을 다독이며 말했다.“아름 이모는 괜찮아. 지금 옆 병실에 누워 계셔. 다 지나갔어.”“정말요?”강하성의 작은 손은 아직도 강주환의 옷을 꽉 잡아당기고 있었고 눈에도 눈물이 맺혀 있었다.“아름 이모를 보러 갈래요.”강주환이 강하성을 안고 송아름의 병실로 왔고 그녀가 무사하다는 것을 보고서야 강하성은 비로소 마음을 놓았다.그러나 그는 아직도 마음이 불안했다.“아빠, 이모 정말 안 죽었죠? 정말 잠만 자는 거죠?”“응.”강주환은 송아름이 단지 상처를 입었을 뿐이고 며칠만 휴식하면 괜찮아질 것이라고 거듭 약속했다. 절대로 외삼촌과 같이 죽지는 않을 것이라고!“네.”강하성은 알겠다고 대답하고는 송아름 병실에서 나가지 않겠다고 투정 부렸다.저녁 7, 8시쯤에 송아름이 깨어났을 때 강주환과 강하성 부자가 그녀의 병상 앞에서 지키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입꼬리가 올라가며 부드럽게
강주환이 윤성아에게 말했다.“아름 씨가 하성이를 대신해 칼을 막고 지켜줘서 다친 데는 없어. 그런데 많이 놀랐나 봐. 잠을 잘 때 계속 몸을 떨고 악몽을 꿔서 몇 번이나 깼어! 당신이 와서 같이 있어 줬으면 좋겠어.”“알겠어요. 지금 바로 갈게요.”“그렇게 서두를 필요는 없어. 날이 밝을 때 운성시에서 출발하면 돼.”강주환이 신신당부했다.“괜찮아요, 지금 갈 거예요.”윤성아는 말을 마치고 바로 전화를 끊고 빠르게 옷을 갈아입었다.방에서 나가기도 전에 강주환의 전화가 다시 걸려 왔다.“지금 출발하려면 은후에게 운전을 맡겨. 당신이 운전하면 안 돼!”이날 윤성아는 날이 밝기도 전에 출발하여 곧장 영주시로 달려갔다.그녀의 마음이 급했기 때문에 김은우는 안전을 보장하는 전제하에 차를 빠르게 몰았다.원래는 차로 네다섯 시간 걸리는 곳이었는데 한 시간 앞당겨서 7시도 안 돼 두 사람은 별장에 도착했다.차가 멈추자마자 윤성아는 즉시 차 문을 열고 신속히 별장으로 걸어 들어갔다.강하성의 방문 앞에 도착하자 문을 확 열어젖혔다.이때 강하성은 막 일어났다.윤성아는 침대 머리맡에 앉아 정신 상태가 현저히 좋지 않은 강하성을 보고 눈물을 흘릴 뻔했고 목이 메어 말했다.“하성아.”강하성은 그녀를 보자 눈이 번쩍 뜨였고 벌떡 침대에서 뛰어내려 윤성아 쪽으로 달려가서 바로 그녀의 품에 안겼다.“엄마!”강하성의 놀란 목소리에는 울컥함과 억울함이 섞여 있었다.“왜 이제 왔어요! 하성이를 버린 줄 알았어요!”“그럴 리가?”윤성아는 강하성을 꼭 끌어안고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너는 엄마의 아기고 엄마의 목숨이야! 내가 어떻게 너를 버릴 수 있겠어? 하성이 괜찮은 거야? 엄마가 한번 보자.”강주환은 이미 강하성이 다치지 않았다고 말했지만 윤성아는 여전히 마음이 놓이지 않아 꼼꼼히 살펴보고 물었다.“엄마에게 솔직히 말해 줘. 하성이 다쳤어 안 다쳤어?”강하성은 머리를 흔들었다.윤성아 역시 그의 몸에서 아무런 상처도 발견하지 못하고서야 마음을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