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환은 성아의 작은 손을 꼭 잡고 간절하게 말했다. 눈앞의 여자도 그의 마음을 알아주기를 바라면서 입을 열었다.“내 몸은 너한테만 반응해. 너여야만 해.”순간, 성아는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강주환 씨!”화를 이기지 못한 성아는 이를 악물고 그에게 말했다.“당신 정말, 고자로 확 만들어버려요?”“그러면 너에게 행복을 줄 수 없잖아. 안 그래?”입꼬리를 올리고 사랑스럽다는 눈길로 바라보는 주환.“...”어쩜 이리 뻔뻔할 수가! 성아는 말문이 막혔다. 주환은 성아를 품에 꼭 안고 부드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안효연 술에 약 탄 사람 나 아니야. 난 아무것도 몰랐어. 호진 엔터테인먼트 이 사장이 벌인 짓이야.”“하지만 나중에 안효연을 위협하면서 너에 관해 알려고 했어. 그러다가 나엽의 전화를 받았지.”주환은 솔직하게 말했다.“그냥 내가 추측했던 게 맞았는지 알고 싶었어. 너와 똑같이 생긴 사람이 있는지 말이야.”“팔 년 전, 실종된 안 씨 집안 장녀가 살아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 여자야말로 나엽이 애초에 사랑했던 사람일 수도 있겠다 싶었지. 그러다가 어쩌면 네가 그 여자의 신분으로 살고 있지는 않을까 하고 의심했어.”그래서 나엽이 걸어온 전화를 받은 것이었다. 나엽이 성아와 함께 방으로 들어왔을 때, 거실에 앉아서 기다린 이유도, 혹시 성아가 나타나지는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였다.주환은 모든 것을 털어놓은 뒤, 기쁘다는 듯 말했다.“내가 생각한 게 맞았어!”그는 성아에게 다가와 기쁨 어린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입술을 살며시 머금었다.“그럼 그렇지. 넌 다른 사람과 사귀지 않았어! 넌 아직도 내 여자야!”그는 다시금 머리를 숙여 성아와 입을 맞추려 했다. 성아는 차가운 얼굴로 그를 바라보며 멀찍이 밀어냈다.“강주환 씨, 내가 설령 나엽 씨와 사귀지 않았다 쳐요. 그런데 그게 당신과 무슨 상관이에요?”“우린 이미 끝난 사이잖아요!”이 말을 듣자, 주환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아직도 사
그는 여전히 집요하게 입을 맞추면서 그녀의 숨을 앗아갔다.사 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어도 그는 여전히 그녀의 몸 곳곳의 예민한 부분을 기억했고 어떻게 하면 그녀가 즐거워하는지도 잊지 않았다.“너도 원해. 난 알고 있어. 너도 나처럼 그리워한다는 거.”그의 목소리는 사람을 홀리는 재주가 있는 듯했다. 캄캄하고 고요한 이 밤, 휘영청 밝은 달이 장막을 씌운 듯한 하늘에 걸려 세상 만물을 내려다보고 있다.열린 창으로 산들바람이 살살 불어온다.방안, 주환은 이미 여자의 옷을 벗겼다. 그의 특유한 호르몬은 그녀를 유혹하며 온몸을 점점 뜨거워지게 했다.바로 이때, 성아의 핸드폰이 울렸다.우렁찬 핸드폰 벨 소리에 성아는 깜짝 놀라면서 정신을 차리고는 잽싸게 남자를 밀어냈다.서로의 몸을 나눌 가장 중요한 이 시점, 그는 밀려나 침대에 벌렁 자빠졌고 허리까지 삐끗했다.이 여자, 날 죽일 셈인가?너무 원망스러워 한마디라도 하려고 했을 때, 그녀의 핸드폰에 표시된 보배라는 두 글자가 눈에 들어왔다.온몸이 얼어붙는 것 같았다.보배?나엽은 지금 옆 방에서 안효연과 보내느라 정신이 없을 것이니, 이 여자에게 전화를 걸 가능성은 없었다.그렇다면 이 보배는 도대체 누구란 말인가!이때, 성아는 빠르게 옷을 입고는 핸드폰을 든 채 도망가듯 방에서 나갔다. 그러고는 잽싸게 엘리베이터 거울을 보며 부스스한 머리카락과 난잡한 옷매무시를 정리했다.“딩동.”일 층에 도착했다.성아가 엘리베이터에서 걸어 나온 순간, 벨 소리가 또 한 번 울렸다.이번에도 보배가 걸어온 영상 통화였다.성아는 웃으면서 버튼을 눌렀다.윤기 도는 검은 머리와 오밀조밀한 이목구비, 동화 나라에서 온 예쁜 공주 같은 여자아이가 핸드폰 스크린에 나타났다. 윤지안 어린이였다.“엄마!”지안의 또랑또랑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아이는 초롱초롱한 눈을 크게 뜬 채 머리를 갸우뚱하며 물었다.“이렇게 늦었는데 엄마는 왜 아직도 밖에 있어요?”“볼 일이 있어서 잠깐 나왔어. 지금 돌아갈 거야.”“네에.”
이 사장은 눈물 콧물 흘리면서 주환에게 애원했다.그런 이 사장을 보며 주환은 용서하기로 했다. 하지만 사퇴하지 않는 대신, 육 개월 감봉으로 징계했다.이 사장은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대표실에서 걸어 나갔다.이 사장과 친하게 지내던 계열사 부사장들이 그를 꼬드겨서 어젯밤 일을 꾸민 것이다.이 사장이 나온 것을 보자 그들은 우르르 몰려가 물었다.“이보게. 이 사장, 무슨 일인가?”이 사장은 땅이 꺼질세라 한숨을 내쉬고는 자초지종을 설명했다.“대표님 대신 이런 일을 꾸미는 게 아니었어. 이번에 정말 잘못한 거 같아. 대표님께서 끝까지 따지지 않고 감봉만 해서 다행이지.”이 사장은 또 한 번 깊이 한숨을 내쉬었다.“내 생각엔 대표님께서 어제 원하시는 것을 이루지 못한 게 아니면 여자한테 차이신 것 같아. 아무튼 이제부터 대표님 일, 특히 여자에 관한 일에는 끼어들지 않는 게 좋겠어.”그의 경험담이었다. 몇 번 더 끼어들었다간 잘리는 건 시간문제일 것이다.그들이 이 일로 모여서 얘기를 하고 있을 무렵, 나엽이 화가 난 얼굴로 대표실에 쳐들어갔다.이걸 본 사람들이 급히 물었다.“어머, 내가 누굴 본 거야? 배우 나엽 씨 아니야? 소문에 의하면 박정윤 씨 약혼자잖아!”“이때 회사에 찾아온거라면...”분명 대표님에게 따지러 왔을 거다.몇몇 부사장들이 이 사장과 눈을 마주친 순간, 그들은 동시에 몸서리를 치며 이 자리를 떴다.대표실에 쳐들어간 나엽은 화가 단단히 난 듯했다.“강주환 씨, 회사 대표까지 되시는 분이 어떻게 그런 짓을 할 수가 있어요? 창피하지 않으세요?”“그거 알아요? 저랑 정윤이 당신과 호진 그룹 고소할 수 있어요! ”주환은 나엽의 말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고는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어젯밤 일은 내가 한 게 아니야. 미리 알지도 못했고. 그리고 나엽 씨가 들어오기 전에 이미 이 일을 안배한 부하직원도 처벌했어.”“보상이라 치면, 어젯밤 일 때문에 예정된 촬영에 지장이 갔을 거야. 내 선에서 잘 해결해 뒀어.”주환은 이
윤성아는 질문 후 강주환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계속 말했다. “강 대표님, 사실 업무 보셔도 돼요.”“걱정할 필요 없어요.”“영주시는 강 대표님 바운더리 안 이잖아요.”“그냥 하성이와 근처에서 놀아주고 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돌아올게요.”강주환이 말했다.“걱정 안 해.”그의 검은 눈동자가 하성이를 향했다. “오늘 우리 아들 생일이어서 모든 일과 미팅을 미뤘어.”“하성아, 매년 그랬던 것처럼 오늘도 아빠가 하루 종일 함께 할게.”“네!”강하성이 손을 뻗어 윤성아의 손을 잡았다.“이모, 오늘 어디 놀러 갈 거예요? 우리 아빠도 같이 데려가요.”“아빠 싫어하지 마요.”“우리를 따라다니며 물건도 들어주고 결제도 해줄 수 있어요! 그리고 다른 많은 일도 할 수 있어요.”강하성 때문에 윤성아는 어쩔 수 없이 동의했다. 강하성은 눈이 반달 모양이 되도록 웃었다.“고마워요, 이모!”이어, 강주환은 모든 일정 계획을 윤성아가 정하도록 했다. 윤성아가 그들을 데리고 어디로 가든지 상관없었다.반면 윤성아는 강하성을 만나러 오기 전부터 이미 강하성을 데리고 가고 싶은 곳을 수없이 생각했다. 그래도 먼저 강하성의 의견을 물었다.“아가야, 어디 가고 싶은 곳 있어?”강하성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이모가 데리고 가는 곳이 제가 가고 싶은 곳이에요.!”윤성아는 참지 못하고 손을 들어 강하성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가야, 어쩜 이렇게 사랑스럽니?”강하성이 기분 좋은 듯 웃었고 윤성아도 얼굴에 줄곧 따뜻한 미소를 띠고 있었다. “그럼, 우리 놀이공원 갈까? 지...”하마트면 윤지안의 이름을 부를뻔했다. 지안이 놀이공원을 좋아해서 F국에 있을 때면 매주 윤지안을 데리고 놀이공원에 갔었다. 다행히 윤성아는 빠르게 반응했고 얼른 화제를 전환했다. “이모가 어렸을 때, 놀이공원 엄청나게 가고 싶었어!”“좋아요!”세 사람은 놀이공원으로 출발했다. 그들의 차량이 별장을 출발하려 하는데 안효주의 차가 다가왔다. 안효주는 오늘 강하성의 생일인
계부의 죽음, 삼 년 전 안효주의 차에 치여 죽을 뻔한 일, 안효주가 훔쳐 간 아이, 그것 때문에 3년 동안 아들과 함께하지 못한 것, 이 모든 것들에 대해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다.말을 마친 윤성아는 안효주를 남겨두고 밖으로 나갔다. 강하성이 밖에서 기다리고 있어 안효주와 시간을 낭비할 수 없다.나온 후 윤성아는 강하성을 데리고 이쪽으로 걸어오고 있는 강주환을 봤다. 빠르게 몇 걸음 걸은 후 자상한 미소를 띠고 강하성에게 말했다. “왜 여기로 왔어?”“이모 찾으려고요.”강하성은 간단명료하게 대답했다. 작은 머리를 들고 윤성아를 바라봤다. “방금 이모가 다른 곳으로 가자고 했는데, 이제 어디로 갈 거예요?”윤성아는 강하성 앞에서 몸을 숙였다.“이제 점심시간이야, 괜찮은 식당 찾아서 밥 먹자.”“그리고 오후에는 동물원 혹은 아쿠아리움 갈까?”“좋아요!”이미 놀이공원에서 오전 내내 논 강하성이 힘들까 봐 걱정되어 윤성아는 안고 걸으려고 했지만 강하성이 거절했다. “괜찮아요.”강하성은 이모가 안아주는 게 좋았지만, 이모를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강주환을 보고 말했다. “아빠가 안아주세요.”“알았어.”강주환은 단숨에 강하성을 안아 들었다.그리고 자연스럽게 윤성아의 손을 꼭 잡고 주차장으로 걸어갔다.세 사람은 레스토랑에 가서 양식을 먹고 강하성의 선택으로 아쿠아리움에 가서 오후 내내 놀았다. 저녁이 되자 세 사람은 강주환이 예약한 식당에 가서 저녁을 먹고 강하성의 생일 케이크도 먹었다.저녁 8시쯤, 세 사람은 같이 별장으로 돌아갔다. 하루 종일 신나게 논 강하성은 피곤해서 별장으로 돌아가는 길에 이미 잠들었다. 차 안은 순식간에 조용해졌고 윤성아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품에서 자는 강하성을 꼭 안고 사랑스럽게 바라보고 있었다.강주환은 그런 윤성아를 바라봤다. 곁에 윤성아와 아들이 있으니, 마치 온 세상을 가진 것 같았다. 이윽고, 차가 별장에 도착했다. 차 문이 열리고 강주환이 성큼성큼 다가와 말했다. “하
조금만 더 빨랐으면, 안효주의 차가 윤성아의 차와 강하게 충돌하고 윤성아의 차는 다리에서 떨어졌을 것이다.그러나 끝내 안효주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마지막 순간, 안효주는 급히 핸들을 꺾었고 속도를 내서 그 자리를 떠났다. 윤성아의 목숨을 뺏고 싶지 않은 게 아니었다.윤성아가 운이 좋은 편이라 이렇게 해서는 윤성아의 목숨을 뺏지 못하고 오히려 자기도 위험에 처할 것 같았다.안효주는 운성 시로 돌아갔다. 이튿날 아침, 윤정월이 신비하게 찾아와 안효주를 데리고 어느 호텔의 호화로운 방으로 갔다. 거기서, 안효주는 신명훈을 만났다. 20년 전, 윤정월이 임신한 몸으로 신명훈을 찾아가자, 신명훈은 외도를 들켰다. 신명훈의 아내 송혜정은 원래 제멋대로인 사람이었다.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하마터면 사람을 시켜 윤정월을 때려죽일 뻔했다. 윤정월은 도망갔고 송혜정은 집의 보안요원을 시켜 신명훈을 감금한 뒤 때렸다.신명훈은 죽기 직전까지 맞았고 송혜정을 잃고 싶지 않아 무릎 꿇고 송혜정에게 용서를 구했다. 그러나...송혜정은 인정사정없었다. 그녀는 눈에 흙이 들어가는 꼴을 용납할 수 없었고, 자기를 배신하고 내연녀를 둔 신명훈을 더 용서할 수 없었다. 그녀는 발로 신명훈을 걷어차 버렸다. 차여 바닥에서 뒹굴고 있는 신명훈을 보며 매정하게 지시했다. “저 사람을 폐인으로 만들어!”송혜정은 그 자리에 서서 보안요원이 계속 신명훈을 때리는 것을 직접 봤다. 신명훈이 중요 부위를 차여 절규하며 기절하는 것을 보고 마침내 그만두게 하고 계속 지시했다. “이 더러운 자식을 밖에 내다 버려!”그때 신명훈은 죽을뻔했다. 다행히 목숨은 건졌는데 남자로서 능력을 상실하고 빈껍데기뿐인 고자가 된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그때 송혜정은 일방적으로 신명훈과 이혼하고 그를 집에서 쫓아냈다. 심지어 갖고 있던 신명훈의 죄를 법정에 고소하는 바람에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 신명훈은 또 감옥에서 몇 년을 보냈다. 신명훈은 조급했다.그는 원래 음흉하고 무섭고 겉과 속이 다
그는 안효주를 향해 손짓했다. “얘야, 이리 오렴, 아빠가 자세히 보게.”안효주가 다가갔다. 그녀는 윤정월처럼 그렇게 흥분하지 않고 검은 눈동자는 담담히 신명훈을 봤다. “진짜 내 아빠면 제 소원 들어줄 수 있죠?”“당연하지.”신명훈이 자상하게 웃었다. “내 딸이 어떤 소원이 있던지 꼭 이루어지게 해줄게.”...내일이면 윤지안의 생일이어서 윤성아는 운성 시에서 비행기를 타고 F 국으로 돌아갔다. 나엽과 안효연이 배웅하며 말했다. “지안이한테 말해, 내일 아침 일찍 우리가 생일 축하하러 갈 거라고.”“알았어.”윤성아가 떠나고 나엽과 안효연은 데이트했다. 저녁을 함께 먹은 후 나엽의 집에서 한참 동안 연애질했다. 8시쯤, 안효연이 욕실에서 나와 머리를 말려주는 나엽의 품에서 웃으며 말했다. “오늘 저녁은 혼자 자. 오늘 엄마랑 같이 저녁 먹기로 했는데 이미 어겼어. 외박까지 하면 안 돼.”나엽은 속상했다. 청초한 두 눈을 천천히 깜빡이며 매력적인 목소리로 애교부렸다. “나는 너랑 같이 자고 싶은데.”안효연은 손을 뻗어 그의 콧대를 살짝 만졌다. “애교부리지 마, 소용없어!”나엽“,...”“불쌍한 척해도 소용없어.”안효연은 말하면서 다가가 나엽의 입술에 살짝 입 맞췄다. “착하지.”나엽은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 “알았어. 데려다줄게.”“아니야, 내가 운전해서 갈게.”나엽의 집에서 나올 때 이미 저녁 9시였다. 안효연은 집으로 출발했다. 회전 도로에서 갑자기 번호판이 없는 승합차 몇 대가 오솔길에서 튀어나와 안효연의 차를 에워싸 멈추게 했다. 안효연은 위험을 직감하고 얼른 전화를 들어 신고하려 했다.이때.“퍽!”반소매를 입고 용 문신을 한 노란 머리의 남자가 쇠 파이프로 안효연의 창문 유리를 깨고 손을 뻗어 차 문을 열었다. 그리고 단숨에 안효연의 전화를 빼앗아 멀리 던졌다. 안효연은 애써 담담한 척 물었다. “뭐예요?”노란 머리 남자는 말없이 거칠게 안효연을 차에서 끄집어내 승합차에 태웠다.
나엽이 벌떡 일어났다.“네?”이때.“빵!...”귀청을 찢는듯한 경적이 들려오더니 ‘펑’ 소리와 함께 마주 오던 화물차가 안진강이 타고 있는 차량을 덮쳤다. 심한 충격으로 안진강이 타고 있던 차가 한 바퀴 구른 후 멈춰 섰다. “아버님!”“아버님, 무슨 일이에요?”나엽이 전화기 너머로 모든 소리를 들었다. 심상치 않음을 느껴 얼른 물었지만, 대답이 없었다. 교통사고를 당한 안진강은 심한 부상으로 정신을 잃었다. 나엽이 얼른 집을 나서 차를 몰고 안씨 가문 별장으로 향했다. 그리고 별장 근처 교차로에서 참담한 사고 현장을 목격했다. 급히 차를 세우고 안진강의 차로 다가갔다. 그는 사고로 심하게 변형된 차와 현장에서 사망한 기사를 봤다. 뒷좌석에는 온몸이 피로 물든 안진강이 있었다. “아버님!”나엽이 소리쳤다. 안진강이 눈을 떴다. 이마에서 흐른 피로 빨갛게 된 눈으로 나엽을 보며 힘없이 말했다. “효연이를 구해...”말을 마치지 못하고 안진강은 다시 기절했다.나엽이 차 문을 열려고 했지만 심하게 변형되었고 안진강의 다리는 변형된 차 사이에 끼어있어 상황이 위급했다. 나엽은 119와 112에 신고했다. 십몇 분 후, 소방차와 구급차가 동시에 도착했다. 위급한 안진강을 구해 구급차에 태워 병원으로 갔다. 안진강이 응급실로 들어갔다. 나엽은 안효연의 안전이 걱정되어 여기에 지키고 있을 수 없었다. 그는 안씨 본가에 전화했다. 서연우가 받았다. “어머님, 아버님이 교통사고 나셨어요. 지금 병원으로 오실 수 있으세요?”서연우는 얼굴이 창백해졌다. 원래 몸이 안 좋은 그녀는 충격적인 소식에 쓰러질 뻔했다. “지금 갈게.”서연우는 집사에게 차를 준비하게 하고 바로 병원으로 가려고 했다. 안효주가 졸린 눈으로 나와 눈물범벅이 된 서연우를 봤다.“엄마, 야밤에 무슨 일이에요?”“너네 아빠가 교통사고 났대. 효주야 얼른 같이 아빠 보러 가자.”“네.”안효주는 바로 옷을 갈아입고 서연우와 함께 병원으로 갔다. 그들은 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