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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1화

선우의 말에 윤아도 자신을 되돌아봤고 확실히 밥을 너무 적게 먹는다는 걸 발견했다.

약을 먹으라는 선우의 요구도 근거가 있었다.

하지만 윤아는 선우 손바닥에 놓인 알약을 뚫어져라 바라보더니 결국 고개를 저었다.

“안 먹을래.”

“윤아야, 말 듣자.”

선우가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표정이 어딘가 난감해 보였다.

“약이 너무 써서 그러는 거라면 도우미한테 캔디 좀 가져다 달라고 할게.”

“그런 거 아니야.”

윤아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약이 써서 그러는 건 아니었다. 고작 알약 몇 개를 단번에 삼켜버리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아무 문제가 없다고 느끼는데 왜 굳이 약을 먹으라고 하는지 의문이었다.

“넘기기에 크기가 너무 큰가? 절반으로 으깨줄까?”

“…”

윤아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옆에 선 채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여러 가지 건의를 주는 선우를 보며 오늘밤 이 약을 먹지 않으면 먹을 때까지 설득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됐어, 그냥 먹을게.”

윤아는 선우의 손에서 약을 받아 온수와 함께 꿀꺽 삼켰다.

“이제 만족해? 나 자도 되지?”

선우는 그런 윤아의 모습에 손을 내밀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더니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 푹 쉬어.”

“잘 자, 윤아야.”

이튿날.

아침을 먹으면서 윤아는 선우에게 물었다.

“수현 씨 언제 보내줄 예정이야?”

“곧.”

선우가 대답했다.

“아마 요 며칠일 거야.”

윤아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아무 말 없이 고개를 숙이고 밥만 먹었다.

선우는 그런 윤아를 예의 주시했다. 윤아는 식사량이 커지기는커녕 더 적어졌고 얼마 지나지 않아 숟가락을 내려놓았다.

선우는 입술을 앙다문 채 자꾸만 느껴지는 이상한 기분을 꾹꾹 누르며 자리에서 일어나는 윤아를 불러세워 미리 준비한 약을 건넸다.

“오늘 먹을 약이야.”

윤아는 그가 건넨 약이 어젯밤보다 한 알 적어진 걸 발견했다. 낮이라 아마 수면에 유리한 약을 뺀 것 같았다.

선우는 그렇게 조용히 윤아를 바라봤다.

어제 약을 먹었는데도 아무런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건 약에 문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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