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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5화

선우가 정윤과 함께 떠나고 남은 사람들은 서로 눈치를 살폈다.

“아까 대표님은 왜 그렇게 화가 나신 거래요?”

“원인은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진 비서님이 서재에서 나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도우미들이 안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들었대요. 처음엔 다들 물건이 떨어진 줄 알고 들어갔는데 들어가자마자 나가라고 호통치셔서 그제야 대표님이 화나 있음을 발견한 거래요.”

“대표님처럼 온화한 분이 화를 내면 이렇게 무서울 줄이야.”

“그래서 사람은 겉만 봐서는 안 되나 봐요.”

“근데 아까 윤아님에 관한 얘기를 들으시고는 바로 원래 모습대로 돌아오지 않았어요?”

잠에서 깬 윤아는 온몸이 식은땀으로 푹 젖었음을 발견했다.

하지만 윤아는 이제 꿈에서 뭘 봤는지 기억나지 않았다.

윤아는 침대에 기대 멍해 있다가 수현이 안전하게 떠났다는 사실을 떠올리고는 입꼬리가 올라갔다.

사람의 몸은 참 신기했다. 비록 머릿속에 예전 기억은 없지만 어떤 무의식과 감각은 이미 그녀의 뼈에 새겨진 것만 같았다.

그에게 생명의 위험이 있다는 걸 알면 그녀는 긴장했고 그런 그를 걱정했다.

그가 무사히 빠져나갔다는 걸 알고 나서야 몸과 마음에 긴장이 풀렸고 진심으로 기뻐했다. 임무의 절반을 완성한 셈이다.

하지만 그녀는 아직 다른 감정에 둘러싸여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예를 들면 수현은 무사히 빠져나갔지만 그녀는 아직 이곳에 갇혀 있다.

신고할까도 생각해 봤다.

하지만 자신을 챙겨주는 선우를 생각하면 그럴 수 없었다. 몸과 마음이 그녀에게 선우를 다치게 하고 싶지 않다고 말해주고 있었다.

윤아는 이런 상황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

사색에 잠겨 있는데 밖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선우가 빠른 걸음으로 방에 들어왔다. 잠에서 깬 그녀를 보고는 바로 침대맡으로 다가가 앉았다.

“윤아야, 깼어?”

윤아는 선우를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응.”

“나 왜 찾아? 무슨 용건 있어?”

수현은 이미 무사히 떠났다. 비록 윤아가 여기에 남는 걸 선택했지만 윤아는 선우와 말을 섞기도, 얼굴을 보기도 싫었다.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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