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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8화

결국 온몸에 힘이 풀려 윤아는 정윤의 부축을 받으며 욕실에 나와 소파에 널브러졌다.

윤아는 지금 얼굴이 종잇장처럼 하얗고 머리카락도 땀에 젖어 이마에 달라붙어 있었다. 윤아는 그렇게 연약한 모습으로 소파에 앉아 있었는데 그 모습이 참으로 가여워 보였다.

어쩌다 이렇게 된 걸까?

정윤은 그런 윤아가 마음 아픈 듯 아랫입술을 깨물고 눈시울을 붉혔다.

“윤아님…”

윤아는 한참 숨을 고르고 나서야 정신을 조금 차릴 수 있었다.

이내 들려오는 정윤의 울음소리에 윤아는 고개를 들었다. 정윤은 그렁그렁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왜 그래요?”

정윤이 울 줄은 몰랐다.

정윤도 자기가 눈물을 흘릴 줄은 생각도 못 한 듯 눈물을 닦아내며 사과했다.

“아니에요. 아까 조금 놀라서 그래요. 윤아님, 괜찮으시죠?”

“놀라게 해서 미안해요.”

“윤아님은 사과하실 필요 없어요. 다 저의 불찰이에요.”

정윤은 이렇게 말하며 손수건을 꺼내 윤아의 이마에 맺힌 식은땀을 닦아주며 물었다.

“어떡해요? 음식을 아예 안 드실 수는 없잖아요. 만약 집에서 한 음식이 별로라면 외식할까요?”

윤아는 소파에 기댄 채 힘없이 웃었다.

“괜찮아요. 안 나가도 돼요. 그냥 입맛이 별로 없어서 그래요. 아마 며칠이면 다시 돌아올 거예요.”

입맛이 별로 없다고?

원래는 정윤도 그렇게 생각했다. 윤아가 입맛이 별로 없어서 그런 거라고, 입맛이 다시 돌아오면 괜찮을 거라고 말이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도 입맛은 돌아오기는커녕 점점 안 좋아졌다.

게다가 매일 약까지 먹는데도 이런 상황이면 언제 다 나을 수 있을까?

“아니면 윤아님, 의사 선생님을 바꿔 볼까요? 아니면 직접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던지. 위가 불편해서 그런 걸 수도 있어요.”

“나 진짜 괜찮아요. 걱정되면 단팥죽이나 가져다줘요.”

윤아가 먼저 음식을 찾자 정윤은 바로 눈물을 닦아내고는 단팥죽을 윤아 앞에 대령했다.

“윤아님, 이건 어때요?”

“고마워요.”

윤아는 단팥죽을 받아와 몇 모금 먹었다.

팥이 잘 익어서 으깨질 정도였고 죽도 온통 팥의 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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