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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8화

만약 몸에서 전해지는 거부 반응만 아니라면 윤아는 가끔 선우와 한 쌍이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아쉽게도…

“왔어? 저녁에 네가 좋아하는 요리 몇 가지 했는데 먹어볼래?”

그녀가 그쪽으로 걸어가자 선우는 얼른 친절하게 의자를 빼주고는 밥과 국을 퍼주며 그녀를 극진히 보살폈다.

윤아는 그녀를 위해 분주히 돌아치는 선우를 가만히 지켜보다가 그가 자리에 앉고 나서야 숟가락을 들어 먹기 시작했다.

선우는 먹는데 급해하지 않고 그녀가 먹는 모습을 덤덤하게 지켜보더니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진 비서가 상황 다 알려줬지? 이젠 내가 너를 그렇게 대하지 않을 거라는 거 믿어주는 거지?”

윤아는 일단 그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태연한 표정으로 식사했다.

선우는 그녀가 아무 말도 없자 조심스럽게 물었다.

“혹시 진 비서가 아직 얘기 안 해줬어?”

윤아는 그제야 선우를 바라봤다.

“알려주면 뭐 해? 수현 씨 아직 네 손에 있는데. 언제든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잖아.”

“아직도 나를 못 믿는 거야?”

선우는 순간 상처받은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내가 이렇게까지 하는데도 나를 못 믿겠다는 거냐고?”

“그럼 수현 씨 보내줄 수 있어?”

“당연하지. 그건 내가 약속한 거잖아.”

“그럼 수현 씨 안전하게 보내고 나서 약속 지켰다고 말해.”

윤아의 요구에 선우는 딱히 뭐라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음식에 별로 손도 대지 않은 윤아를 본 선우는 미간을 찌푸렸다.

“윤아야, 좀만 더 먹어.”

“안 넘어가.”

이렇게 말한 윤아는 아예 숟가락을 내려놓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선우는 그런 윤아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끝내 심각한 문제를 깨달았다.

윤아가 요새 음식을 너무 적게 먹는다는 것이었다.

처음엔 몸이 다 낫기 전이라 입맛이 없어서 그러는 줄 알고 셰프에게 방법이란 방법은 다 동원해 맛있는 음식을 해오라고 했기에 지금 식탁에 올려진 메뉴도 윤아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들이었다.

하지만 윤아는 이를 먹으면서도 전혀 좋아하지 않았고 즐겨 먹는 음식을 보고도 입맛이 돌아오지 않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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