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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2화

윤아는 그 뒤의 말이 훈이가 듣기 부적절한 얘기임을 눈치채고 고개를 끄덕였다.

“네. 시간 될 때 찾아와주세요.”

“네.”

기나긴 복도를 지나 드디어 별장 내부가 보이기 시작했다.

윤아는 저 멀리 하윤의 손을 잡고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 선우를 보았다.

그는 늘 그렇듯 아무 일도 없었던 사람처럼 태연하게 말을 건넸다.

“왔어? 오는 길에 멀미 하진 않았고? 안색이 안 좋아 보여.”

선우는 윤아의 얼굴을 유심히 살피며 걱정스레 물었다.

윤아는 사람을 감금하고 있으면서 뻔뻔하게 말을 걸어오는 그의 모습에 화가 치밀어 저도 모르게 험한 말이 나올 뻔했다.

그러나 목구멍까지 올라온 말은 우진이 얘기해줬던 선우 어머니의 자살에 관한 이야기가 떠오르면서 끝내 입 밖으로 나오진 못했다.

결국 윤아는 아무것도 못 들은 척 고개를 떨구었다.

‘됐어. 말한다고 바뀌는 것도 없는걸.’

그때, 하윤이 윤아에게 달려왔다.

“엄마!”

윤아는 그제야 하윤의 눈시울이 붉은 것을 발견했다. 보아하니 조금 전까지 울고 있었던 모양이다.

“멀미했어?”

그러자 하윤이 울상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엄마가 꿀물 타 줄게. 응?”

“네.”

그래도 다행인 건 선우가 아이는 살뜰히 챙겨준 듯했다.

곧이어 집사처럼 보이는 사람이 다가오더니 자기소개를 했다.

“안녕하세요, 윤아 씨. 전 이곳의 집사, 임춘재라고 합니다. 필요하신 물건이 있으면 말씀해 주세요. 금방 준비해 드리겠습니다.”

그러나 윤아는 여전히 싸늘한 표정으로 그의 인사를 받는 둥 마는 둥 했다.

집사가 마음에 안들어서가 아니라 결국 이곳에 와있는 자신의 처지가 싫어서였다. 그러니 윤아는 자연히 이곳 사람들에게 친절을 베풀 필요를 못 느꼈다. 만약 집사가 그녀의 태도로 인해 기분이 상한다면 그것 또한 선우가 골치 아파야 할 일이지.

아니나 다를까, 윤아의 쌀쌀맞은 반응에 춘재는 머쓱한지 머리를 긁적였다.

‘내가 뭘 잘못 말했나?’

어색한 분위기 속, 선우가 가볍게 웃으면서 말했다.

“험한 길 오느라 다들 지쳤을 테니 올라가 쉴 수 있게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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