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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1화

비행기에 탈 때까지도 수현은 연락이 되지 않았다.

“진짜 어이없어. 윤아는 이런 남자를 왜 좋아하는 거야. 뭘 이런 사람한테 소식을 전하라는 건지. 내가 보기엔 차라리 이선우 씨랑 만나는 게 낫겠어. 적어도 그 사람은 전화를 받기라도 하니까.”

윤아의 상황에 안 그래도 마음이 복잡한데 수현은 연락조차 안 되니 짜증이 폭발해 버린 현아는 핸드폰에 대고 수현의 욕을 잔뜩 퍼부었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수현에게는 윤아가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한은 현아를 몇 년 동안 봐왔지만 그녀가 이렇게까지 낙심하는 모습은 처음이었다.

“진정 좀 해요. 전화를 못 받을 만한 사정이 있겠죠.”

“무슨 사정이요? 전화를 몇 통이나 쳤는데 아무리 바빠도 한 번쯤은 받아야 하는 거 아니에요? 이런 남자는 믿을게 못돼요. 무슨 사정이 있었든 윤아를 만나면 저 인간은 만나지 말라고 해야겠어요.”

주한은 할 말이 있는 듯 입술을 달싹이다 결국 입을 다물었다.

지금으로썬 무슨 말을 해도 소용이 없을 것 같았다. 아무래도 위험에 처한 건 그녀의 단짝친구이고 주한이 아무리 그 감정을 공감한대도 결국 당사자만큼은 아닐 테니.

그리고 사실 현아의 말이 틀린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사람을 살려야 하는 위급한 순간에 도움이 전혀 안 되고 있으니 실망스러운 마음이 들 수밖에. 그것도 이렇게 중요한 순간이라면 말이다.

비행기가 뜨기 전, 스튜어디스가 다가와 핸드폰 전원을 끄길 요구했다.

현아는 아직 포기하지 않았는지 다시 한번 수현에게 전화를 걸어봤다. 하지만 여전히 답은 없었고 들리는 건 반복되는 통화연결음 뿐이었다. 현아는 화가 들끓었지만 윤아의 부탁도 있고 하니 어쩔 수 없이 문자라도 보내야겠다고 생각했다.

현아는 문자가 문제 없이 전송된걸 확인한 후에야 핸드폰을 껐다.

주한은 그런 그녀를 힐끔 보더니 물었다.

“아직도 안 받아요?”

“네.”

현아가 무표정한 얼굴을 하고 말했다.

“문자 보내놨으니 비행기 착륙할 때쯤엔 보겠죠. 아직 도착하려면 한참은 더 걸리니 자고 있었대도 그때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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