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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8화

윤아는 현아의 말을 끊었다.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 끊지 말고 모두 기억해.”

윤아가 이렇게 엄숙한 말투로 말하는 경우는 상당히 드물었다. 현아는 사건의 심각성을 알아채고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

말을 하면서 현아는 혹시나 윤아의 말을 흘려듣거나 잊어버리지는 않을까 통화녹음 버튼을 눌렀다.

“잘 들어. 나 지금 카베네 국제 공항에서 차로 한 20분 거리 되는 럭셔리호텔에 묵고 있어. 입구에는 24시간 편의점이 있고 내 방은 16층이야. 그런데 아마 여기에 오래 머무를 것 같지는 않아. 문 앞에는 두세 명 정도 되는 사람이 지키고 서있고 아마 저녁쯤 되면 다른 곳으로 이동할 것 같아. 내가 여기서 시간을 벌어보긴 할 건데 만약 내가 반항할 능력조차 상실하게 되면 아마 옮겨질 거야, 다른 곳으로. 그렇게 되면 다시 기회 봐서 너한테 연락할게.”

여기까지 들은 현아의 동공이 커졌다. 납치된 거야? 윤아가?

때마침 현아의 상사가 현아를 찾으러 왔다가 현아가 통화 중인 걸 확인하고는 돌아가려 했다.

“잠깐만요.”

현아는 뒤돌아가는 상사를 불러세우고 오라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다. 현아가 맨날 까칠남이라 말하고 다니던 배주한은 그녀의 급해 보이는 제스처에 발걸음을 돌려 다가갔다.

“무슨 일이죠?”

현아는 이내 통화를 스피커로 전환하고 윤아한테 말했다.

“윤아야, 내가 까칠... 아니, 배 대표님한테도 오셔서 들어달라고 했어. 대표님이 나보다 머리가 잘 돌아가니까 분명 도움이 될 거야.”

배주한은 까칠 두 글자를 듣고 아마 뒤에 이어질 말이 까칠남이겠다는 것을 예상했다. 사실 현아한테서 까칠남이란 소리를 들은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저번에 들었을 때는 현아가 절친과 하소연할 때였다. 맨날 자기를 불러 일을 시킨다고 저러니까 연애를 못 한다나 뭐라나... 하지만 오늘 자신을 앞에 두고 실언할 줄이야. 주한이 호칭을 고쳐주려고 입을 열려는 그때 윤아가 빠른 속도로 앞에 했던 얘기를 다시 한번 반복했다. 그 말을 듣고 난 주한의 눈이 가늘어졌다.

“위치 보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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