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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7화

선우는 자리에 미동도 없이 서서 윤아를 바라봤다.

“그럴 필요까진 없어, 윤아야. 그냥 밥 먹는 건데 뭘.”

“됐어, 밥맛 다 떨어져서.”

윤아는 말을 마치고 소파로 곧게 걸어가 누워버렸다. 눈을 감고 아무 말도 하기 싫다는 듯 말이다. 여직원은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몰랐다. 하지만 여자 쪽에서 아예 대화할 의사를 내비치지 않는 걸 보아하니 이번 대화는 실패인 모양인 듯했다.

이상하다... 분명 남자 쪽에서 대화하는 내내 부드럽고 온화했는데 왜 화해가 안 되는 거지? 이상하게 생각하면서도 여자 쪽에서 먹을 의향이 없는 걸 확인한 여직원은 이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전 이만 방해하지 않고 물러나겠습니다.”

말을 마치고 직원은 문 쪽으로 걸어갔다.

“잠시만요.”

선우가 직원을 불러세웠다. 그리고 그는 윤아 앞으로 다가와 감긴 윤아의 눈을 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미안해, 내가 너무 의심이 많았지? 내가 널 의심해서는 안 됐는데... 아까 일은 내가 잘못했어. 일어나서 밥 먹자, 응?”

하지만 선우가 아무리 말을 많이 하고 부드럽게 달래도 윤아는 시체처럼 움직일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윤아야?”

윤아는 미동도 않고 누워있었다.

“아니면 내가 널 테이블로 안아가야겠어?”

윤아의 눈이 번쩍 떠져 마침 선우의 눈과 시선이 부딪혔다. 선우가 이리 가까운 거리에 있는 줄 몰랐던 그녀는 깜짝 놀랐지만 이내 진정했다.

“넌 쓸 줄 안다는 게 그 방법 하나뿐이니?”

선우는 입을 말아 올리며 말했다.

“방법은 무작정 많다고 좋은 게 아니지, 유용하면 되는 거 아닌가?”

윤아는 차가운 얼굴로 선우를 밀치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 혼자 있고 싶어. 네가 다른 사람이 나한테 접근하는 게 무섭다면 빨리 저 여직원 데리고 나가. 이다음에 저 여직원 들쑤실 생각도 하지 말고.”

“그럴 생각 없어. 그저 저 여직원더러 너랑 같이 밥 좀 먹게 하려는 거야. 너 이미 너무 오랜 시간 아무것도 안 먹고 있잖아.”

“나 지금 밥 생각 없어.”

두 사람은 같은 대화를 지겹도록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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