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766화

예를 들자면 지금 남자 쪽에서 여자 쪽을 보는 표정은 어이없는 표정이었고 여자 쪽은 팔짱을 끼고 남자 쪽과는 더 이상 말 섞고 싶어 하지 않는 표정이었다. 아마도 싸우는 모양인데 남자 쪽에서 먼저 문제를 일으키고 지금 사과하는 것처럼 보였다.

아니나 다를까, 윤아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네가 좋다고 하면, 내가 꼭 너랑 밥을 먹어야 해?”

말을 마치고 윤아는 고개를 들어 선우를 봤다. 그러고는 차가운 목소리로 다시 입을 열었다.

“네가 뭔 짓을 한 건지 모르는 건 아니겠지? 이렇게 많은 짓을 벌여놓고 내가 너랑 마주 보면서 평화롭게 밥을 먹어야 해? 아니다, 알아듣기 쉽게 말할게. 만약 날 돌려보내 주지 않으면 이후에 밥 먹을 때마다 다른 사람이랑 먹을 거야. 그게 누구든 설사 길에서 만난 낯선 사람이랑 먹어도 너랑은 절대 안 먹어.”

윤아의 말은 비수처럼 선우의 심장에 꽂혔다. 만약 그들의 언어를 알아듣는 제삼자가 그 자리에 있었더라면 분명 윤아가 한 말들이 너무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여직원은 한마디도 알아듣지 못했다.

아니나 다를까 그녀가 말을 마친 뒤 선우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마음이 놓이지 않는 듯 그 자리에 미동도 없이 서있었다. 윤아는 입술을 말아 올리면서 웃었다.

“아니면 내가 사람과 밥을 먹는 거 자체가 싫은 거야? 좋아, 그럼.”

윤아는 손안의 젓가락을 내려놓고 아예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나와 저 직원이 먹은 것들 다 가져가. 그리고 날 방에 가둬. 되도록 누구도 만날 수 없게, 어때?”

“윤아야.”

선우의 목소리는 정말 별수 없다는 듯한 목소리였다.

“내가 너한테 이렇게까지 하고 싶지 않다는 걸 너도 잘 알잖아. 네 생각에는 네가 밥을 안 먹는 게 네 건강을 다치게 하는 거겠지만 사실 다치는 건 내 마음이야.”

말하며 선우는 앞으로 걸어갔다. 그는 윤아가 내려놓은 젓가락을 다시 손에 쥐고 말했다.

“그냥 사람 찾아서 밥 좀 먹는 거잖아? 뭐 동의하고 말고 할 게 있어? 하지만... 좋기는 저 직원이 널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