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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4화

소영은 수현에게 항상 대범하고 부드러운 이미지만 보여줬지 지금처럼 막무가내로 화를 낸 건 처음이었다.

소영은 어쩔 바를 몰라 얼른 이불을 걷어차고 침대에서 내려왔다.

“수현 씨, 여긴 어쩐 일이야?”

말을 채 하기도 전에 소영은 눈물을 흘리며 수현 쪽으로 냉큼 다가왔다.

“나는 수현 씨가 다시 나 안보는 줄 알았어요.”

수현의 시선이 아래로 향하더니 그녀의 손목에 멈췄다.

“왜 갑자기 이렇게 화를 내는 거야?”

이에 소영은 얼른 해명했다.

“나, 나는 수현 씨가 이제 나랑은 얘기도 안 할 것 같다는 생각에 너무 기분이 잡쳐 있었어. 미안해... 일부러 그런 건 아니야. 나영아, 너 괜찮아?”

나영은 고개를 저었다. 마음속으로 나영을 가식적이라고 욕하면서도 자리를 피했다.

“그럼 전 먼저 나가볼게요. 말씀 나누세요.”

그렇게 나영은 병실에서 나가며 친절하게 병실 문까지 닫아주었다.

소영은 지금이 몇 시인지 몰랐지만 늦은 밤인 것쯤은 알고 있었다. 수현이 이 시간에 찾아올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수현 씨, 혹시 아직도 화났어? 어젯밤에 있었던 일은 다 해명할 수 있어. 밖에 돌아다니는 소문 절대 믿지 마. 나 하태훈이랑 정말 아무 일도 없었어.”

이 말을 들은 수현의 입꼬리가 천천히 당겨졌지만 딱히 대꾸하지는 않았다. 그저 소영을 피해 안에 비치된 의자에 앉았다.

수현이 차가워졌음을 느낀 소영은 불안해지기 시작해 얼른 그의 뒤를 졸졸 따랐다.

“나 못 믿는 거야?”

수현은 느긋하게 물을 한 잔 따르며 여전히 침묵을 지켰다.

소영은 하는 수 없이 그의 맞은편에 앉았다.

“어젯밤에는 어디 갔어?”

소영은 이렇게 말하며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혹시 윤아 씨 찾으러 간 거야? 나도 알아. 수현 씨 아직 윤아 씨 못 잊었다는 거. 근데 5년 전에 수현 씨를 그렇게 모질게 대하던 사람이 지금 와서 수현 씨와 다시 이어진다 해도 결국 또 5년 전처럼 매정하게 버릴 거야. 하지만 나는 달라. 내 마음속엔 수현 씨밖에 없어. 나는 절대 수현 씨를 저버리지 않을뿐더러 수현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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