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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7화

소영은 당황했지만 금방 다시 정신을 차렸다.

진수현은 오늘 밤 그녀를 떠보기 위해 온 게 분명하다.

하지만 소영이 끝까지 잡아떼면 그도 어찌할 수는 없을 것이다.

생각이 정리된 소영은 수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냥 수현 씨가 은혜도 잊고 나한테서 증거 빼내려고 떠보러 온 거잖아. 그래야 윤아 씨한테 돌아가서 얘기해줄 수 있으니까. 수현 씨, 잘 들어. 난 수현 씨가 원하는 대로 해줄 생각 없어. 물에 빠진 수현 씨를 구해줬던 날, 난 하마터면 같이 물에 빠져 목숨을 잃을 뻔했어. 윤아 씨가 뭐 어떻든 그건 내 알 바 아니야. 그런데 내가 힘들게 얻은 것들까지 뺏어갈 생각은 하지 마. 네가 구해준 은혜를 원수로 갚는다 해도 상관없어. 하지만 나한테서 증거 따위를 빼내려는 생각이라면 집어치우는 게 좋을 거야.”

소영이 벌써 눈치채버릴 줄이야.

수현은 조소 섞인 웃음을 터뜨렸다. 역시 예나 지금이나 머리 하나는 잘 돌아가는 사람이다.

그는 긴 다리를 뻗더니 소영의 앞으로 성큼성큼 다가가 눈을 내리깔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강소영. 증거 없으면 내가 널 어떻게 못할까 봐?”

증거도 없는데 뭘 할 수 있겠는가.

소영은 고개를 들어 수현과 눈을 맞췄다.

“내가 그날 수현 씨 목숨을 구한 사람이 아니라는 걸 증명하지 못한다면 적어도 증거 찾을 때까진 내가 네 생명의 은인이야. 윤아 씨가 날 어떻게 비방하든 난 받아들일 수 없어.”

“그래도 그 여자 말을 믿고 싶다면 그렇게 해. 대신 진씨 집안은 의리를 저버린 집안이 되겠지.”

그 말에 수현은 헛웃음을 터뜨렸다. 그 웃음소리는 음산하고 냉기가 가득해 마치 칼바람처럼 소영의 마음을 후벼파며 소름 돋게 했다.

“넌 내가 애초에 널 믿었던 게 고작 진씨 집안 체면 때문이었다고 생각해? 다른 사람들 시선을 의식해서?”

소영은 대답을 하지 못했다.

깊은 바다 같은 수현의 눈빛은 잔잔하고 평온했다. 그러나 바다는 원래 차갑고 매정한 법이기도 하다.

소영은 불현듯 수현도 그런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진씨 집안의 명성을 신경 쓸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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