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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1화

종이에 빼곡하게 적힌 내용을 보고 윤아는 내심 놀랐다.

모두 수현의 필체였다.

‘하룻밤 사이에 이걸 다...’

윤아는 그제야 그의 눈에 다크서클이 자신보다 더 심해 보이는 걸 알았다. 아까는 예전과 같은 멀끔한 모습에 알아채지 못했었다.

계획서를 대충 훑어보고 윤아는 다시 수현에게 돌려줬다.

수현이 당황한 듯 물었다.

“다 본 거야?”

윤아는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수현은 건네받지 않은 채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렇게 빨리. 자세히 보긴 했어?”

“봤다니까.”

윤아의 심드렁한 반응에 수현은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지만 그래도 애써 웃으며 물었다.

“이 설계도가 당신 마음에 안 들어?”

윤아는 싱긋 웃으면서 그를 보고 말했다.

“밤새 사람 찾아 설계도 그리느라 고생하셨네요.”

수현은 아무 말 없이 그녀를 조용히 바라보았다. 수현은 그녀가 진짜로 자신이 직접 그린 설계도를 알아보지 못한 건지, 아니면 그저 자신을 화나게 하려고 그런 말을 하는 건지 알 수 없었다.

수현은 더 이상 설명하지 않고 설계도를 두 아이에게 보여줬다. 윤아는 의아했다. 이 설계도는 자신이 밤새 만든 거라고 얘기할 줄 알았는데 수현은 티를 내지 않았다.

대신 어린 딸이 수현의 조력자로 나섰다.

“와. 이거 다 아저씨가 그린 거예요?”

윤이는 빼곡하게 그린 설계도를 보면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윤아는 지끈거리는 이마를 짚으며 딸을 쳐다봤다.

‘내 딸 이거 진짜 엑스맨인 거 아니야?’

수현은 윤이의 질문이 맘에 든 듯 입꼬리가 올라갔다. 그는 윤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대답했다.

“그래. 다 이 아저씨가 그린 거란다.”

“우아.”

무엇을 그린 건지도 모르고 빼곡한 그림을 보면서 윤이는 감탄하고 있었다.

“고독현 아저씨. 정말 대단해요!”

딸에게 칭찬받은 수현은 처음 느끼는 감정에 어쩔 줄 몰라 했다. 구름을 나는듯한 기분이란 게 이런 건가.

“윤아, 아저씨가 그린 그림 잘 보면 안에 뭐든 다 있어. 만약에 윤이라면 이런 집에서 살고 싶어 할까?”

“네! 저는 좋아요!”

윤이는 신나서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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