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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7화

“수현 씨의 애를 낳는다고요?”

소영은 너무 놀라서 말이 안 나왔다.

“엄마, 내가 무슨 수로 수현 씨의 애를 낳아요? 지금 나를 만나려고도 안 해요. 오늘 나를 보는 눈빛이 너무 무서웠다고요!”

유지혜는 한심하다는 듯 딸을 보며 말했다.

“뭐 그렇게 놀라? 너 강씨 집안 딸 맞아? 이까짓 일로 그렇게 호들갑 떨면 어떡하니?”

“그래도...”

“누가 뭐래도 너는 수현의 생명의 은인이야. 이건 변하지 않는 사실이야. 거봐, 그런 일 있어도 여전히 너한테 뭐라고 하지 못하잖아. 그러고 보니 수현이 정말 참 괜찮은 애야. 나 같았으면 ...”

지혜는 말끝을 흐리다 말이 없어졌다. 그러다 이내 다시 딸의 이야기로 넘어갔다.

“네가 지금 윤아랑 비하면 아이만 없다 뿐이지 꿀리는 게 뭐가 있어. 그래서 수현이 지금 그러는 거야. 생명의 은인인데 네가 아이까지 가져봐. 걔가 누구한테 가겠어?”

소영은 가만히 듣고만 있었다.

“너도 참 애가 순진한 거야 바보인 거야? 너랑 수현이 약혼하지 않았지만 예나 지금이나 남자는 다 똑같아. 애만 가지면 다 결혼하게 돼 있어. 수현이가 안 한다고 해도 그 집안에서 가만있지 않을 거야.”

소영은 입술을 깨문 채 차마 엄마에게 얘기를 꺼내지 못했다.

한참 딸의 대답을 기다리던 지혜는 말이 없는 소영을 보면서 얼굴을 찌푸렸다.

“얘는 참, 뭐라 말 좀 해. 엄마 숨이 넘어가겠다.”

“나... 생각 안 해본 건 아닌데, 그럴 기회가 없었어요.”

딸의 말뜻을 알아차린 지혜는 놀라서 물었다.

“뭐? 그동안 한 번도 없었어?”

소영은 내키지 않았지만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옆에 그렇게 오래 있었는데, 한 번도 그럴 기미가 안 보이던?”

“네, 없었어요...”

“그럴 리가, 너...”

“없다고요!”

끈질긴 추궁에 소영은 자존심이 상해서 소리를 빽 질렀다.

모녀 사이에 정적이 흐르고. 지혜는 할말을 잃었다. 그녀는 수현이가 다른 남자들과 똑같은 줄 알았다. 수현은 우수한 남자였다. 하지만 아무리 우수한 남자도 여자에게 눈길이 가기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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