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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5화

오는 길에 수현은 생각나는 시설은 거의 다 얘기했다. 핸드폰 너머의 민재도 일단 그가 불러주는 대로 모두 받아 적었다. 민재는 설계 얘기가 나오면서부터 노트를 준비하고 녹음기도 같이 켜서 녹음하고 있었다.

“일단 여기까지고. 생각나는 대로 다시 알려줄게요. 나머지는 건축사보고 보완하라고 해요.”

“네, 알겠습니다. 대표님.”

민재가 뭐라고 묻기도 전에 전화는 끊겼다. 그제야 그는 정신이 들었다.

‘잠깐만, 집을 설계한다고 들은 것 같은데? 내가 잘못 들었나. 집안에 이런 걸 설치한다고?’

통화를 마치자 차도 마침 멈춰 섰다.

“대표님, 도착하셨습니다.”

“네.”

수현은 피고한 목소리로 대답한 후 핸드폰을 넣고 차에서 내렸다.

차에서 내린 수현의 머릿속에는 온통 집에 대한 생각뿐이었다. 빼먹은 건 없는지 고민하다 그냥 빨리 집에 가서 바로 확인하는 게 나을 거라 생각했다.

차 안에서는 자신이 생각나는 대로 비서에게 분부했지만 아버지로서의 경험이 없던 그는 그냥 평소 주위에서 들은 대로 얘기했을 뿐이었다.

전에 접해보지 못해서 그는 모르는 게 많았다.

'그냥 집에 가서 자료를 찾아보고 다시 정리하자.'

수현은 설계도를 그려줄 사람을 찾으려다 이내 집 설계를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게 불안해졌다.

짧은 몇 걸음 동안 수현의 생각은 수십 번 바뀌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뒤로 줄곧 그림자 하나가 따라오고 있었지만 너무 깊이 생각에 빠진 바람에 그는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그의 빠른 걸음에 따라오던 그림자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그의 이름을 불렀다.

“수현 씨.”

수현이 발걸음을 멈추자 그림자의 주인은 숨을 고르며 그의 앞에 섰다.

얼굴을 확인한 수현의 눈빛이 싸늘해졌다.

“여긴 왜 왔어?”

차가운 수현의 목소리에 소영은 문자를 몰래 지운 일을 그가 알아챈 건 아닐까 불안했다.

사실 병실 밖에서부터 그녀는 걱정이 되었다. 수현과 윤아 두 사람이 얘기를 나누게 되면 알아채는 건 시간문제였다. 소영은 그가 윤아에게 묻지 않기를 바랐지만 지금 자신을 바라보는 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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