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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3화

아무것도 모르는 앨리스는 기분 좋게 주문을 계속했다.

“윤이 훈이는 아직 어리니까 안 매운 탕이 좋겠지? 근데 난 매운 탕으로 먹고 싶으니까 반반으로 하는 거 어때?”

앨리스는 윤아가 한참 동안 대답이 없자 말을 멈추고 고개를 돌렸다. 윤아는 넋이 나간 사람처럼 멍하니 그녀의 핸드폰 화면을 쳐다보고 있었는데 뭔가 생각에 잠긴 듯 보였다.

“윤아야?”

윤아는 앨리스가 손을 휘적이자 그제야 정신이 들었다.

“무슨 생각 해? 밥 먹으러 와서 무슨 멍을 그렇게 때려. 설마 여기까지 와서 일 생각 하는 건 아니지?”

윤아는 앨리스를 보며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묻고 싶은 말이 턱 끝까지 올라왔지만, 꾹 참는 듯 보였다.

“미안해. 너...”

“뭘 또 미안하대.”

앨리스가 손을 뻗어 윤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우리 사이에 미안할 게 뭐가 있어. 난 네가 일을 너무 열심히 하는 것 같아서 힘들까 봐 걱정되는 거야. 밥 먹을 땐 일 생각 하지 말고 즐거운 생각만 해.”

하긴, 밥 먹으러 와서까지 딴생각하는 건 아닌 것 같긴 하다. 윤아는 밥을 다 먹고 나서 방금 그 프로필 사진에 대해 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방금은 그저 찰나여서 잘못 봤을 가능성도 다분했다.

윤아는 그저 앨리스도 고독현 밤이라는 사람의 카톡이 있는 거라면 어떻게 추가하게 된 건지 궁금했다.

“훈이, 윤이. 뭐 먹고 싶은 거 있으면 더 시켜.”

그러자 두 아이도 쪼르르 앨리스의 곁으로 다가가 메뉴를 열심히 보기 시작했다. 윤아는 딴생각에 잠기지 않기 위해 메뉴 선정에 더 집중했다.

밥을 먹는 와중에도 앨리스는 참지 못하고 핸드폰을 들어 복스럽게 먹고 있는 아이들을 찍었다. 그리고 중간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케이크를 사주기 위해 나갔다 오기까지 했다.

저녁을 다 먹으니 어느새 밤 아홉 시가 다 되었다.

두 아이는 배가 부른지 윤아의 양쪽 팔에 매달려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아이고. 이 귀요미들. 난 언제쯤 이렇게 귀여운 아이를 가질 수 있을까.”

앨리스가 부러운 듯 말했다.

윤아는 그런 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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