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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8화

“생각 정도는 해도 괜찮아요. 예쁘고 똑똑한 여자를 좋아하는 건 당연한 일이니까요. 어서 돌아가서 일이나 해요.”

안경남은 하는 수 없이 우울한 마음을 뒤로 한 채 무거운 발걸음으로 터덜터덜 돌아갔다.

민우는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는 다시 자기 일에 몰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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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현은 윤아를 끌고 인적이 드문 골목으로 향했다.

초반에는 안간힘을 쓰며 버둥거리던 윤아도 쇠사슬같이 그녀의 팔을 단단히 붙잡고 있는 수현의 커다란 손에 완전히 의욕을 잃어버렸다.

윤아는 결국 괜한 힘을 빼는 대신 그가 가려는 데로 끌려가기를 선택했다.

윤아가 조용해지자 수현도 그녀의 기분이 신경이 쓰였던 건지 얼마 안 가 발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렸다.

숨 막히는 적막 속, 두 사람의 시선이 잠시 공중에서 맞물렸다. 이윽고 윤아의 시선은 천천히 밑으로 내려가 단단히 붙잡힌 자신의 손목으로 향했다.

“이제 좀 놔주지?”

그녀의 목소리는 냉정하고 명확했으며 소름 끼치게 차가웠다.

이런 윤아의 모습에 수현은 미간을 구겼다. 그는 손목을 풀어주는 대신 더 힘을 주어 단단히 붙잡았다. 그러고는 앞으로 두 걸음 다가가 그녀와의 거리를 좁혔다.

“할 말 있어.”

수현이 다가오자 순식간에 그의 서늘한 체향이 윤아를 감쌌다.

기억 속의 그 냄새와 똑같았다.

윤아는 무의식적으로 얼굴을 옆으로 돌려 그와 눈을 마주치려 하지 않았다.

“그래. 할 말 있으면 해.”

윤아의 짜증스러운 말투와 귀찮은 듯한 태도에 수현은 가슴이 꽉 막힌 듯 답답해 났다. 하지만 오늘 꼭 해야만 하는 말이다.

“아까 내 핸드폰 무음 모드 해지할 때, 알림 뜬 거 봤었지?”

수현이 이걸 물어볼 줄 몰랐던 윤아는 당황한 듯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코웃음을 쳤다.

“그럴 리가. 난 네 사생활에 관심 없어.”

“그래?”

수현의 시선이 그녀에게 단단히 고정되었다.

“못 봤다고?”

“응.”

윤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못 봤어. 그러니까 이제 나 좀 놔주지?”

그러나 수현은 곧바로 윤아를 차가운 벽으로 밀어붙인 후 그녀의 손을 포박했다. 그러고는 이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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