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이 학교 이름을 말하자 민재는 얼른 내비게이션 앱을 열어 검색했다.“찾았습니다. 윤아 아가씨 회사 근처에 있어요.”수현은 민재가 가리킨 지도를 한 눈 보았다.“윤아 아가씨 회사는 여기 있고요. 학교는 여기 있어요.”수현은 핸드폰 지도를 보면서 두 아이의 모습을 떠올렸다. 그리고 자신과 흡사한 눈매를 떠올리며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잠시 후, 그는 시선을 거두었다.“올라가죠.”-이튿날.윤아는 두 아이를 데리고 학교에 갈 때 학교 근처에 검은색 차 한 대가 서 있는 것을 미처 주의하지 못했다. 차 외관이든 창문이든 온통 검은색이었다.아이를 데려다주는 차가 아주 많았기 때문에 윤아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그녀는 아이들을 학교 앞까지 데려다준 후, 아이들은 윤아에게 안녕하고 인사했다.윤아가 몸을 굽히자 아이들은 그녀의 얼굴에 뽀뽀했다.“엄마, 안녕.”“얼른 들어가.”그녀는 아이의 두 가방을 밀며 학교에 들여보냈다.아이들이 들어간 후, 윤아는 그제야 몸을 일으켜 떠날 준비를 했다.검은색 차를 지날 때 갑자기 뭔가 느껴진 듯 걸음을 멈추고는 그 차를 보았다.하지만 밖에선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지금 밖엔 햇빛이 강했기 때문에 검은색 차는 별로 이상해 보이지 않았다. 그저 이곳에 세우고 있을 뿐이었다.윤아는 선홍색 입술을 꾹 다물었다.설마 착각일까?아까 차를 지날 때 시선이 그녀에게 닿은 것을 느꼈다. 하지만 지금은 별로 이상한 점이 보이지 않았다.두 아이에겐…위험이 없겠지?생각해 보니 그랬다. 학교 안에 있는데 당연히 위험하지 않을 거다.이렇게 생각한 윤아는 얼른 떠났다.그녀가 완전히 떠난 후, 검은색 차의 창문이 조금 내려가더니 잘생긴 얼굴이 나타났다.수현은 이젠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 거리를 담담하게 보며 얇은 입술을 꾹 다물었다.운전석에 앉은 민재는 이를 보더니 참지 못하고 한숨을 내쉬었다.“윤아 아가씨께서 경각성이 참 높으시네요. 저희가 그저 앉아 있기만 했는데 알아채신 것 같더군요. 들키지 않아서
학교 교장이 직접 나와 수현을 접대했다.사실 수현이 그들 학교에 온다는 것을 들었을 때 교장은 아주 놀랐었다.교장은 수현처럼 상업계 성공인은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수현이 학교 환경을 참관하러 온다는 소식에 많이 놀랐었다.수현이 결혼을 했다거나 아이를 낳았다는 말을 들은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이런 의혹이 생긴 후, 그의 아내는 이렇게 말했다.“아이가 있든 없든 아마 미래를 위해 준비하는 걸 수도 있잖아요. 재벌 집에선 뭐든 미리미리 준비하잖아요. 그러니까 너무 많이 생각하지 말아요. 그냥 참관하러 오는 거니까 당신이 할 일만 열심히 해요.”아내의 말을 들은 후, 교장은 지금 웃으며 수현을 학교 곳곳에 안내하며 그의 참관을 도왔다.“저희 학교 환경은 실은 아주 좋습니다. 만약 대표님께서 이제 아이를 가지게 되신다면 저희 학교를 한번 고려해 보세요.”하지만 그가 아무리 곁에서 뭐라고 말해도 수현의 표정은 차갑고 평온했는데 마치 이런 것에 관심이 없는 듯했다.교장은 그의 표정을 보며 속으로 생각해 보았다.‘설마 학교가 마음에 안 드나?’곁에 있던 민재는 알고 있었다. 사실 수현은 학교를 참관하러 온 게 아니었다. 그는 여기에 관심이 없었다. 그래서 민재는 어쩔 수 없이 교장에게 말했다.“교장님, 여기 환경이 제법 좋네요. 그런데 강의 분위기가 어떤지 잘 모르겠어요. 한번 봐도 될까요?”“그럼요.”교장은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히 되죠. 제가 안내하겠습니다.”교장은 직접 수현 일행을 데리고 교실 방향으로 갔다.이때 아직 수업 시간이 되지 않아 많은 아이들은 금방 교실에 도착했다. 심지어 어떤 아이들은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지금은 아이들의 자유 활동 시간입니다. 하지만 몇몇 선생님들이 지켜보고 있어요. 자유 활동 시간에도 다른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확인하고 있어요.”교실에 들어간 후, 수현은 고개를 들어 샅샅이 살펴보았다. 하지만 한바퀴 둘러봐도 익숙한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그는 차갑게 시선을 거두었다.민재는 수현의 뜻을
“여보, 이 두 아이가 진씨 그룹 대표와 닮지 않았어요?”이 말을 듣자 교장은 흥미롭다는 듯 한눈 보았다. 이렇게 말하지 않을 때는 잘 몰랐지만 아내가 한마디 하니 눈매가 진 대표와 많이 닮은 것 같았다.“진짜 닮았네요.”“설마 진 대표 사생아 아닐까요?”“에이, 그런 헛소리하지 마요. 진 대표가 무슨 사생아가 있겠어요? 결혼도 안 한 사람인데.”“하긴 그래요. 전에 떠돌던 소문 있잖아요. 애를 성형 시켜 진씨 집안에 들어가려고 했던 일 말이에요. 이런 일도 성공하지 못했는데, 그리고 이 세상에 비슷한 사람 있는 것도 정상이고요. 굳이 그분 핏줄이 아닐 수도 있어요.”교장은 곁에서 아내의 말을 들으면서 참지 못하고 또 스크린을 한 눈 보며 속으로 생각했다.‘이 아이들은 성형한 것과 정말 다르네. 진짜 닮았어.’물론 이런 말은 수현의 앞에서 할 수 없었다. 지금 수현이 아이들을 보며 움직이지 않는 걸 보니 아마 그도 이런 생각을 하는 건 아닐까?수현은 계속 두 아이를 보다가 그들을 향해 걸어갔다.“대표님.”교장은 이를 보더니 따라가려고 했지만 이때 민재가 막아섰다.“교장님, 대표님께서 아이들이 너무 귀여운 걸 보고 인사하려나 봅니다. 설마 이것도 동의하지 않으십니까?”“하지만…”교장의 얼굴엔 주저하는 표정이 자리를 잡았다.“학교 룰을 놓고 말한다면 타당하지 않아요. 두 아이에겐 낯선 사람이나 마찬가지니까요.”“잘못 말하셨습니다.”민재는 그의 말을 지적했다.“낯선 사람이 아닙니다.”말이 끝나자마자 수현은 두 아이의 앞에 다가갔다. 놀고 있던 윤이가 갑자기 고개를 들더니 온 사람이 수현임을 보자 눈빛이 밝아졌다.“예쁜 아저씨다!”윤이는 훈이 옷소매를 잡아당기며 말했다.“오빠, 윤이가 저번에 말했잖아. 비행기에서 예쁜 아저씨를 봤다고.”이 말을 듣자 훈이는 고개를 들어 수현과 눈을 마주쳤다.첫눈에 훈이는 그를 알아봤다. 공항 화장실에서 문을 열어주었던 아저씨라는 것을. 그때 수현은 통화하고 있었지만 훈이를 도와주었다.훈이는
“아저씨, 아저씨가 왜 여기에 있어요?”저번에 비행기에서 만난 후로 귀국한 다음 한 번도 만나지 못했으니 지금 여기에서 갑자기 수현을 만나게 되니 윤이는 아주 놀라웠다.수현은 아이의 귀여운 말투를 듣자 참지 못하고 입꼬리를 올렸다.평소에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랐고 또 애교도 많이 부린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라이브 방송 때와 정말 똑같았다. 똑똑한 귀염둥이였다.“학교 참관하러 왔다가 너희들을 만나네.”수현의 시선은 훈이를 훑고 지났다.아이는 애교가 많지 않았고 윤이처럼 친근하게 행동하지도 않았다. 심지어 그가 몸을 굽힌 후, 아이의 눈빛에선 방비 상태로 들어선 것이 보였다. 그리고 티 나지 않게 윤이의 작은 손을 잡았다.그가 다가오는 것을 반기지 않는 듯했다.하지만 수현은 화가 나지 않았고 오히려 훈이에게 칭찬해 주고 싶었다.“네? 예쁜 아저씨가 학교를 참관하러 왔어요? 아저씨 결혼했어요? 아기도 있어요?”윤이는 호기심이 많았다. 그래서 여러 가지 물음을 제기했다.수현은 눈썹을 올리며 이 물음에 어떻게 대답할지 몰랐다.한참 후, 그는 자신을 경계하는 훈이를 보더니 말했다.“예쁜 아저씨라고 하지 말고 다른 거로 바꿔봐. 고독현 아저씨, 어때?”“고독현 아저씨?”“고독현 아저씨라고요?”이때 두 아이는 모두 놀랐다. 아마 믿기 어려웠을 거다. 평소 라이브 방송에서 선물을 보내던 고독현 밤이 바로 그였을 줄은 생각하지 못했을 거다.수현은 눈썹을 올리며 말했다.“안 닮았어?”두 아이는 대답하지 않았다.“아니면 고독현 아저씨를 믿지 않는 거야?”말을 마치고 그는 핸드폰을 꺼내 자신의 계정에 들어가 두 아이에게 보여주었다.핸드폰을 건넬 때 윤이는 가까이 다가와 보았다. 다 본 후, 아이는 환호성을 지르며 수현을 끌어안았다.“고독현 아저씨!”윤이를 절반쯤 안고 고개를 들 때 여전히 원래 자리에 서 있는 훈이를 보더니 수현은 눈썹을 올렸다.‘정말 경계심 높은 녀석이네.’“넌 안 봐?”그는 물었다.이 말을 듣자 훈이는 그를 한
“네, 좋아요!”교장은 멀찍이 서서 그들이 즐겁게 대화를 나누는 모습에 탄식했다. 그러면서 마음속의 의혹은 점점 커졌다. 그는 시선을 민재에게 돌리며 물었다.“이 비서님, 저분들 무슨 사이예요?”민재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맞춰봐요.”교장: “…”어떻게 감히 맞추겠나.-정당한 명분이 없었고 아이들이 수업을 들어야 하기 때문에 수현은 그들과 이십 분만 있다가 떠났다.차에 오른 후, 그의 기분은 눈에 띄게 좋았다.민재는 이를 보자 보온병을 그에게 건넸다.“대표님, 날씨가 추우니 따뜻한 걸 드시면서 위를 챙기세요.”기분이 좋았기 때문에 민재가 보온병을 건넬 때 거부하지 않고 받아서 몇 모금 마셨다.보온병엔 우유와 오트밀이 들어 있었다. 민재가 특별히 수현을 위해 만든 거였다. 온도도 적당하니 마신 다음 위가 따뜻할 거다.아마 기분이 좋은지 수현은 몇 모금 마신 후에야 병을 그에게 건넸다.“대표님, 더 마시는 건 어때요? 몸에도 좋고 또 지금 대표님께선…혼자가 아니잖아요.”이 말을 듣자 보온병을 들고 있던 수현의 손이 멈칫했다. 그는 눈을 내리깔며 민재의 말을 소화하는 듯했다.잠시 후, 그는 고개를 들고 가볍게 웃었다.“그렇죠.”민재는 놀란 얼굴로 수현을 바라보았다.이렇게 오랫동안 수현과 함께 일하면서 그가 마음속으로부터 기쁜 웃음을 짓는 건 정말 오랜만에 보았다. 집안 어르신이 돌아가신 후, 그는 늘 자신의 마음을 봉쇄한 상태였다.지금 이 상태라면 드디어 천천히 마음을 열기 시작하는 건가?민재는 수현이 천천히 보온병을 들고 다 마시는 것을 본 후에야 보온병을 거두었다.그는 뚜껑을 닫으면서 말했다.“아까 대표님께서 아이들과 계실 때의 장면이 너무 아름다웠어요. 그리고 정말 닮았어요. 그래서 사진을 찍어 뒀어요.”이 말을 듣자 수현의 표정은 조금 변했다.“사진이요? 보내 봐요.”민재는 사진을 수현에게 보냈다. 수현은 사진을 클릭해 한 눈 본 후, 또 입꼬리를 올렸다.민재는 앞에서 또 말을 이었다.“아까 즐겁게
오후, 윤아는 평소와 같은 시간에 아이들을 데리러 갔다.그들을 픽업하고 학교에서 나올 때 그녀는 또 아침에 보았던 검은색 차를 발견했다.검은색 차는 자리를 이동했지만 여전히 조용히 세워져 있었다.어쩌면 학생 부모의 차일 수 있었다. 아침엔 너무 많이 생각한 것 같았다.요즘 너무 바쁘다 보니 차를 살 시간도 없었다. 하지만 걸어서 가는 데 시간이 너무 많이 들었기 때문에 차를 사야겠다고 생각했다. 아니면 아이들을 픽업하는데 많이 불편할 것 같았다.앞으로 아이들한테 들어가는 돈이 많고 또 차는 그저 교통수단일 뿐이니 너무 비싼 걸 살 생각은 없었다. 예산은 한 사천만 원 이하였다.윤아는 물건을 보는 속도가 아주 빨랐다. 아주 빠르게 가성비가 좋은 차를 검색해 냈고 내일 시간 내 매점에 가서 사용해 볼 생각이었다.시간이 적당할 때 윤아는 아이를 재촉하여 자게 했다. 아이들도 매우 말을 잘 들었고 얼른 방에 돌아갔다.윤아는 창가에 가서 커튼을 닫으려고 했다. 그런데 마침 이때 아래층 길거리 가로등 곁에 검은색 차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낮에 학교에서 보았던 그 차와 똑같았다.커튼을 닫던 윤아의 손은 멈칫했다. 그녀는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어두워서 잘못 본 걸까? 아니면 그녀의 착각인가?왜 이 검은색 차가 낮에 학교에서 봤던 차랑 같다는 생각이 드는 걸까?윤아는 의심스러운 마음으로 다시 유심히 보려고 했을 때 핸드폰에서 알림 메시지가 떴다. 핸드폰을 꺼내 한눈 보자마자 자리에 경직되어 서 있었다.그녀에게 메시지를 보낸 건 이미 이웃 리스트에 오래 있었지만 톡을 하지 않았던 ‘고독현 밤’이었다.저번 이후, 둘은 더는 연락하지 않았다. 윤아는 비록 돈을 돌려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상대방이 답장하지 않으니 질척거리며 카드 번호를 알려달라고 할 수도 없었다.하지만 그는 지금 갑자기 자신한테 메시지를 보냈다.윤아는 그와의 채팅장에 들어가 그가 보낸 톡을 보았다. 아주 간단한 인사였다.[안녕하세요.]너무 오랫동안 톡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고독현 밤 님?][네. 언제 시간 되십니까? 한 번 만나죠.]이번에 돌아온 답장은 꽤 길었지만 그의 제안에 윤아는 미간을 찌푸렸다.만나자고?송금만 하면 되는 일인데 굳이 만나야 하나?[제가 그냥 계좌로 보내드리면 안될까요?][현금만 받습니다.][...][갚기 싫으시면 그래도 괜찮습니다.]이 말에 윤아는 사실 상대방도 돈을 받을 필요가 없다는 걸 눈치챘다. 그저 이런 방식으로 윤아가 포기하게 만들려는 거겠지.하지만... 그녀는 그 돈을 받고 싶지도 않았다.생각 끝에 윤아는 답장을 보냈다.[어디서 볼까요?]드디어 허락하는 윤아의 말에 수현은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의 얇은 입술은 심통이 난 듯 가로로 길게 늘어졌다.그는 핸드폰을 거두고 더 말하지 않았다.앞에 있던 민재는 순간 오싹한 기운에 그를 바라봤다.“대표님. 무슨 일이세요?”“출발.”그러나 돌아오는 대답은 수현의 차디찬 한마디였다.민재는 무슨 영문인진 모르지만 그의 말대로 차를 운전했다.한편, 윤아는 한참을 기다려도 오지 않는 답장에 의아해 났지만 다그치지는 않았다. 장소가 정해지면 어련히 알아서 답장이 올테니.상대방이 급하지 않으면 윤아도 급할 일이 없었다.여기까지 생각한 윤아는 핸드폰을 내려놓더니 또 뭔가 생각난 듯 다시 창가로 향했다.그녀는 전에 검은 차가 세워져 있던 자리에 차가 없어진 걸 확인했다. 휑한 땅에 가로등 불빛 아래 길게 늘어진 나무의 그림자만 보일 뿐이다. 마치 방금 본 검은 차는 그녀의 환각이라고 말하고 있는 듯 말이다.윤아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고 커튼을 쳤다._이튿날.윤아가 세안을 마치고 방 밖으로 나가자 거실에는 선우가 와 있었다.윤아가 나오자 그는 소파에서 일어나더니 그녀를 보며 싱긋 웃었다.“윤아야, 일어났어?”오랜만에 보는 선우의 다정한 미소, 따뜻한 눈길이다.윤아는 선우를 발견하고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머리를 끄덕였다.“좋은 아침. 무슨 일이야?”“생각해 본다고 했잖아. 시간이 꽤 흘렀으니 지금쯤이면 생각을 마쳤을것
윤아가 바로 그 말을 꺼낼 줄은 몰랐던 선우는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 그리고 잠시 후에 어쩔 수 없다는 듯 그녀를 바라보았다.“그럼 오늘은 내가 데려다주게 해주면 안 될까?”윤아는 오늘 그와 제대로 얘기할 예정이니 마지막으로 한 번만 허락해 주는 건 괜찮을 것 같았다.“그래.”아이들이 학교로 가는 길에 윤아는 유독 말이 없었다. 반면 하윤, 서훈이는 가는 길 내내 재잘재잘 말이 끊이질 않았다.선우도 가만히 그들의 얘기를 들어줬다.학교에 도착해서는 심지어 직접 내려 두 아이를 배웅해 주기도 했다.윤아는 옆에서 그런 선우를 가만히 지켜보다 순간 어디선가 느껴지는 날카로운 시선에 고개를 돌렸다.그녀는 저도 모르게 시선이 느껴지는 곳을 향해 바라봤다.어제 봤던 그 검은 차.윤아는 멈칫했다. 어제 본 게 착각이었다면 오늘도 그럼 착각이란 말인가?윤아는 직감적으로 뭔가 이상함을 감지했다.그녀는 곧바로 발걸음을 돌려 차를 향해 걸어갔다.“윤아야.”그러나 뒤에서 그녀를 부르는 선우의 목소리에 윤아는 정신이 돌아왔다.“왜 그래?”윤아가 한 곳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걸 보고 따라온 것 같았다. 그는 윤아의 곁으로 와 그녀의 시선이 닿은 곳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검은 차를 발견한 그는 갑자기 행동을 멈추더니 천천히 눈을 가늘게 떴다.“아무것도 아니야...”윤아는 그제야 현실을 자각하고 고개를 저었다.그녀는 아직 그냥 직감일 뿐인 이 일을 경솔하게 선우에게 말할 생각은 없었다. 그녀의 촉이 틀렸을 수도 있지 않은가?게다가 학교 문 앞에 주차된 차다. 그 말은 학교 측에서 막지 않았단 말이다. 달리 이상한 짓을 한 것도 아니니 그저 이 학교 학생의 학부모일 가능성도 크다.시선이 느껴졌던 건...윤아는 입술을 앙다물고 미간을 찌푸렸다.“회사 가봐야 하지 않아? 먼저 가. 난 회사가 여기서 멀지도 않으니까 걸어가면 금방이야.”“심윤아.”선우가 미간을 찌푸리며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싫단 뜻이었다.윤아는 그래도 고집스레 그를 보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