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아는 두 아이를 데리고 방에 돌아가 옷을 갈아입었다.그녀가 간 후, 선우는 티 나지 않게 앨리스를 한눈 보았다.“오늘 어땠어요?”주동적으로 물어보는 선우를 보자 앨리스는 조금 어리둥절했다.“네?”앨리스가 자신의 말을 알아듣지 못한 것을 보자 선우는 어쩔 수 없이 말을 보탰다.“어젯밤.”이 말을 듣자 앨리스의 안색은 조금 변했다.“어젯밤 일이라고요? 선우 씨가 어떻게 알았어요? 설마 윤아가 알려준 건가요?”어젯밤에 자신이 남자의 방문 앞에서 지킨 것을 선우가 알고 있다고 생각하자 앨리스의 표정은 순간 안 좋아졌다. 그녀는 참지 못하고 화를 냈다.“윤아 왜 그래요? 같이 살더라도 우리는 여전히 자유로운 상태라고 분명 말했는데. 상대방의 일에 간섭하면 안 되는 거 아니에요? 왜 내 일을 선우 씨에게 말했어요?”폭발해 나온 원망에 선우는 멈칫했다. 앨리스를 시험한 게 윤아에게 이렇게 큰 폐를 끼칠 줄 몰랐다.하지만...앞으로 앨리스가 그 남자와 계속 얽힌다면 윤아를 앨리스랑 살게 둘 수는 없었다.자칫하면 큰일이 벌어질 것이다.이렇게 생각한 금테 안경 아래에 숨겨진 선우의 눈동자엔 뭔가 날카롭게 스쳐 갔다. 그는 아직도 원망하고 있는 앨리스를 보며 비아냥거리 듯 입꼬리를 올리고는 말했다.“앨리스, 지금 윤아랑 함께 살고 있잖아요. 새벽에 뛰쳐나갔으니 윤아도 걱정된 마음에 그랬어요.”앨리스는 자신의 머리를 감싸면서 머뭇거리는 표정을 지었다.“윤아가 날 걱정하는 건 당연히 알죠. 하지만 전 지금 성인이잖아요. 저도 제 생각이라는 게 있는데 정 걱정되면 메시지라도 보내면 안 돼요? 왜 하필 내 일을 다른 사람한테 알려주는 건데요?”선우는 입술을 꾹 다물더니 담담하게 말했다.“내가 앨리스한테 좋은 인상을 주지 못했네요.”이 말을 듣자 앨리스는 아까 자신의 말이 선우의 미움을 살 수 있다는 것을 갑작스럽게 깨달았다.그녀는 정신을 번뜩 차리고 사과했다.“미안해요. 선우 씨 탓하려는 게 아니라 그냥...전 그냥 조금의 자유를 원했을 뿐이
앨리스의 안색은 순간 변했다.원래 윤아에게 그 남자가 사과하러 왔다는 말을 하고 싶었지만 아까 선우의 말을 들은 후, 알려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생각을 정리한 후, 그녀는 머쓱하게 웃었다.“아, 아무것도 아니야.”이 말을 듣자, 윤아의 얼굴엔 의심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다.“돌아온 다음 나한테 전화 걸었잖아. 할 말 있는 거 아니었어?”“응, 맞아.”앨리스는 황급히 설명했다.“그땐 욱해서 할 말이 있었던 거야. 그런데 지금은 없어.”윤아는 눈썹을 위로 올렸다.“정말 그래?”앨리스는 연이어 고개를 끄덕였다.비록 앨리스를 안 지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그녀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거짓말할 때 그녀는 거의 숨기지 못했다. 시선이 이리저리 떠돌고 고개를 끄덕일 때도 마치 병아리가 쌀을 쪼아먹는 듯했다.그래서 이런 그녀의 모습을 보고 윤아는 그녀가 거짓말을 한다는 것을 첫눈에 알아보았다.아마 알려주고 싶지 않아서겠지.윤아는 속으로 한숨을 내쉰 다음 더는 묻지 않았다.앨리스는 또 계속 고개를 끄덕였다.윤아는 앞치마를 두르고 고기를 자르려고 했다. 앨리스는 곁에서 그냥 보기 머쓱해 얼른 다가갔다.“내가 도와줄게.”만약 평소라면 윤아는 아마 칼을 앨리스에게 주었을 것이다.하지만 앞으로 그녀가 할 말을 생각하니 윤아는 칼을 건네지 않고 직접 잡고 있었다.“내가 하면 돼.”“그래.”앨리스는 곁에 서서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이런 앨리스의 모습을 보자 윤아는 눈동자를 돌리며 어떻게 운을 뗄지 고민했다. 그리고 입을 열었다.“어때? 연락처 땄어?”윤아가 갑자기 이 일을 꺼내자 앨리스는 윤아가 선우에게 알려준 게 떠올랐다. 그래서 안색이 좋지 않았다.윤아는 앨리스의 안색은 본 후 그녀가 또 실패한 줄 알았다.그녀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실패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나증에 힘을 빼는 걸 피면할 수 있으니까.이렇게 생각한 윤아는 부드럽게 말했다.“아침에 너랑 할 얘기 있다고 했었잖아. 사실 그 사람에 관한 거야
앨리스는 얼른 두 아이를 향해 간신히 웃음을 지어냈다.윤아는 둘을 한눈 보더니 아이들이 밥상에서 내려온 후 그들의 고개를 만졌다.“윤아, 훈아. 오늘 저녁엔 아주 얌전하네. 먼저 방에 돌아가서 쉬고 있어. 그리고 짐을 정리하고, 응?”곁에 있던 앨리스는 이 말을 듣자마자 창백한 얼굴로 아랫입술을 깨물었다,두 아이도 이 말에 순식간에 윤아를 보았다. 일이 이토록 엄중할 줄은 몰랐으니까.하지만 일 초 후. 윤아는 또 웃으며 말했다.“내일 새 학교에 갈 거야.”그러자 두 아이는 드디어 마음을 놓고 짐을 정리했다.아이들이 간 후 윤아는 그제야 그릇에 있던 남은 밥을 천천히 먹었다.그리고 맞은편에 앉은 앨리스는 아까 윤아가 아이들에게 짐을 정리하라고 했을 때부터 자리에 멍하니 앉아있었다.윤아가 다 먹고 몸을 일으켰을 때 그녀는 정신을 차리고 얼른 사과했다.“윤아야, 미안해.”윤아는 담담하게 웃었다.“괜찮아. 너도 날 생각해서 그러는 건데, 뭐. 이제 선우 찾으러 갈게.”사실 앨리스는 그런 말을 한 후부터 계속 후회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윤아가 선우를 찾아가겠다는 말을 듣자 또 말을 바꾸기 머쓱해 어렵게 목구멍까지 올라간 말을 참으면서 더는 입을 열지 않았다.밥상을 정리한 후 윤아는 주방을 깨끗하게 청소했다. 그리고 쓰레기까지 버린 후 그 어떤 자국도 남기지 않은 것을 확인한 후 방에 돌아가 짐을 정리했다.금방 이사했기 때문에 정리할 짐이 많지 않았다. 그래서 윤아는 간단하게 정리한 후 침대 곁에 앉아 핸드폰을 꺼내 호텔을 예약했다.호텔을 다 예약한 후, 훈이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엄마.”이 소리에 윤아는 핸드폰을 거두고 아이를 향해 웃음을 지어 보였다.“훈아, 짐 정리 다 했어?”“네, 다 정리했어요. 엄마.”“응. 윤이는?”“윤이도 다 됐어요. 지금 방에서 엄마를 기다리고 있는걸요.”“그래. 우리 그럼 가자.”윤아는 몸을 일으켜 캐리어를 끌고 방에서 나왔다.나갈 때 마침 그녀를 찾아온 앨리스와 마주쳤다.그녀는 윤아
호텔에 도착했을 때 시간은 아직 일렀다. 윤아는 스위트 룸으로 보름 동안 체크인했다.모든 절차를 다 밟은 후 호텔의 직원은 직접 그녀를 데리고 위층에 올라갔다.“고객님, 원하신 스위트룸엔 야외 수영장이 있지만 지금 겨울이라 개방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아이를 둘이나 데리고 있으니 가지 않는 게 좋을 겁니다.”“네.”상대방의 세심한 말에 윤아는 고마운 마음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요. 알려줘서 고마워요.”직원은 방에 들어가서 설비를 검사한 후 아까 말했던 수영장 구역에 다른 문제가 없는 것을 확인한 후 돌아갔다.윤아는 필요한 물건들을 모두 꺼내 놓았다. 두 아이도 그녀를 도와 물건을 옮겼고 그녀가 멈췄을 때야 아이들도 멈추었다,그리고 두 아이는 윤아의 다리에 엎드려 작은 얼굴을 들고는 물었다.“엄마, 앨리스 이모랑 싸웠어요?”윤아는 아이들에게 어른들 사이의 불쾌함을 알려주고 싶지 않아 다른 핑계로 대답했다.“윤아, 싸우지 않았어. 그냥 앨리스 이모가 더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공간을 원해서 그래. 너랑 오빠가 한 사람이 한 방을 차지하는 것처럼 말이야. 알겠어?”이 말을 듣자 윤이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하지만 우리가 거기에 살 때도 앨리스 이모는 엄마랑 함께 자지 않았잖아요.”“그렇지. 함께 자지는 않았지. 하지만 집은 앨리스 이모가 돈을 내고 맡은 거야. 이모가 우리한테 돈을 받지 않는데 계속 거기에 살 수는 없잖아. 안 그래?”여기까지 듣자 윤이는 드디어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그런 것 같아요.”그러나 곁에 있던 훈이는 계속 침묵했다.그의 성격은 윤이와 달랐으니 생각하는 것도 윤이보다 많았다.윤아는 어쩔 수 없이 부드럽게 설명했다.“너무 많이 생각하지 마. 어차피 엄마가 어딜 가든 함께 갈 거 아니야? 그러니까 마음 놓고 엄마만 따라다니면 돼.”두 아이를 재운 후, 윤아는 노트북을 열어 계획을 짜며 준비했다.호텔에 머무는 건 합당한 선택이 아니었다. 세를 맡으려면 회사 부근에서 집을 찾아야 했다. 그래서 윤
“왜 나한테 알려주지 않았어?”“큰일도 아닌데 말할 필요 없었어.”이 말을 듣자 선우는 잠시 침묵하더니 말했다.“그럼 왜 내가 준비해 둔 집에 가지 않았어? 윤이가 열쇠도 받았잖아.”“윤이가 받았지 내가 받은 게 아닌 거 알잖아.”“윤아야...”“뭘 가져왔는지 한번 볼까?”윤아는 선우의 손에서 음식을 받았는데 이미 식은 것을 발견하고 주방에 가져가 덥혔다.선우는 윤아의 가녀린 뒷모습을 보며 표정이 굳어졌다.그녀가 새벽에 여기에 이사온 건 그가 손을 쓴 것과 연관이 있었다.하지만 속도가 그렇게 빠를 줄 몰랐다. 심지어 자신한테 한마디 말도 하지 않다니.언제쯤 그녀의 마음속에 들어갈 수 있을까.-어젯밤 앨리스는 잠을 잘 자지 못했다.해가 거의 뜰때 깊이 잠이 들었다.하지만 몇 시간 자지 못해서 깨고 말았다.신기한 일이었다. 그 남자가 가기 전 그녀의 연락처를 직접 물은 것 말이다. 그리고 오늘 점심 약속을 잡았다.그녀가 윤아를 데리고 가겠다고 장담하니 상대방은 집을 떠났었다.하지만 그녀는 오늘 어떻게든 윤아를 데리고 갈 수 없었다. 나중에 방법을 생각하여 그에게 설명해 줄 것이다.지금 이때 앨리스는 이미 윤아가 그녀에게 했던 말을 다 잊었다.씻고 화장하고 예쁘게 옷을 입은 후 시간은 이미 거의 다가왔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예쁘게 꾸민 후 앨리스는 집을 나가서 약속해 놓은 레스토랑으로 향했다.이 레스토랑의 레벨은 아주 높았는데 친구와 여러 번 와보았다.직원에게 약속 장소를 말한 후, 직원은 그녀를 위층의 룸으로 안내했다.“아가씨, 이쪽으로 오시죠.”룸의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상대방은 이미 안에 앉아 있었다. 차갑고 귀티 나는 남자를 본 다음 앨리스는 조금 놀라웠다.의식적으로 앨리스는 핸드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했다.상대방을 아주 중하게 여겼기 때문에 앨리스는 시간을 앞당겨 출발했었다. 길에서 차가 막히거나 다른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할까 봐 두려웠기 때문이다.하지만 반 시간이나 앞당겨 출발했는데 상대방이 그녀보다 일
수현은 굳은 얼굴로 레스토랑에서 나갔다.원래 그 여자가 윤아를 데려오리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피하는 눈빛을 보니 아마 그에 관한 일을 하나도 말하지 않은 것 같았다.수현은 직접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사람 한 명 알아봐 줘요.”앨리스는 정신을 차린 후, 수현의 뒤를 쫓아갔으나 이미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그녀는 어쩔 수 없이 핸드폰을 꺼내 수현에게 전화를 걸었다.한참이나 지나서야 그쪽에서 전화를 받았다.“저기요, 아까 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 제 친구가 오지 않아서 화났어요? 죄송해요. 일부로 속이려 했던 게 아니에요. 제 친구가 어제 남자 친구랑 함께 이사 갔거든요. 그래서 남자 친구 앞에서 당신 일을 말하기 어려웠어요...”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핸드폰 저편에서는 아주 갑작스럽고 귀청을 찌르는 브레이크 소리가 들려왔다. 그녀는 깜짝 놀랐다.“저기요? 저기요, 괜찮으세요?”핸드폰 저편에선 한참 동안 진정한 후 얼음이 질 것처럼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거의 이를 악물며 말했다.“남자 친구요?”앨리스는 깜짝 놀라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네. 네, 남자 친구요.”뚜뚜-핸드폰 신호음에 앨리스는 번쩍 정신을 차렸다. 이때 전화는 이미 끊겼다.앨리스는 핸드폰을 들고 자리에 한참 동안 서있었다. 남자의 앞뒤 반응과 아까 그녀 혼자만 혼 것을 보았을 때 떠나던 행동을 생각해 보았다. 사건과 아까 대화의 앞뒤를 이어보자 앨리스는 드디어 뭔가 눈치챘다.멍하니 서있던 그녀의 안색은 순간 창백해졌다.-“에취!”윤아가 재채기하자 곁에 있던 선우가 얼른 자신의 손수건을 건네왔다.“괜찮아.”그녀는 선우의 손수건을 사양하고 얼른 코를 훌쩍거리며 앞으로 걸어갔다.부동산 중개인은 계속 윤아와 선우를 이끌고 앞으로 걸어갔다.“아가씨, 지금 보시는 이 집은요, 창문이 남쪽을 향해 있어서 매일 커튼만 열면 낮에는 강을 볼 수 있고 저녁엔 야경을 볼 수 있습니다. 게다가 원하시는 방 세 개와 서재 하나와 가장
이혼하고 나서 전 부인을 생각해 주는 남자는 흔하지 않았다.곁에 있던 선우는 여기까지 듣자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아가씨, 그러고 보니 아가씨께선 이 대표님의 전 부인과 조금의 인연이 있는 것 같네요?”“인연이요?”‘내가 집주인과 인연이 있다고?’이렇게 생각한 윤아는 웃으며 조용히 물었다.“내가 이 집을 세 맡도록 하는 인연 말인가요?”“만약 정말 인연이 있다면 정말 될지도 모르죠. 아가씨, 집주인 성도 아가씨와 같은 성이에요.”“집주인도 심 씨인가요?”“네, 듣기론 아주 젊고 아름답다고 하네요.”심윤아: “...”왜인지 모르게 여기까지 듣자 윤아는 조금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하지만 더 생각하지 않았다.그들은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아래층에 내려갔다. 출구에서 슈트를 차려입은 중년 남성과 마주쳤는데 아마 중개인의 상사 같았다.중개인을 보자마자 상사의 표정은 순간 굳어졌다.“어머나, 왜 또 고객님을 여기에 데려왔어? 네 놈, 고객님을 여기 데려오지 말라고 몇 번이나 말했어? 마음에 들어도 세를 맡을 수 없는데 죽고 싶어?”중년 남성은 중개인을 혼냈다. 그리고서야 선우와 윤아를 향해 말했다.“아이고, 죄송합니다. 이놈이 이곳 풍수를 너무 좋아해서 계속 고객을 여기에 안내하곤 합니다. 하지만 아직 시장에 내놓을 수 없어요. 이유는 아마 얘기해 주었을 겁니다.”윤아는 고개를 끄덕였다.“네, 알고 있어요.”“선생님, 절 그만 욕하세요. 이 아가씨께선 집주인과 인연이 있어요. 같은 심 씨예요. 그리고 이분께서도 해외에서 돌아왔다고 합니다.”“그렇군요. 한국에 돌아와서 발전할 생각입니까? 아가씨, 제가 안내하겠습니다.”“고마워요.”그리고 윤아는 그들의 뒤를 따라 집을 알아보러 갔다.이번에 본 집은 아까 것처럼 그렇게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전체적인 스타일이 꽤 마음에 들었다. 곰곰이 생각해 본 후, 윤아는 고개를 끄덕였다.“아가씨, 집주인이 반년 치를 내라고 하는데 받아들일 수 있으세요?”“네. 하지만 요즘은 바빠서 며칠 후에
뭐라고?윤아는 잘못 들은 줄 알았다.사장님? 시찰?상대방의 공손한 태도에 윤아는 제법 곤혹스러웠다. 순간 뇌리에 아까 중개인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이 구역이 어느 그룹 대표기 전 부인에게 준 거라고.그녀의 표정은 미세하게 변했다.중개인이 말했던 대표와 전 부인이 설마 수현과 그녀란 말인가?심씨 성을 가졌고 또 해외에 가서 연락이 안 된다는 점이 참 우연이었다. 게다가 그들은 지금 그녀의 주민등록증을 보고 사장님이라고 불렀다.비록 믿기진 않았지만 윤아는 중개인을 보며 엄숙하게 말했다.“전에 연락이 되지 않는다던 집주인의 연락처 좀 보여줄 수 있을까요?”이 말을 듣자 집주인은 막연한 표정을 지었다.“아, 사장님. 집주인은 사장님이 아니십니까?”비록 이렇게 말하긴 했지만 상대방은 윤아의 말을 따라 전에 연락처를 그녀에게 건넸다.윤아는 번호를 맞춰본 후 중개인이 준 연락처가 전에 그녀가 사용했던 것과 같다는 것을 발견했다. 지금 이 집은 심윤아라는 사람의 소유였다.모두 그녀의 것이었다...여기까지 본 다음 윤아는 멍하니 서있었다.한참이 지나서야 그녀는 정신을 차렸다.전에 이혼할 때 그녀는 아무것도 원하지 않았다. 그래서 법원에 이혼신고서를 내고 다른 물건은 하나도 갖지 않았다. 심씨 가문이 부도났을 때 수현은 빚쟁이들이 아버지에게 손을 쓰지 못하도록 도왔다. 그리고 윤아에게도 그 어떤 짓도 하지 못하게 막았었다. 그래서 윤아는 이거로 수현에게 진 신세를 갚으려고 했었다.하지만 그는 그녀에게 이렇게 많은 물건을 주었단 말인가.언제 준 걸까?이렇게 생각한 윤아는 얼른 중개인에게 물었다.“이 집들은 언제 내 이름으로 옮겨진 건가요?”이 물음은 중개인이 알고 있는 범위를 초과했다.그는 머리를 긁적거린 후 머쓱한 듯 말했다.“사장님, 그건 저도 모르죠. 너무 자세한 부분은 저희도 몰라요. 그저 저희 사장님이 누군지에 대해서만 알고 있어요. 심지어 사장님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는걸요.”마지막까지 말한 후, 중개인은 뭔가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