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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0화

‘설마 진수현이 옆에 있는 건 아니겠지?'

윤아는 불현듯 불안한 예감이 들었다.

한 편, 윤아의 전화를 끊은 앨리스는 황급히 눈가에 맺힌 눈물을 닦아낸 후 눈앞의 남자를 바라보았다.

“왜...”

앨리스는 왜 돌아왔냐 묻고 싶었으나 괜히 머쓱한 마음에 목구멍까지 올라온 말을 다시 삼켰다.

앨리스가 무슨 얘기로 운을 떼야 할지 고민하던 그때, 수현이 그녀의 핸드폰을 힐끗 보더니 입술을 만지작거리며 물었다.

“방금 통화 한 겁니까?”

의외의 질문에 앨리스는 잠시 멈칫했지만 이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렇죠.”

“친구?”

“네.”

수현이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

“어젯밤에... 그쪽이 날 도왔다고요?”

앨리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취해서 바닥에 쓰러져 있는데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봐 호텔에 데려왔어요. 근데...”

앨리스는 불현듯 뭔가 생각난 듯 갑자기 말을 멈췄다.

“근데 뭐요?”

수현의 촉이 그 뒤의 말이 아주 중요하다고 말해주고 있었다.

사실 앨리스는 그 뒤의 말까지 할 생각은 없었는데 말이 먼저 나와버린 거였다. 자신의 친구를 팔고 싶지도 않았거니와 그의 앞에서 할 말은 아닌듯했기 때문이다. 괜히 얘기했다 그를 화나게 할 수도 있으니까.

그녀도 자기 입이 이렇게 빠른 줄 몰랐다.

앨리스는 머쓱하게 웃으며 말했다.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수현의 눈빛이 순간 싸해졌다.

“사실대로 말해요.”

그 순간 수현에게서 상위자의 기개가 뿜어져 나왔다.

앨리스도 자기가 왜 이러는 건지 모르겠는데 분명 말을 하지 않으려고 한 걸 수현이 이렇게 나오니 순간 등골이 오싹해지며 저도 모르게 사실대로 말했다.

“어, 어젯밤에는 오해가 있었어요. 그쪽이 술에 취해 제 친구 몸에 손을 대려고 했다고요. 근데 걱정은 마세요. 제가 제 친구한테 그런 사람 아니라고 해명했거든요. 그리고나서는 저와 친구가 같이 그쪽을 호텔에 데려다준 거고요.”

“당신 친구 몸에 손을 대려 했다고?”

수현의 머릿속에 순간 떠오르지 않았던 화면이 스쳤다.

술집에서 그녀를 만난 기억이 어렴풋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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