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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9화

번호도 다 저장한 마당에 이제 와 비서 연락처라고 하고 가버리다니.

앨리스는 급한 마음에 무작정 수현을 뒤따라 엘리베이터까지 갔다.

“잠깐만요. 보수를 달라고 연락처 물어본 거 아니에요. 전 그냥 그쪽과 친구라도 하고 싶어서 그러는 건데 본인 연락처 좀 주시면 안 돼요?”

성큼성큼 걸어가던 수현은 엘리베이터 앞에서 무표정으로 가만히 멈춰 섰다.

앨리스는 자신의 아랫입술을 깨물며 잔뜩 긴장한 채 그를 바라보았다.

“제발요. 저 정말 연락처 알고 싶다고요. 저 절대 귀찮게 굴지 않을게요.”

수현은 서늘하게 그녀를 한 눈 보고는 손을 올려 슈트 가장 위의 단추를 잠그며 말했다.

“이봐요 아가씨. 나한테 마음 있는 거면 이만 포기해요. 아니면 나도 무슨 일이 벌어질지 장담 못 하니까.”

띵--

마침 도착한 엘리베이터.

수현이 무표정으로 걸어 들어갔다.

앨리스는 그의 매정한 말에 어느새 낯빛이 하얗게 질려 있었다. 그러나 엘리베이터로 향하는 그를 보며 저도 모르게 다시 한번 슬며시 그를 따라갔다.

엘리베이터에는 그녀와 수현 둘만 있었다. 앨리스는 그를 따라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온 순간부터 그에게서 냉랭한 한기가 풍기는 걸 느꼈다.

이 남자가 좋지만... 누군가에게 이렇게 단칼에 거절당한 적은 처음인 것 같다.

수현의 차가운 눈빛과 말투는 그녀를 마치 무슨 쓰레기 취급을 하는 듯해 사람 자신감을 한순간에 박살 냈다.

앨리스는 수현에게 다시 말을 걸 용기조차 나지 않아 그저 꼿꼿하게 서서 엘리베이터가 내려가기를 기다렸다.

앨리스는 이 순간만큼은 일 초가 일 년 같이 느껴졌다.

얼마나 지났을까, 엘리베이터가 드디어 일 층에 도착했고 앨리스는 그제야 수현의 뒤를 따라 밖으로 나왔다.

엘리베이터를 빠져나올 때 수현이 갑자기 걸음을 멈추더니 서늘하게 물었다.

“따라오지 마시죠.”

앨리스는 여전히 어안이 벙벙한 채 입술만 깨물며 고개를 들지도 대꾸를 하지도 못했다.

그때, 들고 있던 핸드폰이 울리며 눈앞의 남자는 떠나갔다.

앨리스는 발신인을 확인한 뒤 맥 빠진 목소리로 전화를 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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