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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8화

두 번 정도 눌렀는데 안에는 아무런 미동도 없었다. 앨리스는 그래도 참을성 있게 문 앞에 서서 그를 기다렸다.

얼마나 지났을까, 초인종을 얼마나 눌렀는지 세지도 못할 무렵, 방문이 드디어 열렸다.

문 앞의 수려한 용모의 그 남자는 단잠을 깨운 탓인지 서늘한 기운을 내뿜으며 차갑게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찰나였지만 앨리스는 그에게서 한기를 느꼈다.

“안, 안녕하세요?”

쾅!

곧바로 닫히는 문에 앨리스는 하마터면 문에 코를 찧을 뻔했다.

그녀는 정신을 다잡은 뒤 다시 다가가 초인종을 눌렀다.

두 번을 누르고서야 수려한 용모의 그 남자가 다시 문을 열어줬다.

“무슨 일이죠?”

수현이 눈앞의 그녀를 못 알아본 건 아니다.

술집에서 그렇게 그에게 오랜 시간 찝쩍대던 여자.

수현은 입을 꾹 다문 채 서늘하게 그녀를 쳐다봤다. 술집에 있던 이 여자가 어떻게 호텔까지 쫓아온 건지.

앨리스가 고개를 끄덕이며 문이 다시 닫힐까 봐 얼른 앞으로 다가갔다.

그러나 수현이 손을 뻗어 그녀를 막는 바람에 몇 걸음 못 가 앨리스는 그 자리에 멈춰버렸다.

수현은 여전히 서늘하게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는데 방에 들일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다.

“저... 먼저 들여보내 줘요. 할 말이 있어요.”

“여기서. 일 분.”

수현이 냉랭하게 말했다.

앨리스는 그가 이렇게까지 인정머리 없는 사람이었나 싶었지만 생각해보니 금방 깨서 어젯밤 일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을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여기까지 생각한 앨리스는 곧바로 입을 열었다.

“어젯밤에 그쪽이 너무 취해서 제가 여기 호텔까지 데리고 온 거예요.”

그녀의 말에 수현이 잠시 멈칫했다.

“호텔 비용도 제가 냈고요.”

앨리스가 머쓱하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물론 그 돈 돌려달라는 건 아닌데요, 그냥 오해하지 마시라고요.”

어젯밤에 취한 그를 도와줬다는 얘기에 수현이 잠시 침묵하더니 어젯밤 일을 조금씩 떠올렸다.

혼란스러운 가운데 그가 간절히 그리워하던 누군가의 모습을 본 것만 같았다.

하지만 눈을 떠보니 그의 앞에 있는 여자는 낯선 사람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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