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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2화

“아니.”

아니란 말에 윤아가 미간을 찌푸렸다. 그녀는 저도 모르게 진 비서가 호텔 예약하는 일 하나도 제대로 못 했을 리 없다고 말하려 했으나 목구멍까지 올라온 그 말을 내뱉진 않았다.

오늘 경매장에서 바쁘게 돌아치고 돌아와서도 자기를 위해 두 아이를 돌봐줬던 우진의 모습을 떠올렸기 때문이다.

윤아는 순간 뭐라 더 말하기 미안해졌다. 이 일엔 윤아의 책임도 있으니까.

여기까지 생각한 윤아는 곧바로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그럼 내가 대신 호텔 잡아줄게. 어디서 지낼 예정이야?”

그러나 선우는 여전히 미동 없이 윤아를 바라보기만 한다.

“여기도 괜찮은 것 같네.”

윤아가 멈칫했다.

당황해하는 그녀의 눈빛에 선우가 웃으며 답했다.

“어차피 나도 꽤 오랫동안 이곳에서 지낼 텐데 진 비서 얘기 들어보니 여기도 빈집이 있다지?”

“응.”

“잘됐네. 집주인 전화번호 있어?”

“앨리스한테는 있을 수도 있는데 지금은 시간이 늦어서 월세 알아보려는 거면 내일 어때? 새집으로 들어오려면 청소도 해야 하고 가구도 놓아야 할 텐데.”

“응. 네 말이 맞아. 그래서 말인데 우리 심윤아 아가씨가 내일 시간이 날지 모르겠네? 괜찮으면 나랑 마트 가서 쇼핑이나 할래?”

그런 거라면 윤아는 거절하기도 뭐하니 당연히 수락했다.

“그래.”

잠시 후 윤아가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럼, 호텔 잡아줘?”

“됐어.”

선우가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그런 일은 진 비서 시키면 돼. 나오라고 해. 시간도 늦었는데 너희 쉬는걸 방해할 순 없지.”

결국 선우는 포기하기를 선택했다. 서두르면 안 된다고 생각했으니까.

그가 떠날 때 윤아가 그에게 말했다.

“앨리스한테 연락처 받으면 너한테 보내줄게.”

고개를 끄덕이는 선우.

“그래. 부탁할게.”

“아니야. 네가 나한테 준 도움이 얼만데. 이 정도 일 가지고 부탁은 무슨.”

윤아는 문 앞에서 선우와 우진이 떠나는 걸 배웅했다.

둘이 나간 후 앨리스가 어디서 나타난건지 윤아의 뒤에서 불쑥 말했다.

“진 비서님 정말 대단해. 훈이랑 윤이 다 곤히 잠들어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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