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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4화

나중에 집에는 윤아만의 전용 공간이 생겼는데 그곳엔 주로 수현이 그녀에게 선물한 물건들을 보관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거의 가득 차 있었다.

이번 떠날 때 그녀는 아무것도 가져가지 않았다. 심지어 결혼반지마저 침실에 남겨두었다.

심씨 집안이 파산했을 때, 그녀는 돈이 하나도 없었다. 그녀의 모든 물건들은 수현이마련해준 것이었다.

떠날 때 당연히 아무것도 가져가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그래. 비록 그냥 물건이긴 하지만 돈을 주고 산 거잖아."

현아는 매우 안타까워하는 듯한 표정이었다.

이 말에 윤아는 쾌활하게 말했다.

"그래? 그럼 미리 알았다면 좀 값어치 있는 것들을 더 가져갈걸. 적어도 나중에 돈으로 바꿀 수 있었을 텐데."

이 말을 듣자, 현아는 곧 생각을 바꿨다.

"됐다, 됐어. 어쨌든 떠날 거니까 옛 물건들을 버리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것도 나쁘지 않지. 너도 참, 내가 조금 아쉬워했을 뿐인데, 어떻게 내 앞에서 농담할 수 있어?"

윤아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네가 말한 대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며. 그런데 왜 농담할 수 없어?"

"맞긴 한 데...”

현아는 아직도 어제 윤아가 펑펑 울던 모습이 떠올랐다. 그녀는 어쩔 수 없이 부드럽게 말했다.

“우리는 친구니까 내 앞에서 강한 척 안 해도 돼. 울고 싶으면 울어."

현아가 말하자, 윤아의 얼굴에 있던 미소가 조금 사라졌다.

"현아야, 나는 네가 상상하는 것처럼 약하지 않아. 어제 슬픈 일들은 이미 지나갔어. 우리는 앞을 바라보면서 살아야 해. 시간은 흐르고, 지구는 회전하며, 우리는 계속 살아가야 해. 게다가 앞으로 아기를 키워야 하니까 그렇게 많은 시간을 슬픔에 쓸 여유가 없을 거야."

현아는 원래 더 물어보려 했지만 친구가 간만에 마음을 다잡았는데 상처를 더 깊게 만들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낙관적인 척해도, 이렇게 유지하다 보면 시간이 지났을 때 그녀는 진짜로 행복해질 거다.

이 생각에 현아도 미소를 지었다.

"그래, 네 말이 맞아. 철학가님, 앞으로는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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