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27화

이 말이 떨어지자마자 병실은 삽시에 조용해졌다.

다들 주연이 갑자기 이런 말을 할 줄 몰랐던 것이다.

그리고 조용해진 이유는 아마 주연의 말을 들은 후 준태가 아무 쓸모도 없는 게 아님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그는 양아치이다. 그것도 전과 수두룩할 그런 양아치.

사람을 해치는 이런 일을 하기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었다.

친구들은 주연이 머리를 이렇게 빨리 굴릴 줄 몰랐다. 아마 환영식에서 윤아와 싸운 이후 윤아가 죽도록 미웠나봤다.

한참 동안 가만히 있던 소영이 이제야 정신이 든 듯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

“어머, 주연아.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어떻게 준태더러 그런 일을 하라고 할 수 있어? 준태야, 주연인 그냥 헛소리 한 거야. 그러니까 못 들은 거로 해. 절대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마.”

준태는 입을 놀리며 답했다.

“이미 진지하게 받아들였어. 소영아, 나 예전엔 너에게 해준 게 아무것도 없어. 하지만 난 맹세했어. 그 누구도 널 해치지 못하게 만들겠다고. 감히 널 해친 사람은 나 최준태랑 원수진 거나 다름없어. 내가 절대 가만히 놔두지 않을 거야.”

“준태야, 그땐 상황이 너무 혼란스럽다 보니 윤아 씨가 한 게 아닐 수도 있어.”

“소영아.”

주연이 소영의 말을 가로채며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심윤아 편 좀 그만 들어. 너 지금까지 심윤아 사정 살펴 가며 좋은 소리만 골라 했잖아. 그런데 그년은 널 이렇게 만들고도 모자라 어쩌면 그림자도 보이지 않니? 어? 양심이 있다면 병문안이라도 와야잖아. 심윤아는 정말이지 씨알만큼의 죄책감도 없다니까. 알겠어?”

소영은 눈을 축 내리깔았다.

“난 그냥...”

“됐어, 소영아. 더는 말하지 마. 네가 너무 착해서 그년 싸고도는 건 알겠는데 우리는 아니야. 당하고도 꾹꾹 눌러 참을 만큼 착하지 않다고!”

준태는 이 대화를 들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눈동자에 비친 독기는 어떤 결심이 섰음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소영도 이런 시선을 본 후, 준태가 어떤 짓을 벌일지 가늠이 갔다.

소영은 속으로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