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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6화

“소영아, 몸은 좀 어때? 다친 데는 괜찮아? 내... 내가 꽃 사 왔는데 네가 좋아할지 모르겠어. 과일도 좀 살까 고민했는데 또 네가 어떤 과일 좋아할지 몰라서 그만뒀어.”

준태는 조심스럽게 소영에게 말을 걸었다.

소영의 귀엔 준태의 거친 목소리와 또 자신 하나 없이 잔뜩 움츠러진 말투가 그렇게 거슬릴 수가 없었다.

아무리 불쾌해도 소영은 후회되는 마음을 꾹 눌러 참으며 웃음을 지었다.

“아직 다 낫지는 않았어. 그리고 뭘 이렇게 많이 사 오고 그래. 네가 그냥 날 보러 와주는 것만으로도 족해.”

“나도 염치가 있는데 빈손으로 어떻게 와.”

병실이 있던 다른 사람들의 얼굴에는 경멸 가득한 표정이 자리 잡았다.

“빈손으로 오라는 게 아니잖아. 뭘 사 오더라도 좋은 거 사면 안 돼? 어? 네가 사 온 꽃 좀 봐봐. 어우, 촌스럽고 못생겼다, 진짜. 설마 길에서 주운 거니?”

“아, 그러게. 이런 걸 들고 소영이 병문안에 온 거야? 넌 창피하지도 않아?”

자신을 깔보면서 업신여기는 말들을 듣자, 준태의 얼굴엔 음흉한 기색이 스쳤고 꽃을 들고 있는 손에마저 힘이 들어갔다.

이 작은 동작을 본 소영은 입술을 꾹 닫았다가 시험해 보듯 다시 말했다.

“그렇게 말하지 마! 준태가 날 보러와 준 것만으로도 얼마나 고마운데. 그것도 준태 정성이잖아.”

“준태야, 다음번엔 그냥 빈손으로 와도 돼. 특별히 다른 물건을 사 올 필요 없어.”

아니나 다를까, 소영이 입을 열자마자 준태의 음흉한 기색은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사라졌다. 심지어 그녀가 말을 마치자 준태의 굳은 표정은 이미 얼음이 녹듯 사르르 풀어졌다.

“응, 그럴게.”

“소영아!”

소영의 친구들은 못마땅한 듯 그녀를 바라보았지만, 소영은 그저 웃으며 준태의 편을 들어주었다.

옆에서 조용히 듣고만 있던 준태는 속으로 자신의 안목에 큰 박수갈채를 보냈다. 여자 보는 눈이 참 뛰어나다고 생각했다. 그것도 전혀 자신을 얕보지 않는 마음씨 고운 여자를 말이다.

다른 여자들은 원...

친구들은 오늘의 소영이 참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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