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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2화

준태는 눈앞의 여자에 대해 인상이 있었다. 전에 같은 학교에 다니면서 오관이 정교하고 예쁘장하게 생겼다고 여겼지만, 뜻밖에도 이렇게 사람을 해치는 일을 주저하지 않고 했었다.

역시 그가 좋아하는 소영만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정직하고 마음씨 고운 사람이지 다른 여자들은 모두 양의 탈을 쓴 늑대였다.

“됐어. 여기까지 말할게. 이제 때가 되면 연락할 테니까 하고 싶으면 하고 하기 싫으면 그만둬.”

주연은 말을 마치자마자 몸을 돌려 자리를 떴다.

그녀가 떠난 후, 준태는 땅바닥에 침을 뱉었고 눈동자엔 독기가 스쳐 지나갔다.

“나쁜 계집년, 소영이만 내 것으로 만든 후 너희들 하나도 가만 안 둬. 두고 봐.”

-

병원에서 수현과 했던 그 말 때문이었을까, 집에 돌아온 후 윤아와 수현은 모처럼 평온한 나날들을 보냈다.

생각해 보면 소영이 귀국한 후 처음이었다.

선월의 수술이 코앞으로 닥쳐오자, 수현은 다른 일정은 잡지 않고 이동 노선을 회사 아니면 집으로 고정했다. 이건 윤아도 마찬가지였다.

그날 검진을 받은 후 진 선생은 통지를 기다리라 했다.

태범은 출국하여 해외지사 업무를 처리하러 갔고 선희는 본가에 남아 매일 선월과 함께 나가 사진을 찍었다.

수현의 어머니 선희는 열정이 넘치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선월은 그녀와 함께 있으면 잇달아 활기로 가득했고 매일 며느리와의 데이트를 즐겼다.

그러니 선월 쪽의 일도 윤아가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아침에 처리해야 할 일을 끝낸 후, 윤아는 아래층에 내려가 디저트 가게를 둘러봤다. 케이크로 자신을 위로해 줄 생각이었다.

이어폰을 귀에 꽂고 케이크 진열장 앞에 서서 오늘 살 케이크를 고르면서 현아의 꾸지람을 들었다.

“아침에 일 다 끝냈어? 점심은 먹었어?”

“먹으려고.”

“뭐? 지금이 몇 신데 인제야 점심을 먹으려는 거야. 심윤아 너 지금 엄마라는 의식이 있기는 해? 어우, 내가 못 살아. 네가 배고프지 않아도 우리 아기는 고플 거잖아.”

“알아. 그래서 미리 내려와서 점심 고르고 있던 참이었어.”

현아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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