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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7화

수현이 전화를 받자, 소영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핸드폰에서 들려왔다.

“수현 씨, 퇴근했어? 지금이면 시간 있겠다 싶어서 전화했어.”

“응.”

수현은 저만치에 서 있는 윤아를 한눈 보고는 답했다.

“금방 퇴근했어.”

“아, 그런 다행이다. 수현 씨 일 방해할까 봐 걱정했거든. 할머님께서는 어떠셔? 실은 요 며칠 동안 많이 걱정했어. 병원에서도 편히 쉬지 못했고. 휴, 할머님께서 날 좀 좋아해 주셨으면 좋겠는데... 그러면 할머님 계시는 병원에서 지켜드릴 수도 있고 말이야.”

한마디 한마디마다 할머님을 떠나지 않는 소영의 말에 수현은 또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목소리도 자연스럽게 낮아졌다.

“다친 곳도 아직 다 낫지 않았는데 넌 병원에서 쉬는 게 좋을 거야. 다른 건 우선 생각하지 마.”

“알겠어, 수현 씨. 난 그냥 할머님이 너무 걱정돼서 그랬어. 아니면 할머님께서 수술실 들어가신 다음 나 데리러 오는 건 어때? 그러면 할머님도 나 보지 못할 테니까 화내시는 일도 없을 거야.”

수술 당일에?

수현은 얇은 입술을 꾹 다물고는 잠시 고민하다 안될 건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상황은 그날이 되어야 알 수 있었다.

“수술 당일에 알려줄게.”

소영은 애초에 수현이 허락하기를 기대하지 않았다. 하지만 자기 생각을 수현에게 알렸을 때 그가 단칼에 거절하지 않았으니,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알겠어.”

그녀는 부드럽게 대답하고는 잠시 후 조심스럽게 물었다.

“수현 씨, 지금 병원 올 시간 있어? 일부러 수현 씨 방해하려는 건 아니고 그냥 조금 보고 싶어서 그래. 그리고 상처가... 너무 아파. 오늘 의사 선생님께서 오셨어. 회복되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하대.”

소영의 상처를 떠올리자, 수현은 눈썹을 찌푸렸다.

지금 시간이 있는 것도 사실이고 전에 병문안 가겠다고 말한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수현연 옆에 서 있는 윤아를 한눈 보고는 말했다.

“다음에 갈게. 오늘 먼저 쉬어.”

연속 두 번이나 거절당하자, 소영의 안색은 순간 굳어졌다.

그녀는 섭섭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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