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자 심윤아는 피식 웃으며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생리적 욕구가 있으면 소영 씨를 찾아가.”말을 듣자 진수현의 눈 밑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이를 악물고 말했다.“난 너만 찾지 다른 사람은 찾지 않아.”말이 끝나자 그는 다시 몸을 기울여 그녀의 입술로 향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건 심윤아가 때린 따귀였다.“꺼져! 네 소영 씨한테 찾아가, 난 건드리지 말고 꺼져!”심윤아는 화가 나 몸을 떨며 뺨을 한 대 때린 것도 모자라 계속 때리려 했다.하지만 손목이 진수현에게 붙잡혀 움직이지 못했다. 그는 목소리를 한 톤 더 높였다.“화났어? 그동안 넌 조신한 아내의 역할을 잘 해왔잖아? 왜 연기를 계속하지 않는 거지?”심윤아는 그가 자신을 생리적 욕구로 해결하려는 생각에 전혀 이성을 잃었고, 더욱이 진수현의 말에 대답하기 싫어서 힘껏 몸부림쳤다.그런 심윤아를 보며 진수현은 화가 나면서도 참을 수 없었다.김양훈과 할머니가 자신에게 한 말을 생각하며 진수현은 손목을 더 꽉 쥐였다.“이전에 네가 한 말인데 왜 이제 와서 화를 내는 거야? 심윤아, 너 무엇 때문에 화를 내는 거야?”진수현의 눈은 무언가를 확인하려는 듯 그녀를 죽도록 응시했다.“너와는 생리적 욕구라고 말한 것 때문에 화가 나는 거야 아니면 강소영을 찾아가라는 것 때문에 화가 나는 거야?”몸부림치던 심윤아는 진수현의 말을 듣고 마침내 알아차렸다.한밤중에 왜 갑자기 진수현이 이러는지 이해하지 못했다면 지금쯤 이해가 됐다.‘나를 시험해 보고 싶은 거였어.’“하고 싶은 말이 뭐야?”심윤아는 외모가 수려한 진수현을 바라보며 가볍게 웃었다. 진수현의 이목구비를 보고 있자니 어느 하나 그녀의 마음에 들 지 않는 게 없었다. 지금도 그녀는 진수현이 잘생겼다고 생각했다.처음에 그를 좋아했을 때도 미치도록 좋아하며 그 속에서 빠져나올 수 없었다. 그렇다고 그녀가 밑도 끝도 없이 진수현의 곁에 딱 붙어있고 싶다는 것은 아니다.진수현의 얇은 입술이 움직이며 입을 열지 않았지만, 무
“그리고 어제, 너 이선우와 외출했잖아.”그 말을 들은 심윤아는 마침내 이상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진수현, 날 미행했어?”그러면서 마음속에서 비상벨이 울렸다.그녀는 최근 병원에 갔었다. 비록 주현아와 함께 갔지만, 만약 진수현이 정말 조사한다고 해도 아무것도 조사해내지 못한다.“필요해?”진수현이 되물었다.‘필요 없다고? 그럼 진수현이 사람을 붙여 미행시키지 않았네.’“네가 어떻게 알아?”강소영이 다친 날 그가 안 거라면 모르겠다. 어쩌면 이선우가 그녀를 별장까지 데려다줄 때 진수현이 우연히 보았을 수도 있을 테니까.하지만 어제 외식을 할 때, 그녀는 그곳에서 이선우를 만날 줄도 몰랐는데 진수현이어떻게 알았을까?심지어 돌아올 때 그녀는 택시를 탔다.“긴장 돼?”진수현은 피식 웃으며 말을 이었다.“윤아야.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는 말 몰라?”“...”뭔가 생각난 듯 진수현은 눈을 아래로 돌려 심윤아의 잠옷을 훑어보았다.“그리고 요즘 네 옷 스타일은 그들의 취향에 맞추는 거야?”“뭐? 도대체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겨울인데 내가 내 옷 스타일을 바꿔 입는 것도 안 돼?”어이가 없는 동시에, 심윤아는 진수현이 정말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자신의 옷 스타일이 바뀐 것에 대해 그는 뜻밖에도 아이의 일을 의심하지 않고 그녀가 강찬영이나 이선우의 취향을 맞춰준다고 생각하다니.이렇게 오랫동안 알고 지냈는데 심윤아는 자신이 진수현을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느꼈다.그녀가 걱정하는 많은 일들에 대해 그는 뜻밖에도 모두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아이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크게 걱정하지 않은 듯 묻지도 않았다.사실 이건 어떻게 보면 상식에 맞지 않는 것 같다.‘설마...’생각하던 중, 진수현의 청량한 향기가 갑자기 다가와 심윤아의 사고를 잘라버렸다.그녀가 정신을 차리자 진수현의 준수한 얼굴이 코앞까지 다가왔고 진수현은 이를 악물고 있었다.“스타일을 바꾸는 건 괜찮은데, 시간이 너무 잘 들어맞은 거 아니야? 그리고,
잠이 든 심윤아의 호흡은 점차 균일해졌다.진수현은 그녀가 자신에게 등을 돌린 반대편으로 걸어갔는데 심윤아가 정말 잠든 것을 발견했다.잠이 들었을 뿐만 아니라 아주 달콤하게 잤다.그는 손을 들어 뺨을 맞은 얼굴을 만지작거렸다.꽤 얼떨떨했다. 만약 뺨이 아프지 않다면 그는 방금 그 해프닝이 자신의 환각이라고 의심할 정도였다.왜냐하면 누군가 방금 전까지만 해도 화를 내다가 지금은 진수현의 마음도 모르고 달콤하게 꿈나라로 향했기 때문이다.그녀는 최근에 너무 많이 변해서 진수현은 그녀를 거의 못 알아볼 지경이었다.그는 쌓였던 감정을 쏟아낼 곳을 찾지 못해 마음이 평온하지 않았지만 그녀가 조용히 잠자는 얼굴을 보면서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심지어 침대 곁을 떠날 때 발걸음도 가볍게 내디뎠다.결국 그는 바깥 소파에 앉았다.분명히 한밤중인데 그의 머릿속은 매우 또렷했고 김양훈이 헤어지기 전 자신에게 했던 말들로 가득 차 있었다.두 사람이 술집을 떠날 때, 김양훈은 그를 불러 말했다.“네가 정말 이해가 안 된다면, 다른 질문을 할게.”진수현의 마음은 매우 혼란스러웠고 그 말을 듣고 김양훈을 흘겨보았다. 비록 표정과 눈빛이 모두 매우 귀찮아보였지만, 한 걸음도 내딛지 않았다.김양훈이 피식 웃었다.“간단해. 심윤아가 널 떠난 후 다른 남자와 함께 있는 것을 참을 수 있는지 생각해봐.”말을 듣자 진수현은 불쾌한 듯 눈살을 찌푸렸다.“김양훈, 무슨 말을 하려는 거야?”“심윤아가 다른 남자와 포옹하고 키스하고 남녀가 할 수 있는 일을 다 한다면 넌 견딜 수 있겠어?”포옹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진수현은 자기도 모르게 미간이 찌푸려졌다. 뒤의 일들은 더 말할 것도 없다.김양훈의 말이 끝나자 그는 이미 화가 치밀었다.이미 예상한 듯 김양훈은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그냥 해본 소리인데 이렇게 화를 내다니. 만약 진짜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넌 어떨 것 같아, 진수현? 일이 돌이킬 수 없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후회하지 마.”만약 실제로 일어난다면?심윤아는
그는 그녀를 지나쳐 욕실로 들어갔다.‘... 됐어 , 어차피 며칠 안 남았는데 참자.’잠을 잘 자 다크서클도 없어진 심윤아는 오늘 화장도 연하게 하고 옷을 갈아입고 내려왔다.그녀가 계단을 내려와 보니 아버님과 어머님도 도착해 있었다. 두 사람은 모두 홀에서 휠체어에 앉아있는 김선월과 이야기를 나누었다.심윤아는 그들을 보며 놀라지 않았다. 왜냐하면 어제저녁에 그들이 오늘 온다고 미리 얘기했기 때문이다.지난번 수술 때 아버님과 어머님은 비행기 연착으로 인해 수술시간을 놓쳤고, 비록 그날 김선월은 수술실에 들어가지 않았지만 부부는 그 일로 매우 미안하면서 이번엔 일찍 귀국했다.오늘 수술을 해야 하는지 모르지만 그들은 오늘 아침 일찍 도착했다.심윤아가 계단을 내려오자마자 김선월이 괴상 야릇하게 자신의 아들과 며느리에게 말을 건넸다.“너희는 사업이 그렇게 바쁘니 정말 시간을 낼 수 없다면 일부러 날 보러 오지 않아도 돼. 어차피 나 같은 늙은이는 수술대에서 죽더라도 신경 쓸 사람이 없을 거야.”뒷말을 듣기 전까지만 해도 할머니의 말이 진실인 줄 알았던 심윤아는 다 듣고 나서야 신랄한 말을 하는 것을 발견하고는 웃펐다. ‘할머니 너무 귀엽잖아?’소파에 앉아 찻잔을 만지작거리던 이선희는 찻주전자를 내려놓고 일어나 김선월의 앞에 앉아 손을 잡았다.“어머님, 무슨 말씀이세요? 아무리 사업이 중요하다 해도 어머님보다 중요하지 않아요. 저와 남편의 마음속에서는 어머님의 지위가 지극히 높아서, 다른 것과는 비교할 수 없어요.”이선희는 여전히 심윤아가 생각했던 대로였다.“좋은 말 몇 마디 하면 내가 믿을 것 같아?”“어머님, 몇 마디가 안 되면 이따가 병원 가는 길에 제가 계속 말씀드릴까요?”“됐어, 네 그 입은 가는 길만 시끄럽겠지.”김선월의 얼굴에는 미움이 가득했지만 입가에 웃음기가 돌았다.심윤아는 옆에서 지켜보며 부러움을 감추지 못했다.진수현 어머니는 언제나 이런 상황을 항상 잘 해결할 수 있었고 당사자의 감정이 아무리 나빠도 그녀는 분위기를
이선희 몸에는 은은한 레몬 향이 풍겨 매우 상쾌했다.그녀를 안았을 때 심윤아는 몸과 마음이 다 편안해져 힘껏 이선희를 안았다.여성 어른들은 늘 심윤아를 각별히 사랑했다.이선희도 이를 느끼고 참지 못하고 손을 뻗어 심윤아의 코를 살짝 다쳤다.“엄마 보고 싶었어?”‘엄마’라는 호칭에 심윤아는 잠시 놀라다가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끄덕였다.“네, 보고 싶었어요.”“우리도, 윤아야. 우리도 보고 싶었어.”말을 마친 이선희는 심윤아의 볼을 가볍게 쥐었다. 심윤아의 피부가 너무 좋고 부드러워 참을 수 없어서 또 두어 번 얼굴을 손으로 잡았다. 그러다 고개를 돌려 진태범에게 말했다. “여보, 윤아에게 줄 선물 가지고 왔어요?”그 말을 듣고 진태범은 주머니에서 박스 두 개를 꺼냈다.“그럼요.”이선희는 돌아서서 선물을 가져와 심윤아에게 건넸다.“여기, 우리가 이번에 너를 위해 선물을 가져왔어.”사실 지금뿐만 아니라 예전에 그녀가 진수현과 결혼하기 전에도 진태범과 이선희는 그녀를 만날 때마다 그녀에게 귀중한 선물을 주었다.만약 그녀가 받지 않는다면, 이선희는 그녀가 받을 때까지 계속 설득할 것이었다. 그래서 선물을 받은 심윤아는 입술에 옅은 미소를 지으며 두 손을 내밀어 받았다.“어머님, 아버님 고마워요.”“그래.”“그래도 양심은 있네. 선물도 챙기고.”김선월이 말했다.“물론이죠, 어머님. 윤아가 이렇게 최선을 다해 어머님을 보살폈고 윤아도 우리 며느리이니 당연히 윤아에게 가장 좋은 것을 주어야죠.”화기애애한 표정으로 얘기하고 있는 심윤아도 이 순간만큼은 모든 걱정과 고민을 뒤로했다.그때 진수현이 아래층으로 내려왔다.진태범과 이선희를 보고 그는 원래 냉랭했던 얼굴이 좀 누그러지긴 했지만 얼굴빛은 여전히 좋은 편이 아니었다.요즘 제대로 쉬지 못한 진수현은 어젯밤 잠까지 못 자 눈이 온통 빨갛고 눈가도 푸르스름했다. 지칠 정도로 피곤해 보였다.이선희는 한 번 보고 눈빛이 변했지만 나중에 김선월에게 부담이 갈까 봐 김선월 앞에서는 아무 말도
“어머니가 아버지를 쫓아다녔던 것처럼요?”이선희는 원래 기뻐하며 자기 아들에게 연애비법을 가르쳤는데 진수현이 갑자기 화제를 이선희 쪽으로 돌렸다. “무슨 소리야? 분명 네 아버지가 처음부터 나를 쫓아다녔기 때문에 오늘날 나와 그이가있는 거야, 알아?”진수현은 혀를 내두르며 더 이상 이선희와 논쟁하지 않았다.애초에 이선희가 진태범을 쫓아다녔다고 해도 오랜 시간이 지났고 진태범은 이선희를 사랑하기 때문에 지금은 분명 진태범이 이선희를 쫓아다녔다고 말할 수 있었다. 이런 수법을 그는 이미 많이 보았었다.“뭐가 쯧쯧이야? 너 못 믿어?”이선희는 불쾌한 듯 말했다. “못 믿겠으면 아버지 앞에 가서 물어볼까?”“됐어요.”진수현은 담담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타세요, 병원에 가서 검진 받아야 하잖아요.”말을 마치고 이선희가 어떤 반응을 보이든 진수현은 바로 앞으로 걸어갔다.이선희는 그 자리에 서서 몹시 성이 났고 마침내 그가 왜 윤아와 사이가 틀어졌는지 알게 되었다.아들의 성격은 그의 아버지와 똑 닮았다. 무겁고 답답하며 다른 사람이 빙산처럼 차갑다면 진수현은 그야말로 나무 같았다.‘만약 윤아 성격이 나와 같지 않다면 두 사람...” 이선희는 속으로 탄식하며 따라 차에 올랐다.-차 한 대에 모든 사람이 탈 수 없자 김선월은 자기 아들과 며느리의 차를 타겠다고 했다.심윤아도 즉시 그녀를 따라 차에 올랐다.올라간 지 얼마 되지 않아 김선월이 심윤아에게 말했다.“윤아야, 수현이 차를 타거라.”그 말에 심윤아는 멍해졌고, 동시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할머님?”‘설마 할머님이 무엇을 알아챘단 말인가? 그렇지 않다면 지금 왜 진수현의 차를 타라고 하는 거지?’김선월은 심윤아를 위로하듯 손을 잡았다.“난 내 며느리와 오랫동안 말을 못 했어. 하고 싶은 말이 있단다.”여기까지 듣고서야 심윤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럼 할머님, 제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곁에 있어 드릴게요.”“윤아야, 난 며느리와 다른 얘기 좀 해야겠
심윤아는 그의 불온정한 정서에 비해 훨씬 차분했다.“빨리 운전해. 할머님 검진 지체하지 말고.”다른 사람이 없으니 심윤아는 더는 연기하지 않았는데 말투와 표정도 평소와 달랐다.말을 마치자 심윤아는 아무런 응대가 없는 것을 느꼈다.그녀는 수려한 눈썹을 가볍게 찡그리기 시작했다. 원래 그녀는 이렇게 빨리 진수현과 관계를 끝내고 싶지 않았지만, 방금 그가 하는 말이 너무 화가 나서 참지 못했다. ‘할머님께서 오늘 검사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는데 막무가내로 화내지 말자.’생각을 마친 심윤아는 심호흡을 하고 돌아서서 진수현에게 뭐라고 말하려 할 때 차가 빠른 속도로 달려 나갔다.그녀는 깜짝 놀라 고개를 돌려 진수현을 쳐다보았다. 어두운 얼굴로 차를 운전하는 그의 몸에서 짙고 어두운 기운이 풍겼다.왠지 모르게 심윤아는 갑자기 코가 찡해지며 억울함이 가슴속에서 밀려왔다.‘뭐야... 분명... 난 아무 잘못도 없는데... 내가 왜 이걸 감수해야 하는 거지? 너랑 강소영 사이에 무슨 일이 있는지 나랑 무슨 관계가 있다고?’결혼을 하자고 한 것도 진수현이었고, 이혼을 하자고 한 것도 진수현이었고, 아이를 없애라고 한 것도 진수현이었다. 분명히 그가 모든 것을 통제하고 있는데 지금 그는 왜 나한테 화를 내는 거지?어느새 눈가에 눈물이 고여 있었다.떨어지기 전 고개를 돌려 창밖을 내다본 심윤아는 몸을 뒤로 젖히고 고개를 들어 눈물 한 방울도 흘리지 않았다.‘됐어, 그냥 이렇게 하자.’아마 결국 친구조차 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무슨 방법이 있겠는가?그 누구도 그녀더러 수현을 좋아하라고 하지 않았다. 모두 그녀 자신이 원해서 한 일이었다.차가 아주 빠른 속도로 반쯤 운전한 후에야 진수현은 비로소 정상속도로 차를 몰았다. 병원에 도착해서 차에서 내릴 때 진수현은 심윤아가 방금 울었던 것처럼 눈이 빨개진 것을 발견했다.붉게 물든 눈시울을 보고 나서야 마음속의 화가 순식간에 사라졌다.심윤아가 병원으로 걸음을 옮기려 할 때 진수현이 손목을 잡아당겼다.
약 10분 정도 밖에서 기다리자 진태범의 차도 도착했다. 김선월이 차에 있었기 때문에 그들 쪽의 운전기사는 매우 천천히 운전했다.차에서 내리자마자 진태범은 진수현을 흘겨보더니 쌀쌀맞게 말했다.“왜 그렇게 차를 빨리 몰아? 너 혼자면 그만이지 윤아도 네 차에 있는데.”아들을 질책한 후 진태범은 윤아에게 관심을 주었다.이선희는 휠체어에 탄 김선월을 천천히 밀며 걸어와 무심코 자기 아들을 힐끗 쳐다보았다. 진수현의 얼굴이 사색이 된 것을 보고 속으로 몇 마디 혀를 내두른 후 허탈하게 고개를 저었다.그에게 비법까지 전수해 주었는데, 이렇게 바보라니. 이 꼴을 보니 정말 쌤통이었다.휠체어에 앉아 있던 김선월 역시 뭔가를 눈치챘는지 참지 못하고 말했다.“저 둘, 요즘 뭔가 문제가 있는 것 같아.”말을 듣고 이선희는 멈칫하더니 빨리 김선월이 무엇을 걱정하고 있는지 알고 웃으며 말했다.“어머님, 젊은 사람들은 싸우기를 좋아해요. 신경 쓰지 마세요, 저도 젊었을 때 남편이랑 사흘에 한 번씩 싸우던 것이 생각나요. 그가 저에게 많이 신경 쓰지 않는 것 같고 저에게 배려심이 부족하다고 말이에요. 어쨌든 처음에 같이 있을 때는 성격을 맞춰야 점점 잘 맞아요.”“일리가 있는 말이야, 하지만...”김선월은 그래도 걱정이 되어 며느리에게 강소영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했다.이선희는 영리해서 무슨 좋은 방법이 있을지도 몰랐다. 만약 잘 해결된다면 그녀도 이 일로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강소영...’강소영에 관해 김선월도 어쩔 바를 몰랐다. 강소영이 평범한 여자라면 몰라도 하필이면 진씨 가문에 은혜가 있는 사람이니 일을 처리하기가 쉽지 않았다.진수현더러 그녀를 무시하라고 하는 것도 도리에 맞지 않았다. 무시 할 수도 없고 냉대할 수도 없고 오히려 잘 대해줘야 한다. 이런 관계는 정말 어른인 그들을 난처하게 했다.김선월의 말을 들은 후 이선희는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어머님이 걱정하시는 게 이 일이었어요? 그렇다면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아요.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