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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1화

심윤아는 그의 불온정한 정서에 비해 훨씬 차분했다.

“빨리 운전해. 할머님 검진 지체하지 말고.”

다른 사람이 없으니 심윤아는 더는 연기하지 않았는데 말투와 표정도 평소와 달랐다.

말을 마치자 심윤아는 아무런 응대가 없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수려한 눈썹을 가볍게 찡그리기 시작했다. 원래 그녀는 이렇게 빨리 진수현과 관계를 끝내고 싶지 않았지만, 방금 그가 하는 말이 너무 화가 나서 참지 못했다. ‘할머님께서 오늘 검사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는데 막무가내로 화내지 말자.’

생각을 마친 심윤아는 심호흡을 하고 돌아서서 진수현에게 뭐라고 말하려 할 때 차가 빠른 속도로 달려 나갔다.

그녀는 깜짝 놀라 고개를 돌려 진수현을 쳐다보았다. 어두운 얼굴로 차를 운전하는 그의 몸에서 짙고 어두운 기운이 풍겼다.

왠지 모르게 심윤아는 갑자기 코가 찡해지며 억울함이 가슴속에서 밀려왔다.

‘뭐야... 분명... 난 아무 잘못도 없는데... 내가 왜 이걸 감수해야 하는 거지? 너랑 강소영 사이에 무슨 일이 있는지 나랑 무슨 관계가 있다고?’

결혼을 하자고 한 것도 진수현이었고, 이혼을 하자고 한 것도 진수현이었고, 아이를 없애라고 한 것도 진수현이었다. 분명히 그가 모든 것을 통제하고 있는데 지금 그는 왜 나한테 화를 내는 거지?

어느새 눈가에 눈물이 고여 있었다.

떨어지기 전 고개를 돌려 창밖을 내다본 심윤아는 몸을 뒤로 젖히고 고개를 들어 눈물 한 방울도 흘리지 않았다.

‘됐어, 그냥 이렇게 하자.’

아마 결국 친구조차 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무슨 방법이 있겠는가?

그 누구도 그녀더러 수현을 좋아하라고 하지 않았다. 모두 그녀 자신이 원해서 한 일이었다.

차가 아주 빠른 속도로 반쯤 운전한 후에야 진수현은 비로소 정상속도로 차를 몰았다. 병원에 도착해서 차에서 내릴 때 진수현은 심윤아가 방금 울었던 것처럼 눈이 빨개진 것을 발견했다.

붉게 물든 눈시울을 보고 나서야 마음속의 화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심윤아가 병원으로 걸음을 옮기려 할 때 진수현이 손목을 잡아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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