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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9화

말을 마친 진수현은 성큼성큼 병동을 향해 걸어갔다.

강소영의 말을 들은 후 이성민을 잡기 위해 부랴부랴 아래층으로 내려온 친구들은 진수현의 등장에 하나같이 걸음을 멈췄다.

“수현 씨... 소영이가...”

진수현은 말이 끝나기도 전에 자리를 박찼고 그들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심윤아와의 다툼으로 기분이 최악이었던 진수현은 표정마저 살벌했다.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한기에 친구들은 그 자리에서 얼어붙었고 감히 그를 막거나 뭐라 할 수도 없었다.

진수현은 갑자기 누군가를 발견한 듯 고개 돌려 그들 중 한 명을 바라봤다.

“왜 아직도 여기에 있는 거죠?”

사람들 속에 몸을 숨겼던 황주연은 자신을 향한 그의 싸늘한 시선이 느껴져 고개를 들었고 아니나 다를까 진수현의 날카로운 눈빛과 마주친 그녀는 등골이 서늘해져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았다.

“수현 씨.”

마침 이때 멀지 않은 곳에서 강소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소리를 따라 고개를 돌리자 맨발로 이쪽을 향해 달려오는 강소영의 모습이 보였다. 비록 가까운 거리는 아니었지만 이마에 감긴 붕대에서 흘러나오는 새빨간 피와 창백한 그녀의 얼굴은 선명한 대조를 이루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조바심 나게 한다.

“소영아, 왜 내려왔어? 의사 선생님이 함부로 움직이면 안 된다고 했잖아.”

강소영을 발견한 다른 친구들은 재빨리 그녀에게 달려갔고 오직 황주연만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줄곧 싸늘함을 유지하던 진수현은 강소영이 다가오고, 그녀의 이마에 난 핏자국을 보고 나서야 조금 따뜻해졌다.

“왜 내려왔어?”

강소영은 황주연을 힐끗 쳐다보고선 당황함을 드러내며 말했다.

“방금 전에 친구들이 이 조수님이랑 시비가 붙었는데 이 조수님이 홧김에 떠났다고 해서 내려와 봤어. 친구들 대신해서 사과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강소영이 눈치를 주자 황주연은 재빨리 자리를 피했다.

황주연이 떠나자마자 그녀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수현 씨, 미안해. 날 걱정하는 마음에 이 조수님을 병원까지 보냈을 텐데 친구들이 무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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