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96화

“그렇군요. 그럼 사모님, 전화는 왜 안 받으셨어요? 사모님께서 전화를 받지 않으셔서 도련님이 미칠 지경이었어요.”

‘미칠 지경?’

심윤아의 입꼬리가 눈에 띄지 않게 위로 올라갔다. 그녀의 눈빛엔 비아냥거림이 스쳤다.

‘단어 사용 참...’

만약 박범수가 전부터 항상 진수현의 좋은 말만 하지 않았다면 심윤아는 아마 그 말이 진짜라고 믿어버렸을 것이다.

‘전화도 아마 강소영의 병실에서 한 거겠지.’

“어젯밤 잠들기 전에 무음 모드로 해놨었거든요. 일어나서는 그걸 깜빡해서요.”

심윤아가 나지막이 해명했다.

그 말을 들은 박범수는 그제야 이해가 됐다는 표정을 지었다.

박범수가 손에 들린 쇼핑백을 들어주려고 하자 심윤아가 말했다.

“그러실 필요 없어요. 마침 올라가서 정리를 하려던 참이라, 제가 들고 올라가면 돼요.”

“그럼 사모님, 제가 위층으로 가져다드릴게요.”

“괜찮아요. 제가 하면 돼요.”

심윤아가 완곡하게 박범수의 호의를 거절하고 직접 봉투를 들고 위층으로 올라갔다. 박범수는 그 자리에 그대로 서 뻘쭘하게 머리를 긁적였다. 막 진수현에게 전화하려는데, 휴대폰이 울렸다.

“도련님. 네네. 사모님께서 막 돌아오셨어요.”

계단을 오르던 심윤아의 귓가로 진수현에게 보고하는 박범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녀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비웃음을 흘렸다.

‘정말 관심이 많네. 수시로 전화해 확인하다니. 차라리 일단 병실에서 좀 나오지 그래?’

심윤아는 고개도 돌리지 않고 봉투를 들고 위층으로 올라갔다.

짐을 정리해야 했기에 심윤아는 샤워를 서두르지 않았다. 그녀는 먼저 봉투를 열어 할머님을 위해 준비한 선물을 먼저 드리고 돌아와 다른 걸 정리했다.

사실 쇼핑은 그저 핑계에 불과했다. 임신하기 전 심윤아의 옷은 전부 몸매가 잘 드러나는 것들이라, 그녀는 오버사이즈의 옷을 사고 싶었다.

아직 몇 개월 되지 않아 원래 있던 옷을 입어도 티가 나지 않았지만 미리 준비해야했다. 지금부터 천천히 스타일을 바꿔야 사람들의 시선을 끌지 않았다.

다행히도 지금은 겨울이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