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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4화

“여기 과일 주스 먼저 올려 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손님.”

그 말을 듣고 심운은 멈칫했다.

“어떻게 알았어?”

“잊었어? 환송회 날 저녁 너 혼자 과일 주스 두 잔이나 마셨잖아. 그런데 오늘은 많이 주문 안 하고 한 잔이면 충분하지?”

심윤아는 원래 주스를 주문할 생각이 없었다. 심지어 메뉴를 제대로 보지도 않았는데 이선우가 신경 써 줄 줄은 몰랐다.

“고마워.”

“고맙긴. 네가 계산할 건데 뭐.”

“…”

하마터면 잊을 뻔했다. 오늘은 심윤아가 그에게 밥 한 끼를 사주기로 했었다. 그런데 이런 고급스러운 식당에서 먹는 한 끼는 아마 적지 않은 돈을 써야 할 것이다.

예전의 심윤아에게 그 정도의 돈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지금 그녀의 월급으로 이 정도 식당에서 한 끼쯤이야 당연히 살 수 있지만... 그녀가 이제 아기를 낳으면 돈을 써야 할 일이 많다.

의식주행, 그리고 나중에 공부할 때 드는 돈까지 하면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그녀는 미리 돈을 모아야 했다.

생각만 해도 심윤아는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 그녀는 재혼할 생각이 없기 때문에 아마 앞으로 혼자서 아이를 키워야 한다.

만약 아이에게 좋은 생활과 학습 조건을 주려면 지금 하는 일로는 부족할 것이다.

“왜? 이렇게 비싼 식당에 와서 후회 돼?”

그녀가 고민하는 모습을 보고 이선우가 물었다.

심윤아는 정신 차리고 고개를 들자 이선우의 웃는 듯 마는 듯한 눈과 마주쳤다.

“진씨 그룹의 월급을 받으면서 나한테 점심 한 끼 사주는 걸로 그렇게 고민되지는 않을 텐데.”

심윤아는 그의 말에 웃음이 터졌다.

“그럴 리가?”

이선우는 테이블 위의 찻잔을 들어 입에 갖다 대고 천천히 한 모금 마셨다. 그리고 말했다.

“우리가 어릴 때부터 알고 지낸 정을 봐서, 만약 진씨 그룹에서 주는 월급이 너무 적으면 우리 회사로 와도 돼.”

“지금 인재를 빼앗으려는 거야?”

“빼앗다니?”

그 말에 이선우는 당황했다. 하지만 마음속으로 생각했던 것 때문에 부정하지도 않았다.

그는 확실히 인재를 자기 회사로 데려갈 생각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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