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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9화

심윤아는 아무런 감정 없이, 전혀 힘들이지 않고 진수현이 화를 내며 자리를 피하게 했다.

방을 나서는 진수현의 얼굴은 잔뜩 어두웠다. 그는 하늘이 울리도록 쾅 소리를 내며 문을 닫았다.

어깨를 으쓱인 심윤아는 진수현이 나가자마자 손으로 자기 배를 살며시 어루만지며 속삭였다.

“아가, 무서워하지 마. 신경 쓰지도 말고. 나중에 크면 절대 저 인간 닮으면 안 돼. 성질이 정말 더럽거든.”

배 속 아이에게 흉을 본 심윤아는 출근 준비를 했다.

-

막 주차장에 들어선 진수현의 휴대폰이 울렸다.

그는 심윤아 때문에 화가 머리 끝까지 나 있었다. 그는 침울한 얼굴로 휴대폰을 꺼냈다. 발신자 표시를 확인한 그의 얼굴이 점점 무표정하게 변해갔다. 표정을 싹 감춘 진수현이 전화를 받았다.

“진 선생님.”

김선월의 주치의인 진우빈에게서 걸려 온 전화였다.

“진수현 씨, 안녕하세요.”

진우빈의 목소리는 본인만큼이나 부드러웠다.

“저는 김선월 님 주치의인 진우빈입니다. 이런 시간에 죄송해요. 요즘 김선월 님 건강이 어떠신지 여쭤보고 싶어서 전화 드렸어요. 시간 되시면 요즘 병원으로 오셔서 검사 받으실 수 있을까요?”

그 말에 진수현은 자신도 모르게 전화를 꽉 움켜쥐었다.

“오늘요?”

“네.”

“그러죠.”

전화를 끊고 진수현이 운전석에 앉았다. 어찌나 입술을 꽉 깨물고 있었던 건지 그의 얇은 입술이 더 얇아져 보였다.

할머니가 조금 더 요양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진우빈에게서 이렇게 빨리 전화가 올 줄은 몰랐다.

‘하늘의 뜻인가?’

방금 내려오기 전에 심윤아도 물었었는데, 바로 진우빈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하늘도 이렇게 흘러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생각하던 중, 진수현은 백미러로 이쪽으로 걸어오고 있는 심윤아를 발견했다.

추운 날씨라 심윤아는 조금 큰 사이즈의 하늘색 롱패딩을 입고 있었다. 안엔 캐주얼한 베이지색 니트와 연한 컬러의 바지를 매치했다. 신발은 베이지색의 스니커즈였다.

언제부터인지 심윤아의 코디 스타일이 크게 바뀌었다.

심윤아가 스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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