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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8화

두 사람 사이는 굉장히 가까웠다. 진수현은 눈을 내리깔고 내려다보았다. 그러자 그의 눈엔 심윤아의 하얀 피부와 부드러운 솜털, 그리고 연핑크의 입술이 들어왔다.

그리고 그녀의 몸에선 은은한, 과거의 진수현에겐 너무도 익숙한 향기가 풍겼다. 심윤아는 절대 향수를 쓰지 않는다는 것을 진수현은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 이건 심윤아가 사용하는 바디워시와 청량한 샴푸 향이었다.

심윤아의 향을 느끼며 진수현은 심윤아를 품에 안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다.

전의 진수현이라면 그렇게 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가 막 손을 올리려는데, 심윤아가 물러서며 고개를 들어 그를 쳐다보았다.

“다 됐어.”

그녀의 차갑고 냉담한 눈빛이 순간 진수현의 가슴을 쿡 찔렀다.

말랑해졌던 마음은 그 순간, 전부 사라졌다.

진수현이 입꼬리를 올려 냉소 지었다.

“수고했어. 이렇게 실감 나게 연기하다니.”

그 말을 들은 심윤아가 움찔하더니 곧 아무렇지 않게 웃으며 대답했다.

“수고는. 내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야.”

그녀의 반응은 마치 솜방망이처럼 진수현에겐 전혀 타격이 없었다.

진수현은 차갑게 비웃으며 시선을 거두고 무표정한 얼굴로 방을 나섰다.

“잠깐만.”

심윤아가 그를 불러세웠다.

진수현이 걸음을 멈추었지만 고개는 돌리지 않았다. 그는 다만 냉담한 표정으로 그 자리에 그대로 멈춰서 그녀가 하는 말을 들을 생각이었다.

한참 후에야 심윤아는 생각을 정리하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진수현을 떠보았다.

“할머니 요즘 어떠신지, 의사에게 연락 온 거 있어?”

진수현은 처음엔 그저 할머니를 걱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뒤이은 질문에 심윤아의 의도를 알아차렸다.

그는 비꼬듯 입꼬리를 씩 올렸다.

“급해?”

진수현에게 정곡을 찔렸어도 심윤아는 전혀 화내지 않고 덤덤하게 말했다.

“급한 건 아냐. 하지만 할머님 건강 말이야. 너무 오래 미루면 더 안 좋아지실 것 같은데.”

진수현이 몸을 돌려 싸늘한 눈빛으로 심윤아를 쳐다보며 서늘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

“대체 미루다 할머니 건강이 악화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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