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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3화

병원에 도착한 후 주현아는 접수번호를 뽑고 비용을 지불하며 바삐 돌아다녔다.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심윤아는 구석에 있는 의자에 웅크리고 있었고 주현아가 모든 일을 마친 후 찾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안색이 점점 더 어두워지는 심윤아의 모습에 주현아는 걱정이 앞섰다.

“괜찮아? 임신했는데 왜 몸이 더 아픈 것 같지?”

말을 마친 그녀는 손을 뻗어 심윤아의 이마를 만졌고 열이 없는 걸 직접 확인하고 나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열이 없다면 입덧으로 인한 불편함이 가능성이 컸기에 자연스레 다른 문제도 배제할 수 있다.

심윤아는 초조한지 무의식적으로 손을 쓰다듬었다.

“다른 건 다 괜찮은데 계속 졸려. 입덧이 심할 때는 아무것도 먹고 싶지 않은데 계속 단 게 땡겨.”

“단 걸 먹고 싶다고? 단 음식 많이 먹으면 건강에 안 좋을 텐데 너 같은 임산부는 아예 먹으면 안될걸? 이따가 의사 선생님에게 물어보자.”

그녀의 제안에 심윤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주현아는 어떤 제안을 해도 얌전하게 다 동의하는 심윤아를 보면서 마치 어린 시절로 돌아간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때의 심윤아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이였으나 한편으로는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기쁜척했지만 외로움이 느껴졌고 말을 잘 듣는 것 같아도 숨기고만 싶은 우울함이 가슴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는 아이였다.

원래 이런 모든 건 진수현이 해야 하는 것들인데... 그는 지금 병원에서 다른 여자를 돌보고 있다.

그 생각에 목이 메어온 주현아는 저도 모르게 심윤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걱정 마, 무슨 일이 있어도 내가 옆에 있을게.”

‘빌어먹을 자식, 나중에 후회해도 소용없어.’

주현아는 마음속으로 욕설을 퍼부으며 진수현을 저주했다.

두 사람은 병원에서 한 시간 가까이 검사를 받았고 병원에서 나오자 어느덧 점심이었다.

컨디션이 안 좋은 데다가 병원에서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검사까지 받으니 심윤아의 안색은 말이 아니었다.

주현아는 그녀의 팔을 부축하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었다.

“아무 문제 없어서 다행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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