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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8화 서준영을 죽이다

사람들이 놀란 표정을 지으며 의논할 때 안호철은 손가락으로 거센 폭풍처럼 밀려오는 하얀 검의 기운을 가리켰다.

다음 순간, 하얀 검의 기운은 얼어붙은 것처럼 허공에 굳어버렸고 이내 유리 조각이 부서지듯 하얀빛을 발하며 공중에서 흩어져 버렸다.

손가락 하나로 첫 번째 검 개천을 무너뜨렸다. 현장은 순식간에 쥐 죽은 듯 고요해졌고 대나무 숲에는 바스락거리는 대나무 소리만 들려왔다.

봉준호는 그 자리에 얼어붙은 채로 고개를 들어 눈처럼 내리는 검의 기운을 쳐다보며 한동안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그 순간, 안호철은 손을 거두고 뒷짐을 진 채 담담하게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봉준호, 당신이 졌어.”

그제야 정신이 든 봉준호는 안호철을 쳐다보았고 몸에서 뿜어나온 검의 기세가 이미 사라진 상태라는 걸 깨닫게 되었다.

‘졌다고? 졌어...’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그는 자신이 졌다는 걸 어쩔 수 없이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이 손짓 하나만으로도 봉준호는 더 이상 대결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져 버렸다.

“이게 오너의 실력이란 말인가?”

봉준호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그는 순식간에 늙어 보였고 손에 든 검도 빛을 잃어버렸다.

“이 봉준호가 강운시에서 20년 동안 대가의 지위에 있으며 결국은 이 단계를 넘어서지는 못하는군...”

“안호철, 오너의 경지는 도대체 어떤 것인지 말해줄 수 있나?”

안호철은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가 손을 살짝 흔들자 대나무 숲의 대나뭇잎이 모두 공중에 떴고 이내 작은 검처럼 변해 한곳에 모여 천천히 긴 검으로 변하였다.

“대가는 하나의 대나뭇잎이지만, 오너는 이 수천만의 대나뭇잎으로 이루어진 긴 검일세.”

말을 마친 안호철은 다시 한번 손을 흔들었고 대나뭇잎의 긴 검은 흩으러 지면서 나뭇잎이 하늘에서 떨어져 내렸다.

봉준호는 공중에서 휘날리는 푸른 대나뭇잎을 쳐다보고는 손을 뻗어 눈앞의 대나뭇잎을 집어 들고 자세히 들여다보았고 대나뭇잎의 맥이 선명하게 보였다.

그 순간, 봉준호는 뭔가 깨달은 듯 눈빛을 반짝이고는 눈썹을 치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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