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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하지만 아무리 몸부림치고 발버둥 쳐도, 내 영혼은 공기를 가를 뿐이었다.

한때 따스하고 행복했던 집은 이제 음산하고 두려운 공간으로 변해 있었지만, 어둠 속에서 모든 것이 더 기괴하고 소름 끼치게 느껴졌다.

집 안 구석구석이 마치 이곳에서 일어난 죄악과 배신을 속삭이는 듯했다.

내 언니 예나는 정말로 억울하게 죽었다. 언니는 단지 새 친구를 자랑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 ‘새 친구’라는 사람이 바로 언니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왕민지였다.

그리고 나는 왕민지 대신, 언니를 죽게 했다는 죄책감을 가슴에 안고 살아왔다.

내가 예나 언니를 붙잡지 못했기 때문에 언니가 죽은 것이다.

언니가 죽지 않았더라면, 엄마는 나를 이렇게 미워하지 않았을 것이고, 그 악독한 왕민지를 소중히 여길 일도 없었을 것이다!

나는 왕민지를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싶었고, 왕민지가 영원히 고통받기를 바랐다!

...

며칠이 지나자, 엄마는 더욱 바빠졌다.

엄마의 회사는 시장에서 상위권을 유지해 왔지만, 민지가 자신의 증오심을 회사에 퍼뜨리기 시작하면서부터 상황이 나빠졌다.

민지는 몰래 회사의 핵심 기밀을 팔아넘겼으며, 경쟁사에도 여러 번 중요한 정보를 흘렸다.

밤이 되면 민지는 방 안에서 몰래 컴퓨터 화면을 바라보며, 교활한 눈빛으로 키보드를 두드렸다.

“이번에도 큰돈을 벌 수 있겠군.”

민지는 탐욕스러운 눈빛으로 혼잣말을 지껄였다.

나는 여전히 공중에서 이 모든 것을 지켜보며, 복잡한 감정에 사로잡혔다.

그동안 엄마는 더 이상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바빠졌다.

끊임없이 실패하는 프로젝트들과 연이은 계약 위반으로 인해 회사는 파산 직전에 몰렸고, 엄마는 낮에는 회사의 위기를 수습하느라, 밤에는 민지에게 맞는 신장 이식자를 찾느라 지쳐가고 있었다.

몸과 마음이 모두 지친 상태에서도, 엄마는 딸이 신장을 제때 이식 받지 못해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를 악물고 버티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어느 날 저녁 민지는 술에 잔뜩 취한 채로 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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