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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엄마는 영안실을 나서며 한마디 남겼다.

“처리 다 끝나면 알려줘.”

그 순간에도 엄마는 전혀 슬픔이나 동요를 보이지 않았다.

오랜 시간 자신을 괴롭혔던 문제의 답을 확인한 듯, 차분하고 해방된 표정이었다.

그리고 그 자리에 홀로 남겨진 민지는 멍하니 서 있었다. 눈에는 눈물이 가득한 채로 복잡한 감정 속에 휘말려 있었지만, 그 감정을 어디에도 쏟아낼 수는 없었다.

나는 공중에서 바람에 흩날리는 연기처럼 흔들렸다. 마지막 순간까지도 내가 간절히 바라왔던 엄마의 사랑은 끝내 나에게 오지 않았다.

내가 죽지 않았더라면, 민지는 아마 영원히 자신의 진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을 것이다.

집에 돌아온 엄마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바삐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가야, 오늘 저녁에 뭐 먹고 싶어? 엄마가 맛있는 거 해줄게.”

엄마의 목소리에는 오랜만에 따뜻함이 담겨 있었다.

어린 시절이었다면 이런 장면이 나를 행복하게 만들었겠지만, 지금은 그저 우스꽝스러울 뿐이었다.

“엄마... 나, 나 배 안 고파요.”

민지는 잠시 동안 멍하니 서 있었는데, 마침내 정신을 차린 듯 말하고는 서둘러 위층으로 올라갔다.

그녀의 뒷모습은 조명 아래서 쓸쓸하게 보였다.

나는 민지를 따라 방으로 들어갔다.

민지는 문을 꼭 닫더니 곧바로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

“맞아! 왕예은 죽었어! 이제 믿을 만한 신장 이식자가 없다고!”

핸드폰 너머에서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고, 민지는 분노와 무력감에 휩싸인 듯했다.

“너 그거 알아? 이게 무슨 의미인지? 내가 다시 투석해야 한다는 뜻이야! 한 주에 세 번씩이나! 그 기분이 어떤지 알기나 해?”

그 말을 듣는 순간, 가슴을 마치 바늘로 찌르는 듯한 고통이 느껴졌다.

알고 보니, 나는 엄마와 민지에게 그저 이용 가치가 있는 도구에 불과했다.

“그래! 그래! 맞아!”

민지의 목소리는 점점 더 격앙되었다.

“내가 착한 척, 고분고분 순종적인 척했던 이유가 뭐였겠어? 이 집 조건이 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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