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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민지는 마치 도둑처럼 방에서 살며시 나왔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서재로 걸어가더니, 아무도 보지 않는 것을 확인한 후 빠르게 금고를 열고, 서류를 꺼내 사진으로 찍어 저장했다.

그 모든 과정이 너무나 자연스럽고 익숙하게 흘러갔다.

다음 날 아침,

“엄마... 저 오늘 투석 받으러 병원에 가야 해요.”

민지는 힘없는 척하며 엄마에게 말했다.

“1억만 더 보내줄 수 있어요?”

“물론이지!”

엄마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하며 바로 송금을 완료했다.

그 후 민지는 화려한 옷으로 갈아입고, 곧바로 근처 고급 쇼핑몰로 향했다.

그녀는 최신 유행하는 가방을 몇 개 고른 후,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엄마, 여기 가방들이 정말 예뻐요! 그런데 내가 이 가방들을 얼마 못 쓰고 끝나버릴 것 같아 슬퍼요...”

“우리 딸, 속상해하지 마!” 엄마는 즉시 왕민지를 위로하며 말했다.

[그러면 네가 좋아하는 거 그냥 다 사! 돈 걱정은 하지 말고.]

민지는 가방을 결제한 후, 곧바로 가게로 돌아가 그 가방들을 반품하고, 그 돈을 현금으로 돌려받았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그녀는 일부러 힘겨운 모습으로 천천히 걸었다. 마치 병에 걸린 듯한 피곤한 모습을 연출하면서.

...

민지 집에 도착한 후, 엄마는 새로 구입한 약품들을 민지에게 보여주며 기대에 찬 얼굴로 말했다.

“민지야, 여기 이 약들을 한번 써보자. 네 상태를 조금이라도 나아지게 할 수 있을지 몰라.”

“엄마! 정말 감사해요...”

민지는 눈물을 글썽였지만, 그 말속에는 뻔한 냉소와 빈정거림이 섞여 있었다. 그러나 엄마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엄마. 어떻게 되든 간에, 엄마의 은혜는 절대 잊지 않을 거예요.”

이 순간, 나는 한 구석에서 조용히 모든 것이 변해가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변화하는 거래 규칙 속에서 젊음과 희망은 서서히 사라져가고 있었다.

민지는 침실로 돌아와 문을 닫더니, 갑자기 차가운 얼굴로 변했다.

침대 머리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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