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엄마가 실종된 지 24시간이 넘은 시간이었다. 그래서 유나는 매우 걱정이 되었고, 긴장이 되어 쉬지 않고 윤우선이 자주 가던 미용실과 마사지 숍을 계속해서 찾아다녔다. 그러던 중, 그녀는 미용실 한 곳에 가서 윤우선의 사진을 들고 사장에게 물었다. "안녕하세요? 혹시 사진 속 이 여자 분을 만나신 적이 있나요?" 그러자 사장은 윤우선의 사진을 보며 "아이고, 이거 우선 언니 아니야?"라며 놀라워했다.유나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제 어머니를 아세요?”그러자 주인은 웃으며 "아~~ 네가 우선 언니의 딸이었구나?!! 우선 언니는 예전에 여기 단골 손님이었어~ 그런데 요즘엔 잘 안 보이던데..? 예전에 언니가 친구들이랑 자주 왔었는데, 무슨 일이야? 혹시 뭐 실종 이런 거 아니지?”유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혹시.. 그럼 엄마를 아는 친구 분들이 있나요? 연락처만이라도 좀 주실 수 없나요?”그러자 사장은 문득 무슨 생각이 나서 말했다. "어머! 안 그래도 친구 한 명이 지금 여기서 머리 하고 있는데! 내가 불러줄 테니까 네가 물어 보렴~"유나는 "그럼 정말 고맙죠! 정말 감사합니다!!”라며 고마워했다.“천만에~” 그러자 사장은 빙긋 웃으며 귀에 꽂힌 이어폰에 대고 말했다. "미연아, 저기 네가 맡고 있는 파마하는 언니 좀 불러줘. 우선 언니의 딸이 우선 언니를 찾아와서 직접 물어보고 싶은 게 있다고 전해주고." 그러자 상대방에게서 재빨리 답변이 들려왔다. "네, 사장님 알려드렸고요, 곧 나오겠다고 하세요."유나는 잠시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뚱뚱한 여인이 머리에 파마용 비닐을 쓴 채 걸어 나오는 것이 보였다. 이 여자는 머리가 커서 비닐이 꽉 끼인 채로 나타났기에 좀 우스꽝스러웠다. 하지만 유나는 웃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었다. 그녀는 그저 상대방의 입에서 엄마의 정보와 단서를 얻을 수 있기를 바라며 기대에 찬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그 여자는 유나에게 다가가서 그녀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물었다. “네가 윤우
윤우선의 친구는 화를 내며 말하는 바람에 머리에 있던 파마용 비닐이 펄럭거렸다. 그 날 윤우선과 연락했던 일을 생각하면 그녀는 더욱 짜증이 나 죽을 지경이었다. 사실 솔직히 말해 그녀와 윤우선은 그렇게 썩 사이가 좋은 지인이라고는 할 수 없었지만, 오랫동안 알았던 사이였기 때문에 친분도 꽤 좋았다. 자주 함께 만나서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마사지를 받으러 가거나 함께 고스톱을 치기도 했다. 누구에게나 이런 친구들은 매우 많을 것이다. 평소에는 웃는 얼굴로 서로를 맞이하며, 난처하게 하지 않는.. 그러나 윤우선은 어제 갑자기 자신을 비꼬아 대는 바람에 자신은 화가 나서 어젯밤 잠을 제대로 이루지도 못했다.유나는 그녀의 이야기를 듣던 중 뭔가 속으로 의심이 끊이지 않았다. 왜냐하면 엄마는 친구에게 왜 이렇게 말을 했을까? 최근 엄마는 돈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쥐 죽은 듯이 조용히 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설마.. 어제 엄마가 공교롭게도 어디선가 많은 돈을 얻을 일이 있었던 것일까? 미용실도 매입하고 마사지 샵도 매입하여 자신을 위해 서비스를 하게 만들 것이라고 했다니.. 그 정도로 지내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돈이 필요 할 것이다. 그런데 문제가 또 있었다, 정말 뜻밖의 많은 돈을 벌었다고 해도, 굳이 이렇게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질 필요는 없을 것이지 않은가?! 도대체 이게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 일일까? 유나는 생각하면 할수록 이해가 안 되는 것 같았다.그러자 화가 난 윤우선의 친구는 유나에게 물었다. “그런데 왜? 엄마가 실종되기라도 한 거야?"유나는 황급히 고개를 끄덕였다. “제 어머니께서는 어제 정오에 외출한 뒤로 줄곧 집에 돌아오지 않았고, 게다가 전화도 되지 않아요.. 문자를 남겨도 답장도 안 하고, 영상 통화도 안 받고, 벌써 얼마나 지났는지..” 윤우선의 친구는 벙 찐 얼굴로 말했다. "네 엄마가 돈을 좀 많이 벌더니, 우리 같은 오랜 친구들도 수준이 안 맞다고 여겼어.. 그러니 너와 네 아버지조차 마음에 들지 않으니까, 바로 그냥 한
즉, 엄마는 당시에 무일푼이었다. 그런데 왜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마치 벼락부자가 되었다는 말투로 그녀의 친구를 화나게 만든 것일까? 그 짧은 순간에 갑자기 돈이 생겼다고? 그리고 그 돈은 대체 어디서 난 것일까..? 한 발짝 물러서서 보면 그녀가 정말 돈이 있었다면, 왜 굳이 사람들을 피해 실종될 필요가 있을까? 혹시라도 정말 돈이 너무나 많이 생겨서 자신과 아빠가 싫어진 걸까? 엄마의 성격으로는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어쨌든 그녀는 오랫동안 별장에서 사는 것을 꿈꿔왔다. 그렇기에 설령 그녀가 정말 뜻밖에 돈을 얻었다고 해도, 그녀는 이 돈을 몰래 숨겨두고 돌아와 호화로운 별장 라이프를 즐기려고 했을 것이다.즉, 돈을 얻었다고 해서 바로 잠수를 탈 성격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게다가 별장에 온 지도 얼마 안 되어서 제대로 잠도 못 잔 그녀였다. 유나는 생각하면 할수록 이 일이 매우 수상쩍고, 또한 매우 모순적이며 곳곳에 괴이하고 설명할 수 없는 뭔가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이 일의 실마리는 오늘 미용실에서 이미 뚝 끊어지고 말았다. 그렇기에 당분간은 다른 단서를 계속 탐색할 방법이 없었다. 따라서 이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서는 더 많은 단서를 찾아야 했다. 그래서 이 수수께끼가 풀리면, 아마도 엄마의 행방도 밝혀질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엄마가 어디 있는지, 영영 찾지 못할 수도 있다!......시후는 차를 몰고 서울 곳곳을 한가로이 누비면서 머리로 장모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아내가 점점 초조해지는 것을 보고, 속으로 이렇게까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지금 대체 어떤 방법으로 윤우선을 내보낼지 아직까지도 찾아내지 못했다.그런데, 마침 차를 몰고 길목을 지날 때, 그는 길가의 나무 사이에서 눈에 띄는 현수막 하나를 발견했다. 이 현수막을 보고 시후는 문득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그래서 그는 즉시 안세진에게
시후는 오후 내내 윤우선을 찾아다니는 척했고, 한미정이 집에 곧 도착한다는 장인의 전화를 받고 차를 몰고 집으로 향했다.유나도 아빠의 전화를 받고, 썩 마음이 내키지는 않았지만 시후와 함께 집으로 돌아왔다.여빈은 집에 손님이 온다고 하자, 오늘 저녁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밖에서 식사를 하겠다고 전해왔다. 유나는 원래 여빈과 함께 식사를 하고 싶었지만, 여빈은 어색해하며 야근을 핑계로 혼자 밖에서 밥을 먹겠다고 했다. 유나는 오늘 식사 자리에서 별로 나서고 싶지 않아 상곤에게 말했다. "아빠, 이따가 친구 분이 오시면 되도록 제 얘기는 꺼내지 마세요, 오늘 기분이 별로 안 좋아서 이야기하고 싶지 않아요.”상곤도 지금 딸이 지금 집으로 돌아와 자신과 함께 이 식사를 하러 온 것이 이미 자신의 체면을 세워준 셈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더 이상 유나에게 강요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시후에게 말했다. "사위, 이따가 자네가 좀 이야기를 더 하고 분위기 좀 띄워주게..”"알겠습니다." 시후는 당황하며 고개를 끄덕였다.이때, 별장의 초인종이 울렸다. 상곤은 지체없이 인터폰 앞으로 다가와 감격에 겨워 시후와 유나에게 말했다. “왔다! 왔어~ 내가 문을 열지!" 말을 마치자 상곤은 이미 대문을 열고 마당을 가로질러 그들을 맞이하러 나갔다.유나는 상곤의 모습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혹시 우리 아빠랑 그 한미정이라는 분.. 설마 또 다른 게 있는 건 아니겠죠..?”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20년 넘게 못 본 것 말고 또 뭐가 있겠어요? 너무 이상한 생각 말아요!”유나는 진지하게 말했다. "아빠를 보니, 굉장히 흥분한 것 같아서 그러죠.”"유나 씨가 모르는 뭔가가 있을 수도 있죠. 사람들에게는 모두 과거가 있으니까.”"하지만 아빠는 이미 엄마와 결혼했고, 아직 이혼하지 않았어요! 그러니까, 결혼에 대해서는 책임과 충성을 다해야 한다고요!”시후는 웃음 지었다. "하하.. 아버님께서 정말 바람을 피운 것처럼 이야기하는데
한미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상곤이의 형편으로 어떻게 이곳의 별장을 살 수 있었는지 모르겠네..”폴은 빙긋 웃으며 "그건 직접 물어보셔야 할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한미정도 "아마도 그건.. 숨기려고 하지 않을까 싶은데? 호호..”"음.. 솔직히 말해서, 아저씨는 좋은 사람이어서, 숨기고 드러내지 않는 사람은 아닌 것 같아요."한미정은 "그게 무슨 말이야?"라고 궁금해했다."별거 아닌데.. 그냥 느낌이 좀.. 이상해요~?”"자, 이제 그만 얘기하자. 옛 동창이 이렇게 비싼 별장에 살게 된 걸 기뻐해야지, 다른 건 물어볼 필요도 없어~”폴은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말했습니다. "엄마, 맞아요."이때 김상곤은 이미 별장 문을 열었고 한미정과 폴을 보자마자 입가에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아이구, 미정아, 폴, 왔구나!! 어서 들어와~ 어서 어서!”미정은 "상곤아, 너희 집 정말 예쁘다~~ 아까 이 동네에 들어왔을 때부터 뭔가 고급스럽다고 느꼈는데, 여기가 한국에서 제일 좋은 별장들이 모인 곳인가 봐?”라며 웃었다.김상곤은 "최고인지는 나도 잘 몰라.. 나도 사실 이사 온 지 이틀밖에 안 됐거든..”이라며 겸손해했다.미정은 폴과 함께 상곤을 따라 별장으로 들어갔다. 그녀는 마당의 아름다운 인테리어를 보고 감탄했다. "별장 인테리어에 신경을 많이 쓴 것 같네~? 고급 디자이너를 모시고 맞춤 디자인을 했겠지?""사실 이 별장은 우리가 직접 인테리어 한 게 아니라 사위 친구가 선물한 거야..”폴은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상곤 아저씨, 이 별장은 거의 100억이 되는 것 같은데 은 선생님의 친구가 이렇게 비싼 별장을 선물로 주었다고요?”상곤은 "빌라는 물론 인테리어까지 그의 친구가 해주었고, 우리는 가구를 조금 장만했을 뿐 돈은 별로 들지 않았어."라며 고개를 끄덕였다.폴은 "이 별장도 혹시 은 선생님이 다른 사람에게 풍수를 봐 주고 번 것인가요?"라고 묻지 않을 수 없었다.김상곤은 허허 웃으며 말했다.
이때 김상곤은 미정과 그의 아들 폴을 데리고 마당을 가로질러 걸어 들어왔다.그녀를 만나자마자 유나는 충격을 받았고, 이미 시후에게 미정의 성격이 좋고 용모가 매우 뛰어나다는 것을 들었지만 이렇게 대단할 줄은 몰랐다. 같은 여자임에도 불구하고, 유나는 미정이 부러울 정도였다. 이 여인이 50대 중반의 나이에도 이렇게까지 관리를 잘하다니..미정도 유나를 보고 약간 놀랐다. 그녀는 상곤과 윤우선의 딸이 이렇게 아름다울 줄 몰랐다.옆에 있던 폴 역시도 유나를 보는 순간, 역시 유나의 미모와 기질에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김상곤은 이때 한미정에게 딸을 소개했다. "미정아, 여기는 내 딸 유나라고 한다.” 그러더니 그는 유나를 쳐다보며 "유나야 이분이 바로 아빠의 오랜 동창이야. 한미정이라고.. 그냥 미정이 이모?라고 부르면 될 것 같은데..”유나는 미정의 미모와 아우라에 충격을 받았고, 아빠와 그녀의 관계에 대한 걱정도 되었다. 미정에 비하면 자신의 어머니는 정말 천지차이고 게다가 엄마와 아빠의 감정은 전혀 굳건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이처럼 강력한 경쟁자가 생기면 더욱이 약해질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그녀는 예의상 반갑게 악수를 청하며 말했다. “안녕하세요? 미정 이모? 저는 김유나라고 합니다.”미정은 활짝 웃으며 "네가 유나구나, 너 정말 예쁘다~"라고 감탄했다.유나는 겸손하게 "아니에요~ 정말 과찬이십니다. 저는 아직 한참 멀었어요~”“전혀 아닌데? 난 젊었을 때 유나처럼 이렇게 예쁘지가 못했어.” 그리고 미정은 시후를 바라보며 웃었다. "시후 씨는 정말 복이 많네요? 이렇게 아름답고 좋은 아내를 얻다니."시후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엄청난 복이죠.”"유나야, 여기는 내 아들이고 이름은 폴이라고 해. 유나보다 한 살 적으니까 누나라고 부르면 되겠네?”그러자 미정의 옆에 있던 폴은 급히 유나에게 손을 내밀며 말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폴 스미스입니다. 만나서 반가워요."유나는 고개를 약간 끄덕이며 악수를
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알겠습니다 아버님~!”상곤은 또 다급하게 "그리고, 내가 지난 번에 말했던 거 까먹지 말고~ 기억하라고! 알지?”시후는 장인 어른이 지난 번 장모가 돌아오면 결코 그녀가 별장 안으로 들어오지 않도록 막으라고 했던 것을 떠올렸다. 그러자 그는 웃으며 말했다. "네, 아버지, 안심하세요! 잘 알고 있죠! 까먹지 않았습니다~”김상곤은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우며 말했다. "아이고~ 내가 사위 하나 잘 뒀어! 내가 꼭 기억하마!” 그리고 상곤은 미정을 데리고 주방으로 갔다. 유나는 궁금하여 시후에게 물었다. "아빠가 무슨 말을 했어요? 뒤로 뭘 꾸미고 있는 건 아니죠?”시후는 속으로 ‘유나 씨 아버지가 여기서 뭘 하라고 했을까요? 만약 장모님이 돌아오면 내가 절대 이곳으로 못 들어오게 막아야 한다고요..!’ 그러자 시후는 헤헤 웃으며 말했다. "그냥 별 일 아니에요. 그냥 저 보고 폴에게 잘하라고 하시더라고요! 오늘 손님으로 온다고 하니까~ 하하하..”"진짜예요?" 유나는 도저히 믿지 않는 기색이 역력했다."당연히 진짜죠! 조금 전에 폴에게 차 따라 주라는 거 못 들었어요?” 그리고 그는 급히 폴에게 말했다. “자, 폴! 이건 우리 보성에서 나오는 녹차인데 맛이 참 좋을 거예요! 고급 차이기도 하고, 한 번 마셔봐요!” 시후가 생각하기에 폴은 미국인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한국의 전통차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좋은 것은 아니지만 차를 우려냈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하게 폴은 웃으며 말했다. "아이구,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게 차 마시는 것인데.. 여기 좋은 찻잎이 있으니 꼭 마셔야겠어요."시후는 살짝 어리둥절하며 웃음지었다. “차를 잘 안다면, 음.. 조금 실망할 수도 있겠는데..?” 그는 말하면서 폴을 소파에 앉혀 두고 차를 잔에 따랐다.유나는 아빠의 첫사랑이라는 사람의 아들과 대화를 나누기가 조금 껄끄러워 두 사람에게 말했다. "그럼 두 사람이 얘기 좀 나눠요. 저는 차를 마시는 걸 별로 안
그러자 시후는 폴을 쳐다보며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질문할 수 밖에 없었다. "폴.. 혹시 한국으로 돌아오기 전에, 자주 방문한 거 아니에요?"폴은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 "하하.. 제가 한국으로 가끔 출장을 오긴 했지만 일주일 이상은 머문 적이 없습니다.”시후는 놀랍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하아.. 그럼 어떻게 어르신들이 잘 알 법한 내용들을 이렇게 많이 알고 있는 거죠? 놀라운데?”"하하.. 제 어머니께서 이런 것들을 좋아하시니까요.. 어쩔 수 없이 어릴 때부터 귀동냥으로 접했을 뿐입니다..” 그러자 폴은 또 말했다. “아마 제 겉모습은 백인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뼛속까지 철두철미한 동양인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어머니의 영향을 많이 받았고, 오히려 제가 있던 미국보다 한국 문화와 음식 등을 특히 좋아했어요. 이곳의 모든 것에 익숙한 거죠. 그리고 요즘 미국에서 K 문화가 얼마나 인기가 많다고요! 하하.. 그래서 한국과 관련된 많은 것들을 쉽게 접할 수 있었습니다~”"그렇구나."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고 찻주전자에 물을 끓이면서 차를 또 한 번 우리기 시작했다 찻잎을 우려낸 시후는 폴과 자신에게 각각 한 잔씩 따르며 웃음 지었다. “자, 폴.. 이 차 한 잔 마셔 봐요. 장인 어른이 또 준비하셨다고 하네요?"폴은 고개를 끄덕이며 고맙다는 인사를 한 뒤 찻잔을 들어 입술을 살짝 오므렸다. 차를 한 입 마신 뒤 곧이어 폴의 표정이 좀 오묘해졌다. 한참을 음미하던 그는 당황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 상곤 아저씨가 마시는 차는 좀 맛이 이상하네요., 이런 찻잎은 솔직히 그다지 좋은 품질이 아닌 것 같은데.. 왜 상곤 아저씨는 이걸 좋은 것이라고 아껴두신 걸까요?”시후는 속으로 생각했다. '하하.. 이 폴이라는 친구.. 대단한데? 물건이군.. 우리 장인보다 훨씬 나아.. 장인 어른은 이런 차를 이성적으로 판단하기는 커녕 마시면 마실 수록 더 맛이 좋다고 하던데.. 게다가 내가 직접 나서지 않았다면 분명 이 차를 샀던 곳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