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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0장

즉, 엄마는 당시에 무일푼이었다. 그런데 왜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마치 벼락부자가 되었다는 말투로 그녀의 친구를 화나게 만든 것일까? 그 짧은 순간에 갑자기 돈이 생겼다고? 그리고 그 돈은 대체 어디서 난 것일까..? 한 발짝 물러서서 보면 그녀가 정말 돈이 있었다면, 왜 굳이 사람들을 피해 실종될 필요가 있을까? 혹시라도 정말 돈이 너무나 많이 생겨서 자신과 아빠가 싫어진 걸까? 엄마의 성격으로는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어쨌든 그녀는 오랫동안 별장에서 사는 것을 꿈꿔왔다. 그렇기에 설령 그녀가 정말 뜻밖에 돈을 얻었다고 해도, 그녀는 이 돈을 몰래 숨겨두고 돌아와 호화로운 별장 라이프를 즐기려고 했을 것이다.

즉, 돈을 얻었다고 해서 바로 잠수를 탈 성격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게다가 별장에 온 지도 얼마 안 되어서 제대로 잠도 못 잔 그녀였다. 유나는 생각하면 할수록 이 일이 매우 수상쩍고, 또한 매우 모순적이며 곳곳에 괴이하고 설명할 수 없는 뭔가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이 일의 실마리는 오늘 미용실에서 이미 뚝 끊어지고 말았다. 그렇기에 당분간은 다른 단서를 계속 탐색할 방법이 없었다. 따라서 이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서는 더 많은 단서를 찾아야 했다. 그래서 이 수수께끼가 풀리면, 아마도 엄마의 행방도 밝혀질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엄마가 어디 있는지, 영영 찾지 못할 수도 있다!

......

시후는 차를 몰고 서울 곳곳을 한가로이 누비면서 머리로 장모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아내가 점점 초조해지는 것을 보고, 속으로 이렇게까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지금 대체 어떤 방법으로 윤우선을 내보낼지 아직까지도 찾아내지 못했다.

그런데, 마침 차를 몰고 길목을 지날 때, 그는 길가의 나무 사이에서 눈에 띄는 현수막 하나를 발견했다. <다단계를 금지하라! 다단계 기업 반대! 평화로운 서울시를 원한다!>

이 현수막을 보고 시후는 문득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그래서 그는 즉시 안세진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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