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까지 말했을 때, 상곤은 갑자기 감정이 격해지기 시작했다. 그는 미정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미정아, 나 정말 농담하는 거 아니야.. 내가 한 말은 모두 진심에서 우러나온 말이야. 왜 그런 줄 알아? 난 네가 떠난 후 20여 년 동안 단 한순간도 기뻤던 적이 없어, 게다가 우린 이미 나이가 많아. 이제 시간이 얼마 안 남았다고! 그런데 왜 자꾸 주변의 눈치를 보는 거야?”미정은 살며시 웃으며 말했다. “상곤아, 네가 한 말은 다 생각해 봤어. 사실 내 마음속에도 환상이 있지. 다만 지금 상황은 확실히 예전 같지 않다는 거야! 난 지금껏 평생 우선이를 미워해왔어. 하지만 난 우선이와 같은 사람이 되는 것을 원하지 않아. 그러니까, 너무 서두르지 말자. 서로에게 시간을 좀 주는 거야!상곤은 계속해서 급히 말했다. "그럼 내가 윤우선과 이혼하고 나면 나와 다시 만나는 거야?"미정은 고운 눈을 깜짝하지 않고 상곤을 보며 진지하게 말했다. "상곤아, 내가 왜 한국으로 돌아왔는 줄 알아?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널 다시 만나고 싶고, 다시 인연을 이어갈 수 있기를 바라서야.” 그녀는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우리는 18살, 20살의 젊은 나이가 아니야. 그러니까 우리는 지금 할 일을 심사숙고해서 계획하는 게 필요해! 그리고 너와 다시 만날 것인지 묻는 질문에는 지금 대답할 수 없어. 네가 정말 싱글이 된 후, 함께 시간을 보내 보고, 너에게 정중하게 대답할 거야."상곤은 주저 없이 말했다. “난 100% 아니 1000%아니 그것도 모자라 1000% 원하고 있다고!!” 미정은 "상곤아, 난 네가 우선이와의 관계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길 바라! 두 사람의 결혼과 두 사람 사이에 사랑이 있는지 생각해 보라고. 만약 두 사람이 여전히 사랑하고 있다면, 난 예전처럼 둘을 축복할 거야. 그런데 만약 사랑이 없다면, 넌 그녀에게 한시라도 빨리 확실하게 말해야겠지. 난 네 성격을 잘 알고 있어. 쉽지는 않을 거라는 걸..”이라고 말했다.지금의
두 사람이 이야기를 하는데, 갑자기 타는 냄새가 부엌 전체에 퍼졌다. 미정은 "안 돼! 내 새우 튀김!!"이라고 외쳤다. 그녀는 급히 상곤을 확 밀어내고, 얼굴을 붉히며 솥으로 달려갔다. 그녀는 안을 보자마자 "망했어, 새우가 다 탔어!"라고 비명을 질렀다.상곤은 재빨리 옆에서 말했다. "어서 불을 꺼! 안 그럼 곧 불이 날 걸?!”미정은 그제야 불을 껐다. 하지만 이미 솥에는 다 타버린 새우들만 남았다. "이게 다 네 탓이야, 원래 내가 제일 잘하는 요리였는데.. 이제 다 망했어!!”상군도 미안한 얼굴로 “그럼.. 내가 다시 나가서 새우 한 봉지 사줄까?”라고 물었다. 이때 밖에서 차를 마시던 시후와 폴은 부엌에서 타는 냄새를 맡았다. 폴은 얼굴을 찡그리며 "엄마는 요리를 굉장히 잘하시는데.. 어머니께서 이렇게 하신 건 아니겠지..?”그러자 시후는 일어나 폴에게 말했다. “그럼 폴 잠시 앉아 있어봐요. 내가 들어가서 보고 있을 테니 오지 말고요.”폴은 얼른 "아니에요 저도 갈게요.”라고 자리에서 막 일어나려는데, 시후가 그를 다시 앉히며 웃었다. “아니에요 그냥 앉아서 차를 마시고 있어요!” 이때 시후는 속으로 ‘만일 네 엄마와 우리 장인이 지금 주방에서 뭔가 일이라도 생겼다면 폴 네가 얼마나 어색하겠어? 난 두 사람의 관계를 다 알고 있으니 내가 다녀올게..’라고 생각했다.폴은 시후가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걸 전혀 알지 못했다.그리고 시후는 부엌으로 와서 고개를 내밀고 안으로 들어갔다. 부엌에 있던 두 사람이 급히 솥을 치우고 있는 것을 보니, 이미 요리가 다 타 버린 것 같았다. 두 사람은 옷차림도 단정하고 별 일이 없어 보여 시후는 살짝 실망했다. 재미있는 구경거리를 놓친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인 어른과 그의 첫사랑의 안색을 보니, 모두 살짝 붉어진 것 같아 보였다. 그러자 시후는 짐짓 놀란 척하며 "혹시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요?”라고 물었다.그러자 상곤은 황급히 말했다. "응, 별일 없어, 별일 없어!! 조
두 사람이 부엌에서 한 시간 넘게 다시 난리를 치더니 드디어 한 상이 차려졌다. 상곤은 마루로 달려 나와 시후와 폴에게 "자, 준비는 다 되었으니, 밥을 먹자!"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폴에게 물었다. "참, 폴! 저녁에 술 좀 마실까?”폴은 웃으며 선물세트를 꺼냈다. "아저씨, 마침 30년 묵은 와인을 가져왔어요! 즐거운 식사하실까요?”그러자 상곤은 굉장히 기쁜 듯 소리쳤다. “하이고! 30년이나 묵은 와인을 가져왔어? 참 분위기 잘 맞춰 주는 구나?!”"하하하! 제가 좀 잘 맞춰 드리죠! 그럼 가실까요?”상곤은 "아이고, 그런 술은 너무 귀해, 나한테 주면 아까운데, 그냥 자네 혼자 아껴 마시는 게 좋지 않겠나?"라고 감탄했다.폴은 급히 말했다. "아저씨, 저한테 그렇게 사양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원래 선물이었잖아요? 원하신다면, 다른 술을 사서 마시고 그냥 이건 따로 바꿔드릴까요?” "이왕 이렇게 된 거 고맙게 받고 오늘 저녁은 이걸 마시자!" 웃으며 상곤이 말했다. 그러더니 상곤은 시후에게 "은 서방, 위층으로 올라가서 유나보고 내려와 밥 먹으라고 해주게!”라고 말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럼 위층으로 올라가서 부르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시후가 일어나 위층으로 올라가 침실에 도착했을 때, 유나가 문을 등지고 침대에 누워 있는 것을 발견했다. 시후는 "여보, 밥 먹으러 내려오라고 하시네요?”라고 말했다. 시후가 침실로 들어가려 할 때 유나는 목멘 소리로 말했다. "아, 오지 마요." 곧이어 유나는 몸을 일으켜 시후을 등지고 손을 뻗어 눈을 닦았다.시후는 급히 그녀의 곁으로 가서 새빨간 두 눈을 바라보며 "여보, 왜 또 울어요?"라고 물었다.유나은 고개를 가로 저으며 "울지 않았는데 눈이 좀 불편해서 그래요."라고 울었던 사실을 부인했다."거짓말! 눈이 이렇게 빨개졌는데 안 울었다고요? 엄마 일 때문인가?" 시후는 부드럽게 물었다.유나는 잠시 침묵하다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엄마가 무슨 사고
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내 체면을 걸고 한번 해보죠. 만약 그들이 허락한다면, 그들은 나보다 능력이 더 뛰어나고, 인맥도 넓으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 수 있을 거예요!”유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시후 씨, 정말 고마워요!"라며 감격스러워했다."바보, 당신 남편인데 뭘 이렇게 고마워해요??" 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그러더니 다급하게 유나의 어깨를 두드렸다. "자, 가요. 우리 내려가서 밥부터 먹고 생각하자고요. 밥을 먹고 나서 친구들을 만나러 갈게요. 만약 그들이 원하지 않는다면, 그들에게 도움을 청해 볼게요. 어쨌든 어머니는 꼭 돌아올 거예요!"유나는 무겁게 고개를 끄덕여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 그 전에는 엄마가 실종된 일에 대해 온 가족이 신경 쓰지 않고 자신만 걱정한다고 느꼈는데, 지금은 시후가 이렇게 단호하게 자신을 도와주려 하는 걸 보니 마음이 많이 편안해졌다.시후는 늘 유나를 정말 아끼고 있었다, 윤우선의 실종이 그녀를 계속 걱정하게 만들었다. 만약 윤우선이 빨리 돌아오지 못하게 막으면 윤우선은 구치소에서 계속 살 것이고 자신의 아내는 견딜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내심 내일 바로 윤우선을 출소시키기로 결정했고, 아마도 모레쯤이면 윤우선을 집으로 돌아오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유나를 위로하고 시후는 그녀를 데리고 아래층으로 내려왔다.아래층 식당에서는 상곤과 미정이 함께 한 상을 차려두었다. 옆에 있던 폴은 소장하고 있던 와인을 따 놓고 시후와 유나가 내려오자 웃으며 시후에게 물었다. "은 선생님, 한 잔 드실래요?"시후는 빙긋 웃으며 "좋아요, 함께 마시죠."고 말했다.옆에서 유나는 "이따가 밥 먹고 친구 만나러 가는 거 아니에요? 그럼 술을 마시지 마요 운전을 못하잖아요?”시후는 "괜찮아요. 술 마시고 택시 타고 가면 되죠. 폴이 집에 처음 와서 같이 술도 안 마시면 말이 안 되죠!”라고 말했다.이 말에 유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래, 운전만 안 하면 돼요."라고 말했다.이때 상곤은 수프를 들고 주
시후는 한미정이 만든 음식을 보고 입맛이 돌아 식욕을 참을 수 없었지만, 예의상 수저를 꺼내어 유나에게 건네고 음료를 꺼내어 사람들에게 따라주었다. 그러고는 비로소 술잔을 들고 웃으며 "한미정 아주머니, 그리고 폴 한국으로 돌아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그리고 서울에 오신 것, 저희 집에 방문하신 것 모두요! 그럼 우리 함께 술 한잔 할까요?"라고 건배사를 했다.그러자 맞은 편에 앉은 상곤도 황급히 맞장구를 치며 웃었다. “하하하, 맞아 맞아! 그럼 오늘 같은 날 기분 좋게 술 한 잔 마셔 볼까?!”한미정은 "초대해줘서 정말 고마워, 이렇게 한국에 돌아온 첫날 옛 친구와 따뜻한 집 밥을 먹을 수 있게 해준 것도 말이야~”라며 웃음 지었다.상곤은 허허 웃었다. "미정아, 이렇게 오래 된 동기 사이에, 뭘 이렇게 고마워하냐? 하하하.. 게다가 오늘 이 요리들은 모두 네 덕분에 이렇게 차려진 건데. 난 단지 도우미로 도왔을 뿐.. 사실 네가 집에 손님으로 와서 이렇게 요리까지 하고 내가 이걸 먹는다고 생각하니 너무 미안하다!”"호호.. 뭐가 미안해? 원래 너랑 약속한 거잖아? 오늘은 내가 요리하겠다고 했고..”시후는 두 사람의 대화를 들으며 웃음 지었다. "자, 그럼 먼저 이 첫 잔을 마시죠?!”모두들 잔을 들었다. 세 남자는 술잔의 술을 단숨에 들이켰고, 유나와 미정은 음료를 가볍게 한 모금 마셨다. 유나의 표정은 약간 차가웠지만 그렇다고 그녀를 탓할 수는 없었다. 왜냐하면 유나는 지금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미정에게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었기 때문이다.이런 유나의 마음을 미정이 모를 리 없었다. 미정은 유나가 자신에게 분명 조금이라도 불만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조금 더 친해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미정은 미소를 지으며 유나에게 말했다. "유나야, 여기 새우 한 번 먹어봐~ 입맛에 맞을 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러더니 한미정은 새우 한 마리를 집어 직접 그릇에 올려 주었다.유나는 이 상황이 약간 어색했다. 어
이때 미정은 갈비찜 한 조각을 집어 유나의 그릇 위에 올려주며 말했다. "유나야, 이 갈비도 먹어 볼래? 이건 내가 자신 있게 만들어 줄 수 있는 요리 중 하나야. 안 한 지 조금 오래 되어서 네 입맛에 맞을지 모르겠네~ 하하..”열정적인 미정이 자신의 그릇에 자꾸 음식을 올리는 것을 지켜보고 있던 유나는 미정에게 조금 거리를 두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의 체면을 깎기는 싫어서 이렇게 말했다. "아, 이모 제가 직접 덜어 먹을게요! 감사합니다~ 먼저 드세요!”미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웃음 지었다. "그래, 반찬 많이 먹고! 안 닿는 게 있으면 시후에게 집어 달라고 해~”유나는 대답한 뒤 미정이 자신에게 집어준 고기를 먹으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요리는 정말 맛있었고 부드럽고 감칠맛이 있는 것이 정말 나무랄 데가 없었다!김상곤도 맛있는 음식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는 평생 이렇게 맛있는 식사를 먹어본 적이 없었다. 사실, 남자들 사이에서 여자 얼굴이 예쁜 건 1년, 성격 좋은 건 10년, 요리를 잘하면 평생 행복하다는 말이 돌곤 했는데, 상곤 역시 이렇게 평생 행복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는 부러운 듯 폴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폴, 엄마가 이렇게 요리를 잘해서 정말 좋겠군?!”폴은 빙긋 웃으며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예, 아저씨.. 그런데 이건 보는 관점에 따라 달라요. 저는 대학에 다닐 때부터 너무 힘들었어요. 집에서 나와서 살았기 때문에, 학교에서 뭘 먹어도 만족감을 느끼지 못했거든요. 나중에 로펌 업무가 바빠 출장을 자주 다닐 때도 미국의 각지를, 그리고 세계 각국을 돌아다녔기에 저는 어머니가 해 주신 식사를 먹을 기회가 거의 없었어요. 그런데, 어머니의 솜씨가 너무 좋으시니까.. 다른 음식점에서 밥을 먹는 게 적응이 잘 안 되니까 이게 좀 힘들어요.”김상곤은 한숨을 쉬었다. "하아.. 사람이 검소하다가 사치스러워지는 건 쉽지만 사치스럽다가 검소해지는 건 엄청나게 힘들지.. 네 엄마가 이렇게 요리를 잘하니, 나라면
미정의 요리 솜씨가 워낙 좋았기에 다섯 사람 모두 배불리 먹었고, 차려진 음식을 다 먹을 수 없을 정도였다!유나는 한미정에 대해 불만과 거부감이 들기는 했지만 그녀가 해준 요리에 저항할 힘이 전혀 없었다. 평소 식사에 신경을 쓰던 유나는 평소보다 세 배나 많은 양을 먹을 정도였으니까.. 시후와 장인 상곤은 말할 것도 없었다. 두 사람은 이미 반찬을 모조리 먹어 치우고, 국물도 얼마 남지 않을 정도였다. 식사를 마친 상곤은 몰래 손을 탁자 밑에 넣고, 자신의 벨트를 살짝 느슨하게 풀기도 했다. 그는 속으로 ‘미정이는 정말 모든 면에서 완벽해.. 정말 윤우선과 이혼하고 미정이와 함께 한다면, 그야말로 지옥에서 단숨에 천국행 티켓을 얻는 거야!’시후조차도 장인이 미정과 함께 할 수 있다면 앞으로 자신이 훨씬 편해질 것이라고 상상할 수밖에 없었다. 한미정과 같은 이런 장모님이라면.. 요리도 이렇게 잘하시니, 만약 그녀가 자신의 ‘새로운 장모'가 된다면, 자신은 이제 주방을 미정에게 양보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윤우선을 이 세상에서 사라지게 만들 수 없는 것이 유감스러울 따름이었다. 아마도 식사 후에, 안세진과 함께 윤우선을 어떻게 구치소에서 풀어줄지 이야기를 좀 나눠봐야 할 것 같다.......식사를 마친 미정은 식당과 주방을 직접 정리했다. 시후가 급히 도우려 했으나, 그녀는 오히려 시후가 손을 대지 못하게 했다. 부엌 일은 자신이 더 잘할 것 같다며.. 정리를 마무리 지은 뒤에야 미정은 "시간이 늦었네~ 오늘은 더 이상 폐를 끼치지 않고 돌아가야 할 것 같아요! 오늘 이렇게 환대해줘서 다들 고맙고, 행복한 식사였어요!”라며 인사를 건넸다.그러자 상곤은 재빨리 답했다. "아이고 미정아, 내가 더 고마워! 네가 이렇게 멋진 요리를 해줘서, 난 더 이상 소원이 없다!”미정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에게도 오랜 소원이 풀린 것은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유나의 앞에서 많은 말을 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기에 "아니야, 그럼
유나는 그들이 멀리 나간 뒤에야 현관문을 닫고 시후에게 말했다. "음.. 한미정이라는 분과 아빠 사이에 감정이 너무 눈에 뻔히 보여요.. 그런데 당신은 우리 아빠가 바람을 피우지 않을 거라고 했잖아요..”시후는 진지하게 말했다. "내가 보기에 한미정 아주머니는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에요. 그녀는 원리원칙을 따지는 성격이기 때문에, 설령 속으로 장인 어른을 사모하고 있더라도 반드시 장인과 장모님이 이혼한 후에야 행동에 나설 거고요.”유나는 화를 내며 소리쳤다. "무슨 헛소리예요? 우리 아빠가 어떻게 엄마랑 이혼할 수 있어요??”시후는 유나가 이런 일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을 알고 그녀에게 더 이상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여보, 그럼 피곤할 텐데 집에서 푹 쉬고 있어요. 오늘은 밖에 나가서 장모님을 찾지 말아요. 오늘 내가 사람들을 만나서 다른 방법들이 있을지 알아봐 달라고 부탁해볼 테니까.”유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같이 갈까요?”시후는 급히 손을 내저었다. "아니에요. 그냥 택시를 타고 가면 되니까요. 이틀 동안 걱정도 많이 했을 텐데, 방으로 돌아가 푹 쉬어요.”유나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휴우.. 그럼, 같이 가지는 않을 게요. 문제가 있으면 바로 저에게 연락해요? 그리고 만약 단서가 있어도 바로 알려주고요!"시후는 두말없이 "그래요, 그럼 전 바로 나갑니다!"라고 말하며 문을 나섰다. 아내와 인사를 한 뒤 시후는 마당을 나왔다. 그 때, 한미정 모자를 돌려보낸 상곤이 시후를 보고 급히 물었다. "은 서방, 이렇게 늦은 시간에 외출하나??”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저와 친한 친구 몇 명을 만나서 장모님과 관련된 단서를 찾을 수 있는지 알아보려고요~”김상곤은 이 말을 듣자 갑자기 긴장하여 그를 붙잡고 다급하게 말했다. "혹시 자네 누구한테 부탁하러 가는가? 이화룡 씨? 아니면 송민정 대표?""아마 모두에게 물어봐야겠죠? 아무래도 그 사람들은 인맥이 넓으니 어쩌면 장모님을 찾을 수 있는 길이 있을지도 모
중소단이 제이크 한의 입안에 들어간 순간, 시후는 그의 몸이 짙은 영기로 감싸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곧이어 이 영기는 제이크 한의 몸을 재구성하기 시작했다. 제이크 한은 특수 냉동복을 입고 있어서 외부에서는 그의 신체 변화가 보이지 않았지만, 시후는 그의 만신창이가 된 몸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재구성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일단 가장 먼저 회복된 장기는 심장이었는데, 거의 산산조각 난 그 심장은 이미 완전히 건강한 상태로 복원되었으며, 바로 다시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혈관에는 이미 혈액이 없었고 대신 극저온 보호액이 채워져 있었다. 하지만 중소단의 효과로 그의 조혈 기관들은 하나씩 단계적으로 회복되었고, 곧 대량의 신선한 혈액이 끊임없이 생성되기 시작했다. 따라서 원래 그의 혈관을 채우고 있던 보호액들은 새로운 혈액의 압력으로 인해 자연히 체외로 밀려났다.이후 그의 체온은 점차 본래의 온도로 돌아왔고, 전신의 외부 상처들 또한 가장 빠른 속도로 치유되기 시작했다. 다른 이들은 제이크 한의 변화를 잘 느끼지 못하고 그저 그의 피부색이 창백함에서 약간 혈색을 띄기 시작했다는 정도만 인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후는 제이크 한의 모든 변화를 똑똑히 보고 있었고, 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 ‘중소단은 역시 재구성하는 약효가 뛰어나다는 말이 맞군... 마치 높은 곳에서 떨어져 산산조각 난 유리컵을, 단순히 조각들을 다시 붙이는 게 아니라, 흠집 하나 없이 완벽히 복원하는 것과 같아... 부서진 부분은 고쳐주고, 잃어버린 부분은 새로 자라나게 하니, 이 약은 정말 무지막지한 효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이때 제이크 한의 신체 장기, 사지, 심지어 혈액까지... 그의 몸은 이미 완전히 건강했던 시절의 상태로 회복되었고, 혈액이 충분히 보충되며 그의 심장 박동도 점점 강해졌다. 동시에 그는 점차 자발적인 호흡 기능도 되찾기 시작했다. 이제 다른 사람들도 눈으로 그의 가슴이 들썩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배유현은
이들 작업자 중 그 누구도 지금 자신들이 이렇게 단순하고 거친 방식으로 제이크 한을 해동시켜야 할 것임을 예상하지 못했다.제이크 한은 섭씨 영하 200도의 거대한 얼음 덩어리나 마찬가지였기에, 온수에 들어간 그 순간 수조 안의 물 온도는 급격히 떨어졌다. 작업자들은 다급히 순환 펌프를 가동시켜 가열 장치를 통해 물을 계속 데우며 수조 안의 온도를 섭씨 40도로 유지하려 애썼다.하지만 이처럼 무리한 해동 방식은 곧바로 큰 문제점이 드러나고 말았다. 제이크 한의 피부가 해동되기 시작하자마자 피가 배어 나오기 시작했는데, 마치 갓 해동된 소고기 덩어리와 마찬가지로 세포 내 액체가 파열로 인해 흘러나오며 혈액과 체액, 세포액이 섞인 핏물이 밖으로 배어 나오고 있었던 것이다.책임자는 얼굴을 감싸며 놀라 외쳤다. “회장님... 이건... 이건 사실상 되돌릴 수 없는 손상입니다...”배유현 역시 그 끔찍한 광경에 놀라긴 했지만, 그래도 침착하게 말했다. “됐어요, 이제부터는 여러분이 할 일이 아닙니다. 다들 물러가 주세요.”사람들은 서로 눈치를 보다가, 결국 책임자가 앞장서 마음을 다잡고 말했다. “회장님, 그럼 저희는 먼저 나가 있겠습니다. 혹시 필요하시면 언제든 연락 주십시오.”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하나둘씩 현장을 떠나는 작업자들을 지켜보았다. 그녀는 곧 시후를 부르러 가려 했지만, 뜻밖에도 시후는 이미 휴게실에서 나와 있었다. 배유현은 피 섞인 물속에 담긴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긴장한 듯 말했다. “은 선생님... 제이크 한 경감의 상태가 좀 안 좋아 보입니다...”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신경 쓰지 마요. 뇌만 멀쩡하면 되거든요.” 시후가 이렇게 무리한 방식으로 따뜻한 물에 바로 담가 제이크 한을 해동하라고 한 이유는 바로 중대한 비밀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 비밀은 바로 중소단의 무차별적인 회복 능력이었다. 중소단에 있어서 인체의 모든 장기와 조직 중에서 회복할 수 없는 것은 뇌와 뇌에 저장된 기억들 뿐이었다. 그러나 제이크
시후는 제이크 한의 성격과 업무 스타일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 제이크 한이 만약 다시 깨어나고, 예전의 기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면, 반드시 자신이 혼수상태에 빠지기 전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 전후 사정을 끝까지 파헤치려 들 것이 분명하다. 예컨대, 도대체 누가 페이셔스 그룹의 악질 사이코 배호영을 죽였는지, 또 누가 Samson 그룹 일가를 몰살시키려 했는지, 이 모든 진상을 기어이 밝혀내려 할 것이다.그래서 시후는 오히려 이 기회를 이용해, 제이크 한과 진심으로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눌 생각을 했다. 자신이 누구인지, 또한 배호영을 죽인 사람은 바로 자신이며, 그는 물론 Samson 그룹 전체를 구한 사람도 자신임을 정확히 알릴 계획이었다. 그리고 만약 제이크 한이 이 은혜를 알고 처신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앞으로 시후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고, 반대로 이 은혜에 대해 감사할 줄 모르고, 물고 늘어지기만 한다면 제이크 한의 기억을 완전히 지워버리고, 그를 기절시켜 뉴욕 길바닥 어딘가에 버려버리면 그만일 것이었다. 그렇다면 적어도 그의 목숨은 살려준 셈이기 때문이다.이렇게 결정한 시후는 배유현에게 지시했다. “배유현 씨, 7번 냉동 캡슐에서 액체질소를 모두 빼고, 제이크 한을 따뜻한 물에 담가서 해동시키도록 하십시오. 그 다음은 내가 알아서 처리하도록 하죠.”“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배유현은 시후가 어떤 방법으로 그를 살리려고 하는지는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그에 대한 맹목적인 신뢰와 존경이 있었기에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은 선생님, 보안을 위해, 먼저 함께 온 분들과 옆방에서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해동 작업이 끝나는 대로 다시 모시러 가겠습니다.”시후도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자신이 제이크 한을 되살린다는 사실은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좋을 것이기 때문이다. 시후의 동행인들은 절대적으로 신뢰할 수 있지만, 작업에 투입되는 일반 직원들은 아무래도 보안상 신뢰성을 보장하기
시후는 배유현의 안내를 받아 엘리베이터를 타고 건물 1층으로 내려온 뒤, 1층의 센터를 지나 특수 엘리베이터로 갈아타고 지하 5층의 냉동센터로 향했다.이 냉동센터는 본래 배원중이 자신의 시신을 보존하기 위해 마련한 장소로, 사용 연한은 무려 300년으로 설계되었으며, 그 보안 수준은 마치 대통령이 세계 종말 대비 계획에 포함된 방어 시설에 버금갈 정도였다. 비록 지하 5층이라 하지만, 실제 깊이는 거의 지하 100미터에 달했고, 전략적 물자도 완비되어 있었기 때문에 설령 미국 본토가 핵공격을 받더라도 무사할 수 있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이 냉동센터는 설계상 최대 100구의 시신을 보관할 수 있었지만, 현재 이곳에 진짜로 냉동된 인물은 실험용 시신들을 제외하면 단 한 명, 바로 제이크 한 뿐이었다.시후는 냉동센터에 들어서자마자, 마치 SF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광경에 압도되고 말았다. 이 공간 전체는 곳곳에 각종 장비들이 자리 잡고 있었고, 공기·산소·액체질소 등을 전달하는 굵은 배관들이 거미줄처럼 가득히 얽혀 있었다.그 중에서도 가장 압도적인 시각적 충격은, 질서 정연하게 늘어서 있는 수십 개의 거대한 스테인리스 탱크들이라고 할 것이다. 이 탱크는 하나하나가 최소 4~5미터는 되어 보였고,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면 인간이 한없이 왜소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이 거대한 탱크들은 바로 인간을 냉동 보존하기 위한 냉동 캡슐이었다.비밀을 유지하기 위해, 배유현은 이미 이곳의 모든 연구원과 직원들을 철수시킨 상태였기에, 지금 이 공간에는 시후와 시후의 동행자들 외엔 아무도 없었다. 지극히 한적한 분위기와 더불어, 이곳이 본래 초저온 시체 보관소이기에 더욱 섬뜩한 느낌을 주는 것 같았다.이때, 배유현은 시후의 곁에서 설명했다. “은 선생님, 현재 인체 냉동 기술 기준으로는 사람이 사망한 뒤 약 50시간에 걸쳐 서서히 온도를 낮추며 냉각을 진행하고, 그 후에 냉동 캡슐에 넣어야 세포가 급속 냉각 중 얼음 결정이 생겨 손상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시후의 말을 들은 스미스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는 미국 FDA의 수장이며, 미국 사회에서도 명실상부한 상류층이자 최고 수준의 엘리트 집단에 속해 있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 시후는 너무나도 가볍게 현재 직책을 버리고 어렵게 이룬 모든 것들을 내려놓으라고 말하고 있었다. 이건 스미스에게 있어 상상도 못 했던 일이었다.그가 한동안 멍하니 넋을 놓고 있자, 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냥 내 개인적인 조언일 뿐입니다. 천천히 고민해 보세요. 저는 볼일이 있어서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 말을 마친 뒤 그는 곁에 있던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갑시다.”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공손하게 손짓했다. “은 선생님, 그럼 이쪽으로 가시죠.”스미스는 눈앞에서 시후와 배유현이 엘리베이터에 타고, 문이 천천히 닫히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는 여전히 무릎을 꿇은 채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곁에 있던 동료가 다가와 스미스를 부축하려 했지만, 그는 손을 저으며 거절했다. 그러고는 무언가 결심한 듯, 휴대폰을 꺼내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 즉 자신의 직속 상관에게 전화를 걸었다.미국 행정부 구조상, FDA는 보건복지부의 산하 기관이며 FDA의 인사권은 보건복지부가 갖고 있었다.전화를 받자 보건복지부 장관이 말했다. “어이, 스미스? 무슨 일인가?”그러자 스미스는 진지하게 말했다. “장관님, 제가 정중하게 사직 의사를 전하려 연락 드렸습니다. 앞으로 저는 FDA의 어떤 업무도 맡지 않겠습니다.”장관은 매우 놀라며 되물었다. “스미스, 도대체 무슨 일이야? 내 기억이 맞다면, 대학 시절부터 자네는 FDA를 이끄는 게 꿈이라고 했잖아. 그런데 이제 막 2년 정도 일했는데 벌써 그만두겠다고?”스미스는 단호히 말했다. “그렇습니다. 이미 결심했습니다. FDA 직책을 내려놓고, 지미를 데리고 한국으로 갈 겁니다.”“한국으로?” 장관이 급히 물었다. “혹시 지미를 데리고 구현제약을 찾아가려는 건가?”스미스는 잠시 망설이
게다가 구현재조환은 이미 구현제약에 큰 명성을 가져다 주었다. 그렇기에 이런 상황에서 구현재조환의 임무는 성공적으로 완수된 셈이었다.스미스는 시후의 말을 듣자 눈물이 왈칵 쏟아졌고, 울먹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제가 듣기로는 구현제약이 현재 한국 내에서 가정 형편이 어려운 말기 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무료 집중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제발 제 아들에게도 그 기회를 한 번만 주십시오... 제 아들 지미는 너무 불쌍한 아이입니다... 저는 그 아이가 더 이상 암의 고통을 견디는 모습을 볼 수가 없습니다...”그러자 시후는 엄정한 표정으로 말했다. “당신도 말했듯이, 구현제약의 무료 치료 프로그램은 가정 형편이 어려운 말기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합니다. 가장 중요한 조건이 바로 '경제적 어려움'이죠. 그런데 당신과 당신 아들은 그 기준에 전혀 부합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이 활동은 엄밀히 말해 한국 내에 있는 국내 환자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요. 따라서 한국 내에도 이 혜택을 기다리는 환자들이 수없이 많습니다. 그런데 제가 어떻게 기준에 전혀 맞지 않는 외국인에게 이런 소중한 기회를 줄 수 있겠습니까? 그러니 미안하지만, 현재 저는 도와드릴 방법이 없습니다.”스미스는 울면서 말했다. “은 선생님... 하지만 도와주지 않으신다면, 제 아들은 곧 죽게 될 겁니다... 겨우 12살짜리 아이가 암에 목숨을 잃는 걸 그냥 지켜보실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말했다.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 한 번 논하자면, 매일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병으로 세상을 떠납니다. 그 중에는 당신 아들과 비슷한 나이거나, 혹은 더 어린 아이들도 많죠. 하지만 우리는 세상의 모든 사람을 치료해줄 수도 없고, 그럴 능력도 없습니다. 그러니 스미스 씨, 이런 감성팔이식 압박은 저에게는 전혀 통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호소를 하기 전에 한 번 생각해 보시죠, 왜 미국에 있는 화이자나 노바티스 같은 글로벌 제약사들에는 그런 질문을 하지 않는
예를 들어, J.K. 롤링이 쓴 해리포터라는 소설을 생각해보자. 이러한 소설이 아무리 돈을 잘 벌어들일 수 있다고 하더라도 미국이나 중국과 같은 강대국들에게는 전략적인 가치는 가져다 줄 수 없을 것이다. 이 때문에, 백악관이나 중국 정부는 이러한 책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것이고, 저작권을 침해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국가나 기업들이 전략적 가치가 있는 특허를 발견하게 된다면, 그들은 가장 먼저 그 기술을 손에 넣을 방법을 궁리하기 시작한다.구현재조환의 놀라운 점은, 환자가 어떤 종류의 암을 앓고 있든, 어떤 병에 걸려 있는지도 상관없이 심지어 온몸에 질병이 전이가 되어 장기 기능이 망가지고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암 말기 환자라 할지라도, 이 약을 먹기만 하면 즉각 눈에 띄는 호전을 보인다는 것이었다!그렇기 때문에 이 약을 단순히 돈벌이용으로 쓴다면, 전 세계에서 엄청난 돈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다.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암에 걸리기만 하면 자신의 전 재산을 다 털어서라도 구현제약에 갖다 바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약을 전략 자산으로 본다면, 단지 돈을 벌 수 있는 차원을 넘어, 다른 나라를 상대로 협상 카드로 쓸 수도 있고, 더 많은 양보를 이끌어낼 수 있는 협박 수단이 될 수도 있다.그래서 백악관이 처음 한 생각은 바로 이렇게 좋은 것은 반드시 손에 넣어야 한다는 것이었다.스미스는 시후의 불쾌한 표정을 보고는, 울먹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이 일은 이미 제 능력 밖입니다... 저는 어디까지나 FDA 책임자로서, 약물 승인과 감독만을 맡고 있지 군이나 CIA가 요원을 파견하는 것의 여부까지는 제가 관여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요...” 그러면서 스미스는 애절한 눈빛으로 시후를 바라보며 간청했다. “은 선생님, 저는 지금 단지 암에 걸린 제 아들의 아버지로서 부탁드리는 겁니다. 제발... 제 아들이 살 수 있도록 구현재조환을 조금만 더 팔아 주십시오...”시후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미안하지만, 당신에게
제임스 스미스는 시후를 보자 몹시 놀랐지만, 동시에 절망 속에서 생명의 끈을 붙잡은 사람처럼 기뻐하며 감격했다.시후는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물었다. “스미스 씨, 당신이 여기에 왜 있는 겁니까?”스미스는 무의식적으로 공손히 대답했다. “은 선생님, 저는 FDA에서 진행 중인 몇 가지 임상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그 프로젝트가 현재 페이셔스 그룹의 의료과학기술센터와 협력하고 있어서 오늘 일부 정기 업무 차 이곳을 방문했습니다...” 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스미스는 무릎을 꿇으며 바닥에 엎드렸고, 눈물을 멈추지 못한 채 말했다.“은 선생님... 지금까지 정말 당신을 간절하게 다시 뵙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기회가 없었어요. 한국에도 여러 번 찾아갔지만, 구현제약 쪽 사람들도, 저 뒤에 계신 이화룡 씨도 저를 은시후 씨와 연결해주지 않았거든요... 심지어 이화룡 씨는 몇 번이나 소개비를 받고도, 계속 차일피일 만남을 미루기만 하고 전혀 도와주지 않았습니다...”시후 뒤편에 서 있던 이화룡은 입꼬리를 올리며 비웃으며 말했다. “이 양키야, 네놈이 은 선생님을 만나고 싶어 한 건, 속셈이 뻔했잖아. 내가 모를 줄 아나? 네 놈들의 목적은 구현재조환을 사들여서 미국에 가져간 뒤 역설계 하려는 것이었잖아! 내가 분명히 말해두지만, 네놈들이 준 소개비? 난 한 푼도 안 돌려줄 거다! 할 수 있으면 고소해봐!”스미스는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라, 그제야 이화룡이 바로 시후의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래서 그는 허둥지둥 시후에게 해명하기 시작했다. “은 선생님... 저는 절대 구현재조환을 역설계 하려는 게 아닙니다. 저는 FDA 책임자로서, 진심으로 구현재조환을 미국 시장에 도입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그러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그리고... 제 아들의 병도 있지 않습니까. 예전에 겨우 상자를 얻었기는 했지만, 그마저도 백악관의 임원들에게 거의 다 빼앗기다시피 했습니다. 결국 정말 제 아들을 위해 쓸 수 있었던 구현재조환은 극히 소량이었어요. 그
“네 알겠습니다.” 시후가 말했다. “그럼 이따 뵙죠.”“네, 은 선생님. 이따 뵙겠습니다.”15분 후, 배유현이 탄 헬리콥터가 버킹엄 호텔 옥상에 착륙했다. 시후는 소이연, 안세진, 이화룡과 함께 헬기에 올랐다.30분 후, 헬리콥터는 뉴욕 교외의 외진 지역에 위치한 한 건물 상공에 도착했다. 이곳은 바로 페이셔스 그룹의 의료과학 기술센터였다. 이 건물은 반경 2km 내에 유일하게 존재하는 건물로, 25층 규모에 보안도 매우 철저했다.헬기에서 내리자, 배유현이 앞장서며 길을 안내했고, 걸어가며 시후에게 설명했다. “은 선생님, 이곳은 예전에 할아버지께서 자금을 투자해 만든 의료과학 기술센터입니다. 주요 목적은 고급 치료기술과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와 실험이에요. 현재는 암 분야에서 가장 선진적인 양성자 치료 시스템, 세포 면역요법 등을 포함한 치료 기술들이 모두 갖춰져 있으며, 전 세계에서도 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문득 뭔가 떠오른 듯 말했다. “아, 참! 은 선생님, 혹시 메이오 클리닉에 대해 들어 보신 적 있나요? 세계 최고의 암 전문 병원으로 불리는 곳이죠.”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들어봤죠. 메이오는 전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으니 모르는 사람이 드물 겁니다.”그러자 배유현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이곳의 암 진료팀의 구성원 중 60% 이상이 메이오에서 온 인재들이에요. 메이오의 최고 전문가들이 이곳에서 함께 근무하고 있고, 심지어 일부 최첨단 연구 분야에서는 우리가 메이오보다 앞서 있는 부분도 있어요. 왜냐하면 메이오는 수익성을 고려해야 하지만, 우리는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요.”이어 배유현은 이렇게 덧붙였다. “게다가 이곳에는 미국 내 최고의 장기 이식 센터, 최고의 암 진단 및 치료팀, 최정상 급의 심뇌혈관 및 노화방지 분야의 연구팀도 있어요. 그리고 우리의 냉동센터는 지하 5층에 위치하고 있는데, 최대 300년 동안 운영 가능한 구조로 설계되었죠. 할아버지께서는 생전에, 세상을 떠나면 곧장 이곳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