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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5화

말하지 않아도 이건 정말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고은지는 손에 들린 핑크색 우산을 어리둥절하게 바라보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항상 진지하기만 하던 나태현 대표가 직접 우산을 전해 주러 왔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았다.

그녀는 무거운 머리 때문에 더 생각하지 않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

희주는 거실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다가 고은지의 손에 들려있는 우산을 보고 순간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

“엄마가 찾아온 거야?”

희주는 고은지의 앞으로 달려와 기쁜 표정으로 그녀의 손에서 작은 핑크색 우산을 뺏어 들었다.

고은지는 희주가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고 순간 온몸이 긴장되고 호흡이 가빠졌다.

이 우산은 고은지도 아주 익숙했다.

조영수가 희주에게 사준 유일한 물건이었기 때문이다.

그때 조영수가 고은지를 도와 비 오는 날 희주를 데리러 갔을 때 집에 들렀다 가는 것이 귀찮아 아무거나 밖에서 산 우산이었다.

편의점에서 파는 싸구려 우산이었지만 희주는 이 순간 그 우산을 보물처럼 여겼다.

그렇다면 희주에게 아빠는 어떤 존재일까?

묻지 않았지만 고은지는 순간 마음속으로 깨달았다.

가슴이 답답한 느낌이 온몸으로 퍼져 극심한 고통이 느껴졌다.

“엄마 정말 대단해. 사랑해 엄마.”

희주는 마치 보물을 되찾은 듯이 고은지에게 사랑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모습에 고은지는 더욱 마음이 아팠다.

그녀는 조영수가 사준 우산을 희주가 이렇게 좋아할 줄은 몰랐다.

사실 고희주는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조영수가 자기의 아빠가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마음속으로는 믿고 싶지 않았던 걸까?

이렇게 수년 동안 아빠라고 불렀는데 어떻게 갑자기 아빠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까?

고희주는 자기에게 아빠가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을 것이다.

그날 밤 고은지는 졸리는 감기약을 먹었지만 여전히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녀의 머릿속에는 전부 우산을 들고 들어왔을 때 고희주의 반응이었다.

고은지는 다음 날 아침 9시까지 잠을 이루지 못하다가 고은영의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고은영은 이미 배준우와 함께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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