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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6화

모든 사람은 일을 처리하면서 각자의 신념이 있다. 특히 자신의 의지를 거의 갖지 않는 고은지는 더욱 그럴 것이다.

결국 그녀는 결정을 조금 늦게 했을 뿐이다.

그때 고은지가 이렇게 단호하게 결정을 내렸다면 조보은의 말을 듣고 조영수와 결혼하진 않았을 것이다.

고은영은 고은지가 지금 단호하게 결정한 일에 더 이상 뭐라고 하지 않고 그녀의 뜻에 따라주었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자신의 일에 대해 결정을 내리는 법을 배워야 한다.

“응 고마워.”

고은지는 고은영이 묻지 않자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고은영이 말했다.

“뭘 고마워하고 그래?”

‘굳이 나한테 이렇게 고마워할 필요가 있나?’

사실 고은지는 항상 고은영에게 고마움을 표시했고 잘해주려고 했다.

계속 그 남자에 대해 말하고 싶지 않았던 고은지는 화제를 돌렸다.

“아기는 잘 있어? 보러 가지 못해서 미안해. 너도 희주 상황 알지? 이해해 줘.”

고희주는 심리적으로 문제가 생겼기 때문에 고은지는 딸을 데리고 밖에 나갔다고 혹여나 무슨 일이 생길까 봐 굉장히 조심스러웠다.

다행히 고희주는 언제나 얌전했기에 밖에서 한 번도 사고를 친 적이 없었다.

고은영이 말했다.

“잘 있어. 아기 데리고 병원에 갈 때 내가 데리고 언니한테 갈게.”

“좋아.”

고은영이 아기를 데리고 온다는 소리에 고은지는 순간 마음속으로 달콤한 기분이 들었다.

가족이 별로 없는 고은영은 마음속으로 항상 정설호와 고은지를 가족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고은지도 조보은이 친자 검사를 확인한 이후 모든 것을 잃었다.

현재 고은지의 세계에도 오직 고희주와 고은영뿐이었다.

고은지도 당연히 두 사람에게 잘해주고 싶었다.

전화를 끊은 뒤 고은지는 어젯밤에 먹은 약기운이 남아 있는지 여전히 혼미한 상태였다. 열은 내려갔지만 몸은 계속 무겁게 느껴졌다.

특히 어제 버스 정류장에서 지나가던 차가 그녀의 등에 물을 뿌리고 지나갔을 때는 정말 차가웠다.

고은지는 난생처음으로 뼈를 에는 것 같은 한기를 느꼈다.

깨어난 지 고작 두 시간밖에 안 됐는데 쓰레기통에는 전부 코를 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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