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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6화

“며칠 뒤에 신혼여행을 가서 머리도 비우고, 환경도 바꿔보면 나아질 거예요.”

예나는 그의 품에 안겨 쓴웃음을 삼켰다.

아이를 향해 칼을 들었다면 얼마든지 현석을 다치게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었다.

‘나는 예전의 도예나가 아니야. 더 이상 현석 씨와 아이들과 함께해서는 안 돼.’

“현석 씨.”

예나가 현석을 밀어냈다.

그러나 현석은 예상이라도 한 듯 예나를 더 꽉 끌어안았다.

“예나 씨, 아무 말도 하지 마요. 내 품에서 한숨 푹 자고 일어나면 아무것도 아닌 게 될 거예요.”

“오후부터 지금까지 잠을 잤는데 또 잠에 들 수 있을 것 같아요?”

예나가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일단 날 놔줘요.”

“그럼 아래층으로 내려가서 밥이라도 먹을 래요? 내가 만든 음식 좋아하잖아요.”

현석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예나를 달랬다.

“그래요, 밥 먹으러 가요.”

현석은 예나의 실내화를 찾아 발에 신기고, 손을 잡고 아래층으로 향했다.

방을 나서자, 옆 방에서 세윤이 숨죽여 우는 소리가 들렸다.

잠결에 깨난 세윤이 마주한 건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엄마가 칼을 쥐고 있는 모습이었다. 하마터면 엄마 손에 죽을 뻔했다는 사실이 아이 평생의 트라우마가 될 수 있었다.

“예나 씨, 그냥 꿈을 꾼 거예요. 단지 꿈일 뿐이에요. 괜찮아요…….”

현석이 예나를 품에 안고 등을 가볍게 두드렸다. 현석의 목소리는 허스키하지만 다정했다.

예나는 현석을 꽉 끌어안았지만, 점점 무너져갔다.

장서영의 뺨을 때린 후에 현석은 예나한테 모든 게 다 괜찮을 거라고 했다.

주현무를 발로 걷어찬 후에도, 현석은 예나가 한 모든 게 옳은 거라고 달랬다.

‘정말 괜찮은 게 맞는 걸까? 앞으로도 괜찮은 걸까?’

한두 번의 요행으로 자신이 정상이라고 믿었던 예나였지만, 이번에는 자칫하다가 자기 아들을 죽일 뻔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어쩌다가 이렇게까지 된 거지…….’

“예나 씨가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아서 그런 꿈을 꾼 거예요.”

현석이 그녀의 어깨 위로 머리를 괴고 꽉 끌어안았다.

‘앞으로 세윤이 얼굴을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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